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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폐지' 시사…제도 개선 신호탄?
1거래소-1은행 원칙,법 근거 없이 관행화
금융당국도 '현 시점 유지 타당성' 검토 중6월 조기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에 이어 더불어민주당까지 '1거래소-1은행' 원칙 폐지에 무게를 실으면서 은행권도 제도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비대면 계좌 유치와 수수료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하면서 원칙 개선이 현실화할지 여부를 조심스럽게 관망하는 분위기다.금융당국도 정치권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관련 제도의 개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난 1월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더불어민주당-은행권 현장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2025.1.20 사진공동취재단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가상자산 공약으로 1거래소-1은행 원칙 해소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구체적으로 △복수 거래소-복수은행 허용 △거래소의 수수료 상한제 도입 △거래소 수수료 비교 플랫폼 구축 등을 대선 공약으로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의힘은 가상자산 관련 공약을 당 차원에서 공식화했다.지난달 28일 발표한 '디지털 가상자산 7대 공약'에는 1거래소-1은행 원칙 폐지를 비롯해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블록 체인 거래토큰증권(STO) 발행 법제화 등이 포함됐다.
거래소마다 한 은행만…1거래소-1은행이란?
여야 모두 폐지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는 1거래소-1은행 원칙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특정 은행 한 곳만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맺도록 한 것이다.법적 근거는 없지만 자금세탁 방지를 이유로 금융당국의 암묵적 요구에 따라 유지돼 왔다.이에 따라 국내 5대 코인 거래소인 업비트는 케이뱅크,온라인 슬롯 시스템빗썸은 KB국민은행,코인원은 카카오뱅크,코빗은 신한은행,고팍스는 전북은행과 1곳씩과만 제휴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환경이 달라진 만큼 이 원칙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지난달 국민의힘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은행장들이 만난 자리에서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현재의 1거래소-1은행 체제는 시스템 안정성에 리스크가 있고 소비자 선택권도 제한하며 법인 고객에 제약이 생기는 등 이슈가 있다"면서 "1거래소-다자은행 체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게 대표적이다.▷관련기사 : 정진완 우리은행장 '가상자산,1거래소-다자은행' 카드 꺼낸 이유(4월11일)
은행권이 가상자산 거래소 제휴를 희망하는 건 새로운 수익 모델로 급부상 하고 있기 때문이다.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코인 거래소의 총 예치금은 지난해 1월 5조2154억원에서 올해 1월 10조6561억원으로 급증했다.예치금은 이자를 거의 주지 않아도 되는 대표적인 저원가성 예금이다.은행 입장에선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수익 원천으로 꼽힌다. 2024·2025년 4대 시중은행 이자이익 및 비이자이익 추이/그래픽=비즈워치이에 더해 올해 1분기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합산 비이자이익은 1조1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억원(-1.6%) 감소했다.1년 새 KB국민은행이 10.1%,우리은행은 4.5% 줄었고 하나은행은 제자리걸음 했다.신한은행만 10.8% 성장했다.같은 기간 합산 이자이익이 9.9% 증가한 8조6807억원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관련기사 : 4대 은행,이자장사 잘했지만 수수료 장사는 뒷걸음질 …돌파구는?(4월30일) 
특히 케이뱅크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펌뱅킹(기업 인터넷뱅킹) 수수료 수익 198억원 가운데 179억원은 업비트와의 실명계좌 제휴에서 발생한 수익이었다.이는 전체 비이자이익의 약 30%에 해당한다.더불어 올해 1분기 기준 케이뱅크의 전체 수신액 가운데 약 20%는 업비트 예치금으로 알려졌다.이런 이유로 제휴처가 없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오는 10월 케이뱅크와의 계약이 종료되는 업비트를 잡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실 맞지 않아" 은행권도 문제 제기
금융권도 원칙 폐지 필요성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1거래소-1은행 원칙은 현재의 경쟁 환경과 맞지 않는 규제이며 거래소에만 이런 제약을 두는 건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과거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도입된 조치였지만 지금은 가상자산 이동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트레블 룰 등 모니터링 체계가 마련된 만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가상자산 시장 정보가 보다 투명하고 정확하게 공개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주식시장처럼 제도화를 강화하는 한편,거래소와 은행 간 연결도 보다 개방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지금처럼 1거래소가 1은행만 선택할 수 있는 구조는 정보 비대칭과 독점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사진=금융위원회정치권이 공약을 통해 폐지 가능성을 언급하고 은행권에서도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자 금융당국도 관련 논의 흐름을 살피고 있다.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1거래소-1은행 원칙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이 원칙이 현 시점에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냐는 문제 제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 원칙이 자금세탁 위험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만큼 은행과 가상자산 사업자(거래소)가 관련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도 함께 점검하고,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제도 개선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