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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켄트리지,대표작 '시빌'·'쇼스타코비치 10' GS아트센터서 공연

음악,연극,포커 킹스무용,드로잉 애니,영상 접목…"창작은 탐구하는 과정"

윌리엄 켄트리지가 7일 서울 GS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작품에 관해 설명하는 모습[GS아트센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윌리엄 켄트리지(70)는 어느 한 장르로 규정지을 수 없는 예술가다.

목탄 드로잉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그는 2015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미술작가로 개인전을 열었지만 이듬해에는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오페라 연출가로 오페라 '율리시즈의 귀환'을 선보였다.

이처럼 미술과 영상,문학,연극,음악 등 여러 예술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활동하는 전방위 예술가인 켄트리지가 두 편의 작품을 들고 한국을 다시 찾았다.

남아공의 인권 변호사 가정에서 태어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를 경험했던 그는 역사적 사건을 은유하거나 성찰하는 작업을 해왔다.이번에 서울 역삼동 GS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두 편의 작품도 고대 그리스의 예언자나 소련의 독재자들 등 역사의 이야기가 모티브가 됐다.

윌리엄 켄트리지[GS아트센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오는 9~10일 공연하는 '시빌'은 총 2부로 구성된 작품이다.라이브 음악과 연극,무용,문학,드로잉 애니메이션,영상,움직이는 조각까지 켄트리지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볼 수 있다.

1부 '그 순간은 흩어져 버렸다'는 켄트리지 특유의 그리고 지우는 목탄 드로잉 애니메이션과 그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장면을 교차해 보여주는 형식이다.남아공의 불법 채광 현실에 대한 이야기이자 창작 과정에 관한 작품이기도 하다.음악을 맡은 은란라 말랑구는 여기에 광산 노동자들이 관리자들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읊조린 데서 출발한 남아공 줄루족의 아카펠라 음악인 '이스카타미야'를 더했다.

'시빌' 공연 모습[GS아트센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체임버 오페라(소규모 오페라) 형식인 2부 '시빌을 기다리며'는 나뭇잎에 사람들에 대한 운명을 예언하는 내용을 적어 동굴 앞에 놓아두는 고대 그리스의 예언자 '시빌'의 이야기다.사람들은 나뭇잎을 잡으려 하지만 바람이 불어 잎들이 뒤섞이는 바람에 나뭇잎에 적힌 내용은 누구의 운명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켄트리지는 7일 GS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빌'은 "여러 작품이 함께 묶여 있는 일종의 단편 모음집"이라며 "동시에 1부와 2부에 같은 캐릭터가 등장하고 죽음에 대면한다는 주제도 공유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 이어 30일 공연되는 '쇼스타코비치 10: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었더라면'은 러시아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10번을 중심으로 영상과 음악을 결합한 작품이다.높이 40cm 정도의 미니어처 세트장을 배경으로 종이 가면과 종이 옷을 입은 퍼포머들이 등장하는 영상에,클래식계 흑인 지휘자로 두각을 나타낸 로더릭 콕스(36)의 지휘로 서울시향 연주가 더해진다.

'쇼스타코비치 10' 공연 사진[GS아트센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켄트리지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은 1953년 소련의 (이오시프) 스탈린이 죽기 몇 달 전에 초연된 작품"이라며 "음악이 만들어진 당시의 맥락을 이해하는 게 중요했다"고 했다.

그는 "작품 안에는 러시아 혁명을 이끈 레닌을 비롯해 스탈린,(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카지노 앱 무료 보너스 보증금 없음레온 트로츠키 등 다양한 당시의 인물이 등장한다"며 "일종의 종이 인형집 같은 세상에서 종이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은 의상 때문에 움직임이 제한되는데 이는 어색하고 막힌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여러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경계를 허무는 그는 "음악 작업이든,연극 작업이든,시각예술 작업이든 대답을 내놓기보다는 서로 다른 질문들에 대한 작업"이라며 "창작 과정은 정답을 주거나 지식을 전달하기보다는 탐구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윌리엄 켄트리지(왼쪽)와 음악을 담당한 작곡가 은란라 말랑구[GS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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