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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스쿨존 속도 제한 완화' 운명은

김승수 의원,룰렛 라이브러리도로교통법 개정안 대표 발의
“어린이 통행량 없는 새벽,제한 속도 일률 적용 불합리”
헌재,4월부터 전원재판부서 위헌 여부 판단 중

심야시간대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속도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어린이 통행량이 없는 시간대에도 제한 속도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과도한 규제라는 취지다.최근 헌법재판소가 현행법의 위헌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가운데 법 개정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보행자의 통행량과 사고 위험성 등을 고려해 자동차 통행속도를 달리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11일 밝혔다.
 

어린이 보호구역에 설치된 과속 단속 카메라.뉴시스 현행법상 시장 등은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일정 구간을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자동차 등과 노면전차의 통행속도를 시속 30㎞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일률적으로 속도를 규제하며,오전 8시~오후 8시 사이에 속도 제한 위반행위 등이 적발된 경우 일반도로보다 높은 금액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통행량과 사고 위험성,도로의 사정 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통행속도 제한은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22년 여론조사업체 리얼리서치코리아가 성인 44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스쿨존 속도 제한 규정 완화 추진’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0%가 완화에 찬성했다. 도로교통공단이 같은 해 7월부터 시간제 속도 제한을 시범운영 중인 초교 4곳의 교사·학부모 400명에게 설문한 결과에서도 300명(75%)이‘획일적 속도 제한은 비효율적’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전국에 지정된 어린이 보호구역은 1만6382개소다.지난해 어린이 보호구역 내 시간대별 교통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교통사고 1461건 중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발생한 사고 비율이 89%(1307건)였다. 특히 어린이 보행자 교통사고는 전체 360건 중 358건(99%)이 이 시간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 인근 스쿨존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일본 등 교통선진국들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어린이 보호구역 제한 속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의 경우 대부분의 스쿨존 내 최대 속도는 시속 20마일(약 32㎞/h)로 제한되며,속도 제한은 일반적으로 학교가 운영되는 시간대(수업일 오전 7시∼오후 6시) 적용된다. 일본은‘스쿨존 시간제 교통규제’를 운영하고 있으며,등하교 시간대(일반적으로 오전 7~8시,오후 2~4시)에만 차량 통행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는 시간제 규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의원은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스쿨존 속도 제한은 필요하지만,어린이 통행량이 없는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대에도 제한 속도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과도한 규제”라며 “법안이 통과되면 시간대와 도로 사정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 후에 상황에 맞는 탄력적인 속도 제한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2대 국회에서 이 같은 취지의 법안이 처음 발의된 것은 아니다. 
 
앞서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은 지난해 10월 어린이의 통행량과 도로의 사정 등을 고려해 평일 야간·새벽,토·일요일,공휴일·대체공휴일 및 방학 기간에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자동차 등과 노면전차의 통행속도 제한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도 지난 3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통행량과 도로의 사정 등을 고려해 오전 0∼5시엔 통행속도를 50㎞ 이내로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현재 이 법안들은 별다른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계류 중이다.
 
한편 헌재에서는 현행법의 위헌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헌재는 지난달 22일 도로교통법 12조 1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재판관 9인이 심리하는 전원재판부에 회부해 들여다보고 있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채다은 법무법인 한중 변호사는 아이들의 통학이 없는 심야에도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예외 없이 속도를 제한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는 헌법상 행동자유권,사생활의 자유 등을 지나치게 침해해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채 변호사는 지난 1월17일 오전 4시41분 시속 48㎞로 어린이보호구역을 지나갔다는 이유로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그는 처분에 이의를 제기하며 즉결심판을 청구했고,담당 판사에게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가 기각되자 헌재에 헌법소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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