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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새 호가 4배 뛰었다
# 지하철 6호선 증산역 1번 출구에서 나와 10여분 걷다 보면 저층 주택과 노후 빌라가 밀집한 골목길이 등장한다.서울 은평구 응암3동 일대 다래마을이다.마치 시간이 멈춘 듯 오래된 공업사와 방앗간,문구점 등이 영업 중인 이곳 골목에는 최근 정비계획안 가결을 축하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라 매수 문의를 해오는 외지인은 많지 않다”면서도 “워낙 노후한 주택을 재개발한다는 소식에 주민 기대가 큰 상황”이라고 들려준다.
응암동 다래마을 일대가 최근 재개발 사업 밑그림을 확정했다.노후 저층 주택이 밀집했던 이곳은 앞으로 약 3000가구 규모 신흥 주거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지난 4월 23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응암동 700번지와 755번지 일대에 대한 재개발 정비계획 결정·경관심의(안)를 각각 수정 가결했다.정식 명칭은 각각 응암3동 재개발 연계형 도시재생활성화사업 A·B구역(이하 2곳을 다래마을로 통칭)이다.다래마을 두 구역은 각각 약 5만7200㎡,5만9400㎡로 총 11만6600㎡ 규모로 이곳에 아파트 총 2954가구(각각 1492가구,1462가구) 아파트를 비롯해 공영주차장,공원,복지시설 등 다양한 기반시설이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도시재생과 연계해 주변 환경 개선
정비계획 결정·경관심의를 통과한 다래마을은 앞으로 정비구역으로 정식 지정된 이후 조합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꾸리게 된다.이후 조합설립을 거쳐 사업시행계획인가,관리처분계획인가,이주·철거·착공 등의 절차를 밟는다.아직 구역 지정도 안 끝낸 극초기 단계지만 재개발을 열망하는 주민이 많아 사업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응암동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주민 간 큰 이견 없이 단합이 잘 이뤄지고 있다”며 “올해 안에 조합설립을 마치고,내년 중 시공사를 선정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원래 다래마을 사업지 두 곳은 2019년 4월 도시재생사업지로 지정되면서 재개발이 막혀 있었다.하지만 이미 주택가 노후도가 심각한 탓에 도시재생사업만으로는 주거 환경을 크게 개선하는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잇따랐고,아예 정비사업을 추진하자는 주민 요구가 늘어나면서 재개발 논의가 시작됐다.
다래마을 재개발 사업은 민간 정비사업(재개발)과 서울시의 공공 도시재생이 동시에 추진되는‘재개발 연계형 도시재생사업’첫 사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주거지는 주거지대로 완전히 허물고 재개발하는 동시에 사업지 인근 대림시장 골목상권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활성화한다는 것.열악한 대림시장 보행 환경을 정비하고 옥상 카페테리아를 비롯해 환기시설과 소방시설을 확충하는 식이다.즉,재개발 연계형 도시재생사업은 정비구역만 허물고 신축하는 것을 넘어 주변 환경까지 정비하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
경전철 개통 후 교통 여건 확 개선
응암동 다래마을은 재개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매물 호가가 꾸준히 올랐다.일대 중개 업계에 따르면 응암3동 빌라는 대지지분을 기준으로 3.3㎡(1평)당 6000만원에 육박한다.대지지분 40㎡(약 12평)짜리 빌라 호가가 6억원 후반대에 형성돼 있다.이 지역 빌라 전세 시세가 4억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매물을 확보하는 데 2억~3억원가량이 초기 투자금으로 필요한 셈이다.
응암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재개발 논의가 본격화하기 전인 2021년만 해도 대지지분 기준 3.3㎡당 1200만원대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호가가 약 4~5배 올랐다”며 “다만 아직은 사업 극초기 단계라 이따금씩 매수 문의만 있고 문의한 손님도 재개발 사업이 더 진전되기까지 관망하려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아직 사업성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지만 다래마을이 재개발을 마치고 입주할 즈음 시세는 인근‘백련산현대힐스테이트3차(2011년 입주·967가구)’시세를 가름자로 예상해볼 수 있다.이 아파트 전용 84㎡는 올 3월 8억2800만원(13층)에 실거래됐다.
사업이 순조롭게 본궤도에 오른다면 다래마을 재개발은 나름의 투자 매력이 있다.
우선 교통 여건이 나쁘지 않다.다래마을은 지하철 6호선 새절역과 증산역이 도보 1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초역세권로 보기는 어렵지만 주택 시세를 고려했을 때 나름‘가성비’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아직 대중교통 불모지 이미지가 남아 있지만 이 역시 앞으로 개선될 전망이다.2028년 개통을 목표로 경전철 서부선 사업이 추진 중이기 때문.서부선은 은평구 새절역에서 여의도를 거쳐 관악구 서울대입구역까지 총 15.6㎞를 연결하는 경전철 노선으로 서울 서북·서남권의 숙원 사업이다.서울 서부 지역 남북을 관통하면서 동시에 주요 업무지구를 거쳐‘알짜 노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서울대와 연세대 등 주요 명문대학은 물론 전통의 학원가인 노량진 등을 통과해 소위‘명문에듀선’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경전철이지만 인구 밀집 지역을 통과해 인근 지역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총 16개 정거장 가운데 충암초역(가칭)이 다래마을이 있는 응암3동을 지난다.이곳에서 서부선을 타면 신촌역과 여의도역을 각각 10분대,20분대에 이동할 수 있게 돼 다래마을 대중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된다.
지금은 노후 주택가지만 재개발을 마친 뒤 주거 환경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다래마을) 서쪽으로는 불광천,동쪽으로는 백련산과 백련산근린공원이 멀지 않아 재개발만 성사되면 얼마든지 분양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응암동 다래마을은 아직 정비구역 지정도 되지 않은,앞으로 조합설립부터 수많은 절차를 남겨둔 재개발 극초기 단계다.향후 서울시와 주민 간 협의에 따라 사업이 순항할 수도,무료 카지노 슬롯 보여줘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투자금이 장기간 묶일 각오를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재개발은 빨라도 사업에 10년 이상 소요되는데 응암동처럼 민간 개발이 활발하지 않았던 지역은 특히 사업성이 불투명한 경우가 많다”며 “단기 차익 기대만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사업 진행 추이를 지켜보며 투자 판단을 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응암동은 신축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지역인 만큼 재개발이 순조롭게만 진행된다면 거주 수요 자체는 충분할 것”이라면서도 “재개발을 빠르게 추진해 사업비를 최소화하는 것이 사업 성패를 가르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동현 기자 ]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9호 (2025.05.14~2025.05.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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