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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부산 수영구에 문 열어
지하 3개 층 튼 보이드 구조‘독특’
2개 층 전시실·큐레이션 서점 갖춰
“판매보다 문화 경험 제공하고파”
베를린 장벽 화가 짐 아비뇽 전시 중
건축가에게는 건물을 짓는 것뿐 아니라,공간을 채우지 않고 비우는 것도 하나의 디자인이라고 한다.일명,보이드(void) 공간이 탄생한 배경이다.부산 수영구 광안리 해변에서 도로 쪽으로 한 블록 안으로 들어와서 만나는 첫 번째 골목 모퉁이에 있던 작은 호텔을 헐고,그 자리에 세운 주상복합건물 지하 3개층을 과감하게 튼 복합문화공간이 있다.포디움다이브(PODIUM DIVE)이다.“한 층 한 층 내려갈수록 깊어지는 취향의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지난해 2월 준공한 데 이어 8월에 정식 개관했으니 채 1년이 되지 않았다.
“건축 허가를 받는 데만 꼬박 1년이 걸렸습니다.일대가 다 먹고 마시는 동네다 보니 주무관청에서‘복합문화공간이라고 해 놓고 나중에 술집 할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 거죠.결국 허가가 떨어졌고,공사 기간은 34개월이 걸렸습니다.심지어 지하 3개 층을 위해 1층 상가는 통 크게 비웠습니다.판매가 이뤄지는 공간이지만,문화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포디움다이브를 운영하는 최용석 대표의 설명이다.흔히 보던 지상 1층에 번쩍번쩍 돌아가는 네온사인 간판이나 상가가 전혀 없는 데다 노출콘크리트를 써서 휑뎅그렁한 느낌도 없지 않지만,포부가 컸다.“매력적인 도시는 골목길이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그런데 솔직히 여기는 먹고 마시는 데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작지만 의미 있는 출발을 해 보고 싶어서 설득한 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습니다.처음엔 그들도‘광안리에 서점을?갤러리를’하면서 의문 부호를 붙였으니까요.”
포디움다이브로 들어서는 입구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지나치기 쉬운 지하 공간으로 다이브(dive) 할 수 있도록 만든 스크린이다.화면에서는 실제 해변을 떠올리게 하는 파도가 생동감 있게 몰아친다.계단을 통해 지하로 내려가자,다이브 라운지가 있다.거기서는 지하 1층부터 지하 3층까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약 1200평 규모 포디움다이브 지하 3개 층이 한눈에 들어오는 보이드 구조이다.이들을 연결하는 것은 계단이다.이때의 계단은 이동 수단에만 그치지 않고,오르락내리락할 때마다 달라지는 눈높이에 따라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든다.
“사실은 디벨로퍼로 일하면서 은퇴 후 삶을 생각하다가 시작하게 됐습니다.원래 문화를 잘 알았던 건 아니고,책을 좋아해서 은퇴 후에 독립 서점은 하나쯤 해도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일이 커질 줄은 몰랐죠.보이드 공간은,트는 순간 용도가 정해져 되파는 건 포기해야 하니까 어떻게든 여길 잘 살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공간은 지하 1층 카페,지하 2층과 1층 일부가 갤러리,지하 3층 서점·라이프스타일 숍(아크앤북)으로 구성돼 있다.공간은 이미 훌륭하다.그 안에 무엇을 채울지가 숙제이다.개관 전시는 지난해 신(新) 라이프치히 화파의 선두 주자이자 뉴욕 MOMA에도 작품이 소장된 독일의 현대미술 작가 크리스토프 루크헤베를 초청해‘독일 현대미술 거장’으로 열었다.5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갔다.현재는 두 번째 기획전‘짐 아비뇽 : 21세기 스마일’이 한창이다.
지난달 17일 개막해 오는 8월 말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지난달 29일 부산을 찾은 짐 아비뇽 작가를 만났다.그는 포디움다이브 건물 외벽 기둥에 벽화 작업을 한 뒤 지난 3일‘라이브 페인팅’피날레 행사까지 진행한 뒤 독일로 돌아갔다.한국에서 벽화 작업은 처음이었다.다른 아시아 도시로는 방콕과 싱가포르에서 진행한 적이 있다고 했다.
짐은 무너진 베를린 장벽에 사랑과 평화를 그려 넣었던 작가이다.갑작스러웠던 통일 이후,혼란한 독일의 시대 상황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담았던 당시 작품은 지금도 베를린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East Side Gallery)에서 만날 수 있다.작가를 만난 김에 1990년 당시 벽화 작업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했다.
“그때 제 나이가 스물다섯이었는데,스포츠 토토 api 제로통일이 된 후 동베를린으로 가서 1년간 살고 있을 때였어요.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페인터를 찾고 있다길래 참여했지요.처음엔 10m만 그리려고 했는데 25m로 늘어났어요.25% 정도가 서베를린 화가였지만,토토 픽공유유명한 작가는 한 명도 없었고요.벽화였지만 스프레이가 아니라 붓으로 그렸어요.한때 불특정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해 비판이 일기도 했지만,지금은 운영진이 바뀌어서 훨씬 나아졌습니다.”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짐은 캔버스가 아닌 종이에 그림을 그린다.종이와 붓이 있는 장소는 그곳이 어디든 작업실이 된다고 했다.사실,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이 작가는 거리에서 그림을 그리며 사회 풍자적인 메시지를 주로 담아 왔다.벽화 작업과 갤러리 전시 두 가지 모두를 좋아하지만,벽화는 특히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예술”이어서 선호한다.포디움다이브 전시는 갤러리 안으로 들어왔으니 아이러니하다.전시는 유료 입장이다.
포디움다이브의 또 다른 매력은 지하 3층에 위치한 큐레이션 서점‘아크앤북’이다.단순히 책을 판매하기보다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취지처럼 디자인,배팅 먹튀예술,철학,매거진 등 다양한 아크앤북을 찾아볼 수 있다.아크앤북에 제공한 책장을 만들 때 들인 공을 설명하는 최 대표의 말이 재밌다.
“책 좋아하는 분들은 아시겠지만,서점 매대 위에‘누워 있는’책은 대부분 베스트셀러잖아요.그런데 책이 서가에 꽂히는 순간 생명력이 20~30%로 뚝 떨어져요.그 책을 찾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 거고요.그래서 제가 생각한 게,놓치기 아까운 책,살리고 싶은 책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자 싶어서 벽 쪽으로 약 40m나 되는 두 줄 철제 책장을 짰어요.” 그렇게 서점에 들어간 철제 가구 비용만 해도 5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제 포디움다이브는 미니 콘서트,북토크 등 새로운 콘텐츠도 신경 쓰고 있다.“조용한 파도 위에 감성 아티스트 목소리가 덧입혀지면 음악을 통해 기억되는 특별한 장소가 될 것 같아서‘밤의 서랍’이라는 공연을 검토 중입니다.책과 파도 사이,당신의 이야기를 여는‘바다 옆 책 이야기’도 고민 중이고요.결국,반복되는 큐레이션은‘장소’를‘브랜드’로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테니까요.공간 브랜딩 작업이 최우선 과제입니다.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기대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