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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스퀘어]재난 현장에서 마주한 삶의 의지…집도 추억도 타버린 폐허 위,eos 3분 파워볼십시일반 복구 첫 삽

비가 내린 2025년 4월22일,산불 피해를 본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태마을 산에서 새 죽순이 숯덩이가 된 흙을 뚫고 나왔다.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산불은 푸르던 산과 추억이 깃든 집을 앗아가고,우리의 가슴까지 검게 그을리게 한다.그럼에도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은 결국 검게 타버린 흙 속에서 돋아나는 새싹과 묵묵히 우리 곁을 지켜주는 이웃들로부터 얻는다.

경남·북 지역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산불이 한 달을 넘기면서,본격적인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5년 4월23일 오후 경북 안동시 일직면 명진리에서 산불로 집을 잃은 주민을 위한 이동주택(아래쪽) 입주식이 열리고 있다.산 아래쪽에 불탄 집들이 보인다.무인기를 띄워 찍었다.

비가 촉촉이 대지를 적신 2025년 4월22일,아직도 타들어간 냄새가 가시지 않은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태마을에서는 중장비들이 집터를 정리하기 위한 철거작업을 시작했다.철거 현장의 요란한 소리는 고요한 마을의 적막을 깨트렸고,감나무잎은 무성하게 피었지만,그 주변은 여전히 산불의 상흔이 짙게 남아 있었다.경남도는 이날부터 산불로 피해를 본 총 89채의 건물을 철거하는데,이 작업을 5월까지 마칠 계획이다.주택 복구는 수요조사를 거쳐 6월 말까지 설계 및 인허가를 완료하고,7월부터 착공해 추석 전까지 모든 이재민이 새집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태어나 91년을 생활하신 김환년 어르신이 이동주택 들머리에 서 있다.김 어르신이 태어난 집은 없어지고,어머니와 함께했던 모든 추억 또한 사라졌다.

비가 그친 이튿날인 4월23일,경남도와 산청군이 함께 산불 피해 지역인 산청군 시천면 내공마을과 삼장면 일원 산불 피해 농가 등을 대상으로 농업기계 순회 수리와 농작업 대행 서비스를 제공했다.고장 난 경운기를 가지고 온 이동재(20)씨는 “산불이 났을 땐 너무 무서웠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는데,이렇게 먼 길을 와서 도움 주시는 분들을 보니 정말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4월22일 오후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태마을에서 산불 피해를 본 주택이 철거되고 있다.

또 다른 피해 지역인 경북 안동시 일직면 명진리에서도 이재민들을 위한 이동주택 입주식이 같은 날 열렸다.이 마을은 3월25일 경북 의성에서 넘어온 산불로 마을 대부분이 전소해 큰 피해를 봤다.갑작스러운 불길에 주민들은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 채 대피해야 했고,이후 한 달 이상 안동체육관과 모텔 등에서 불편한 생활을 이어왔다.이날 입주한 7가구 중 4가구는 홀몸 어르신들이고,나머지는 2명 가족으로 구성돼 있다.총 19가구 26명이 입주할 예정이다.이 이동주택은 3명 기준으로 1가구당 27㎡ 규모에 싱크대,토토 후라노옷장,바닥난방,에어컨 등이 갖춰져 있어 생활 불편을 최소화했다.

올해 91살인 김환년 어르신은 “내가 태어난 집이 눈앞에서 사라졌고,어머니와 함께했던 소중한 기억도 모두 불에 타버렸다”며 “아직도 부모님 묘소조차 찾아가지 못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4월23일 오전 경남 산청군 시천면 내공마을에서 경남도와 산청군이 함께 산불 피해 지역 농가 등을 대상으로 농기계를 수리해주고 있다.

2022년 강원 강릉·동해와 경북 울진 산불,2023년 경남 합천 산불 그리고 2025년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남긴 경남·북 산불까지 대형 산불이 반복되고 있다.산불은 단지 자연재해를 넘어,우리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재난임을 우리는 반복해서 마주하고 있다.이처럼 잦은 재해 속에서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일상의 평온함을 지키고 재해 이후의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근본적인 예방과 복구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4월23일 오후 경북 의성군 한 야산 정상에 산불로 나무들이 타 시꺼멓게 보인다.앞쪽으로 타지 않은 나무에서 새 가지들이 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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