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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선출 후 첫 주일 기도 집전 “더 이상의 전쟁 시작되면 안 돼”

교황 레오 14세가 10일 이탈리아 로마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의 전임 교황 프란치스코의 무덤을 참배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새 교황 레오 14세가 즉위 후 첫 공개 일정을 통해 세계 평화를 기원하고,총판 처벌 슬롯보증앞으로 펼쳐갈 사목(司牧) 원칙들을 밝혔다.교황의 역할은‘겸손한 봉사자’라며 사회적 약자를 최우선해 온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범을 따르겠다고 했다.또 레오 13세(1878~1903년 재위)가 19세기 말 산업혁명의 심화 속에 폭발한 사회 모순 해소에 뛰어들었듯,자신도 인공지능(AI) 혁명의 도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교회가 세속주의와 기술·금전 만능주의로 흔들리는 현대사회에‘희망의 등불’이 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레오 14세는 11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첫 번째 주일 삼종기도를 집전했다.그는 “80년 전 이맘때 2차 세계 대전이 끝났다”며 “더 이상의 전쟁은 안 된다”고 했다.그는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등 현재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쟁을‘3차 세계 대전’에 비유하며 “우크라이나에는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가 찾아오고,가자지구에는 휴전과 이스라엘 인질 석방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그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휴전을 환영한다”고도 했다.

그는 10일 바티칸 시노드홀에서 열린 추기경단 대상 첫 연설에선 “교황은 오직 하느님과 형제들을 섬기는 겸손한 종”이라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다.그는 “많은 전임자들,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약자를 위한) 봉사에 헌신하고 절제하는 삶의 방식을 통해 이런 자세를 잘 보여줬다.그가 남긴 소중한 유산을 이어받아 여정을 계속해 가겠다”고 했다.전임 교황 프란치스코의 교회 개혁 작업을 계승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레오 13세의 유훈을 잇겠다는 의지로 즉위명‘레오 14세’를 선택했다고 밝혔다.레오 13세는 130여 년 전 비참한 삶을 살던 도시 노동자의 권리 보호에 앞장서면서 사회주의·공산주의엔 결연히 반대한 교황이다.그는 “오늘날 교회와 인류 사회는 AI의 급격한 발전이라는 새로운 산업혁명에 직면하고 있다.레오 13세의 가르침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정의,노동의 가치 등 (AI가 제기할 수 있는) 도전에 지혜롭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레오 13세는 1891년 발표한 회칙(回勅)‘레룸 노바룸(새로운 사태)’에서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며,헬로우 블랙잭 마나토끼인간적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선언했다.당시 확산하던 사회주의·공산주의 사상에 대해선 “사유 재산을 부정하고 계급 투쟁을 조장한다”고 비판하며 “사회 문제는 (투쟁이 아닌) 기독교 윤리의 회복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국가는 자본과 노동의 조화를 돕고 부당한 착취를 막아야 한다” “사회주의 조직이 아닌 노동조합은 지지 가능하다”고도 밝혔다.

레오 14세는 앞서 지난 9일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추기경단과 함께한 첫 미사에선 “교회가 이 세상의 어두운 밤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그는 현대사회에 대해 “무신론이 팽배하고 기술·돈·권력만 추구하는 세상”이라며 “(이로 인해) 삶의 의미와 자비가 상실되고 인간의 존엄성과 가정이 파괴되고 있다”고 했다.그러면서 “우리는 이런 세상에 나아가 끊임없이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파해야 한다”고 말했다.신앙의 회복을 통해 세상의 문제를 치유하자는 의미다.

레오 14세는 10일 첫 외부 공식 일정으로 로마 외곽 소도시 제나차노의‘착한 의견(意見)의 성모’성화가 있는 성지를 찾아 기도했다.교황이 속한 성(聖) 아우구스띠노 수도회가 지난 800여 년간 관리해 온 유서 깊은 장소다.그는 이어서 로마 시내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성모 대성전)을 찾아 지난달 26일 이곳에 안치된 프란치스코 전 교황의 묘에 흰 장미 한 송이를 놓고 기도했다.새 교황이 나타나자 신자 수천 명이 몰려와 박수와 환호로 그를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