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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의 고정가격 제시 배경엔 韓정부 지원 있다며 "경쟁 왜곡" 주장
공사 제시 조건도 '비현실적'이라 지적…체코정부는 이미 두차례 기각
(세종=뉴스1) 이정현 나혜윤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주축으로 한 팀코리아의 26조 원 규모 체코 원전 수주 계약이 서명식을 불과 하루 앞두고,경쟁사 프랑스전력공사(EDF)의 이의제기를 체코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일시 중단됐다.
EDF는 체코정부가 입찰 조건을 지키지 않은 한수원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계약 취소를 주장하고 있다.한수원이 입찰 과정에서 발주처인 체코전력공사 자회사에 제시한 조건들이 실현 불가능한 조건이며,입찰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체코 반독점당국(UOHS)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EDF의 이 같은 이의제기를 기각하고,최종사업자로 '팀코리아'를 낙점한 상태다.우리 정부는 향후 진행될 본안 소송에서도 체코법원의 판결이 체코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최종 계약 체결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 등에 따르면 체코 브르노 지방법원은 6일(현지시각) 원전 입찰 경쟁에서 탈락한 EDF가 한수원과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CEZ) 자회사 간 최종 수주 계약 서명을 본안 소송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중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EDF는 입찰 과정에서의 불투명성을 줄곧 트집 잡아 왔다.한국 정부가 한수원에 보조금을 지급해 경쟁을 왜곡했다거나,한수원이 제시한 조건들이 비현실적임에도 발주처인 CEZ의 자회사가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계약의 적절성 문제를 문제 삼고 있다.
EDF가 내민 근거들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다만 프랑스 현지 언론 등의 보도를 보면 '한수원이 기가와트(GW)당 2000억 코루나(약 11조 원)의 고정 가격을 제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 정부의 지원이 있다'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가 개입하면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EDF는 한수원이 제시한 조건,즉 원자로 가격을 100% 고정한 것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이다.공기 지연,블랙잭 슬롯 무료자잿값 상승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사업비가 늘어날 수 있는데,이를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고정 금액을 제시해 입찰을 따냈다는 것이다.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이런 조건이 사실상 이행할 수 없을 정도여서 입찰 경쟁에서 불공정하게 작용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UOHS는 "(체코)공공조달법에 따라 입찰자가 준수해야 하는 절차와는 관련이 없다"는 점을 들어 EDF의 두 차례에 걸친 이의제기를 기각했다.
정부와 한수원은 서명식 하루 전 프랑스의 예상치 못한 공격에 원전 계약 일정에 차질이 생겼으나 대세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덕근 산업장관은 6일 체코 현지에서 가진 동행취재진과의 간담회에서 "같은 사안을 두고 체코 반독점 당국(UOHS)이 두 번이나 명확하게 판결한 바 있어 본안 소송에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업을 결정하는 것인데 하루하루 어마어마한 기회비용이 드는 만큼 과도하게 (본 계약이) 지연되도록 체코 정부에서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서명식을 위해 정부·국회가 방문단까지 꾸려 프라하로 출발한 상황에서 해당 소식을 접한 것과 관련해 정부와 한수원의 사전 대비가 안일한 것 아니었냐는 지적에는 "정부가 특별히 안일한 대응을 한 것은 아니고,체코 정부의 판단이 법원의 판결과 좀 맞지 않았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EDF 측의 행정 소송 결과를 확인하지 않고 계약식을 서두른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국내에서는 과도하게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체코 현지 사정에 맞춰 체코 정부에서 다 해결됐다고 생각하고 일정을 통보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회 주요 인사들과 방문단을 꾸려 출장길에 오른 안 장관은 프라하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관련 소식을 접한 것으로 전해졌다.그만큼 우리 정부나 한수원 입장에서도 이번 사태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셈이다.
안 장관은 계약 시점과 관련해선 "불가피하게 연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체코 정부도 불필요하고 과도하게 지연되는 경우에는 엄청난 기회비용이 발생하기에 지연되지 않기를 희망하는 것 같다"면서 "며칠일지 몇 달일지 예단할 수는 없다.법원에서도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볼 때 필요한 법적 검토는 반드시 해야 하겠으나 불필요하게 지연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조속한 시일 내 재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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