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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까지 하루 96만 배럴 증산 결정,국제유가 57달러까지 하락
정제마진 한달전보다 70% 올랐지만 "증산에 수익성 악화 우려"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석유수출기구 플러스(OPEC+)가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하루 100만 배럴 규모의 증산에 나서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최근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이 점차 개선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희망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공급 물량만 늘어 수익성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달 4일 배럴당 61.99달러로 급락한 이후 이달 6일까지 한 달간 57~64달러 사이에 머물고 있다.
지난 3월 말 71달러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20%가 빠진 것이다.57달러는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는 최근 OPEC+가 6월 하루 41만 1000배럴을 추가 증산하기로 결정한 여파다.지난 4월 13만 8000배럴을 시작으로 5월과 6월에 각각 41만 1000배럴을 증산하며 하루 96만 배럴에 달하는 증산을 단행했다.
정유업계는 유가 하락과 수요 약세 예상에도 증산에 나선 것을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OPEC+는 지난해 하루 22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단행했는데 내달에는 이 중 44%가 복구된다.
로이터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동맹국과 업계에 추가 감산을 통한 시장 방어에 더는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보도했다.이런 결정은 평소 에너지 비용 인하를 외쳐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성수기를 앞둔 국내 정유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통상적으로 정유업계의 성수기는 여행 철 드라이빙 시즌으로 휘발유 수요가 느는 2~3분기다.전 세계 휘발유의 4분의 1을 소비하는 미국의 수요가 늘어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패턴이 일반적이다.주요 수요처인 항공업계의 수요도 늘어난다.
경기가 좋았다면 유가가 떨어지는 만큼 정유사들의 원유 도입 비용과 설비 운전 비용은 낮아지고 석유제품 수요는 늘어 호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지금 상황에서는 악재에 가깝다.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증산으로 인한 국제유가 하락은 공급 물량 증대에 따른 수요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도 국제유가가 떨어지면 정유사들의 재고 손실로 실적이 악화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제마진이 꾸준히 상승 중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금융업계에 따르면 5월 6일 기준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6.58달러로 4월 7일 1.85달러보다 71.8% 상승했다.정유업계의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수준이다.
이 때문에 실적 반등을 기대했던 정유업계가 오히려 실적 부진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HD현대오일뱅크는 1분기 영업이익이 3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8% 감소했다.S-OIL(010950) 정유사업 부문은 영업손실 568억 원으로 적자전환했고,룰렛 스펠링SK이노베이션(096770) 석유 사업의 영업이익도 363억 원으로 93.9% 줄었다.오는 9일 실적발표를 앞둔 GS칼텍스도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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