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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텍사스유 등 한달새 10달러↓
트럼프 압박에 산유국 증산도 영향
“중동 찾아 무기 주며 더 회유할 듯”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선까지 내려왔다.한달여 전보다 배럴당 10달러 남짓 하락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포문을 연 관세전쟁에 따라 세계 경제가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원유 수요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주요 산유국이 느닷없이 증산 결정을 내린 게 국제 유가 하락에 불을 붙였다.미국과 산유국 간의 수지 타산이 맞아들어가며 국제 유가가 추세적 하락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에 견줘 1.16달러(1.99%) 낮은 배럴당 57.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2021년 2월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장 초반 5% 넘게 빠지기도 했다.지난달 30일 배럴당 60달러선이 붕괴된 이후 4거래일 연속 60달러선 회복에 실패하는 모양새다.브렌트유 7월 인도분 가격도 전장 대비 1.06달러(1.73%) 하락했고,국내에 주로 도입되는 유종인 두바이유도 전장보다 2.44달러(3.94%) 떨어진 배럴당 59.5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국제 유가의 하락세는 오펙플러스 등 주요 산유국이 내린 증산 결정 영향이 크다.지난 3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는 성명을 내어 오펙플러스 8개국이 원유 생산량을 6월에도 하루 41만1000배럴 증산한다고 밝힌 바 있다.5월부터 같은 규모의 증산을 하기로 한 지난달 결정을 한달 더 유지한다는 취지다.오펙플러스 8개국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에다 러시아 등이 포함돼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산유국의 증산 결정 이전에도 국제 유가가 추세적 하락세를 보였다는 데 주목한다.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전쟁을 개시하면서 세계 경제 성장의 엔진이 꺼지고 그에 따라 원유 수요가 줄어들면서 원유 가격 하락세도 강해졌다는 뜻이다.실제 지난 3월 말까지만 해도 서부텍사스산원유는 배럴당 70달러를 웃돌았다.70달러선이 붕괴된 것도 미 정부가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내놓은 지난달 2일이었다.
황병진 엔에이치(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현재 국제 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시킨 관세전쟁이 촉발한 경기 침체 가능성에 따른 석유 수요 위축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라고 짚었다.이런 배경 속에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속속 올해 국제 유가 전망값을 내리고 있다.한 예로,바카라 치트표영국 투자은행인 바클리는 지난 4일 낸 보고서에서 올해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배럴당 66달러로 내려 잡았다.불과 약 일주일 전(4월28일) 전망보다 배럴당 4달러 낮춘 것이다.
석유업계에선 석유 수요 감소 전망이 짙어지는 가운데서도 산유국이 증산 결정을 내린 배경을 놓고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그중 하나가 오는 13~16일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방문에 주목하는 시각이다.그간 산유국에 증산을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게 산유국이 움직인 게 아니냐는 것이다.관세전쟁에 따라 미국 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에 부담을 느껴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유가 하락은 반가운 소식이다.
김광래 삼성선물 수석연구원은 “오펙플러스에 꾸준하게 증산을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무기 패키지 등 선물을 싸 들고 사우디를 이달 중 방문할 예정인 만큼 산유국들의 6월 증산 속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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