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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적 절차' 의회 투표서 과반 미달
"초유 사태".대통령 예방·취임식 취소
정치적 불안정 가중.유럽까지 '흔들' '독일 차기 총리'로 여겨져 온 프리드리히 메르츠(가운데) 독일 기독민주당 대표가 6일 총리 선출을 위한 연방하원 투표가 부결된 후 독일 베를린 연방의회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베를린=로이터 연합뉴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6일(현지시간) 총리 선출을 위한 의회 투표에서 낙마했다.총리 후보 의회 투표가 부결된 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독일에서 '의회 투표'는 연립정부 구성(전체 의석 과반) 합의시 자동으로 통과되는 '의례적 절차'로 여겨져 왔다.독일이 정치적 소용돌이에 휩싸이면 독일뿐만 아니라 독일에 대한 의존도가 큰 유럽연합(EU) 안정성도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6일 독일 디벨트,투기장 도박타게스슈피겔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연방하원에서 실시된 총리 신임 투표에서 메르츠 대표는 전체 630표 중 310표를 받았다.총리 취임을 위해서는 과반인 316표를 확보해야 했지만 6표가 모자랐다.연정에 합의한 CDU·CSU 연합과 SPD의 의석수가 총 328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18표의 이탈표가 발생했다는 뜻이다.반대표는 307표였고,기권 3표,무효 1표가 나왔다.9명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CDU와 기독사회당(CSU) 연합은 지난 2월 총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사회민주당(SPD)과 함께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뒤 메르츠 대표를 총리로 하는 내각 구성에 최근 합의했다.
총리 선출을 위해선 의회 투표가 필수적이다.독일 헌법인 기본법 제63조는 '총리는 대통령 제청에 따라 의회에서 토론 없이 선출된다.의원 과반수의 표를 얻은 자가 당선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의회 투표는 집권당 또는 연정이 사전에 이룬 합의를 확인하는 형식적 절차로 여겨져 왔다.1945년 이후 현재까지 9명의 총리 모두 1차 투표를 통과했다.
이에 메르츠 대표가 총리직에 오르는 것 또한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이날 취임식이 예정돼 있었고,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연방대통령도 메르츠 대표의 총리 당선 이후 그를 맞이하고자 대통령궁에서 대기하고 있었다.메르츠 대표 부인인 샤를로트 메르츠가 개표에 앞서 활짝 웃으며 사진 촬영을 하는 장면도 독일 언론에 보도됐다.
CDU·CSU 연합,2인 보드게임 순위SPD는 긴급 회의에 돌입했다.SPD 인사들은 이탈표가 자당에서 발생한 것을 부인하려는 듯 "터무니 없다"(올라프 숄츠 총리),"다른 징후(반대)는 없다"(라르스 클링바일 의원) 등 발언을 저마다 내놨다.마르쿠스 죄더 CSU 대표는 "지금은 논쟁하거나 책임을 전가하기에 잘못된 때이니 현명하고 침착한 자세를 유지하자"고 말했다.메르츠 대표는 총리 신임 투표가 부결된 후 즉각 의회를 떠났다.
독일은 큰 충격에 빠졌다.독일 언론 타게스슈피겔은 "CDU·CSU와 SPD 소속 의원들이 메르츠 대표에게 반대표를 던진 것은 책임감이 충격적 수준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이 가장 심각한 위기에 처한 이 시기에 이런 태도를 취하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평가했다."메르츠 대표가 속았다"(슈피겔)같은 제목의 기사도 나왔다.
향후 일정은 유동적이다.관련법상 총리 선출을 위한 1차 투표가 부결되면 14일 이내 2차 투표가 이뤄져야 한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CDU·CSU 및 SPD는 2차 투표에도 메르츠 대표를 내세운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