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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체코 원전 수주…또다시 기다림의 시간
프랑스·미국 등 지속적인 소송 제기…기술력 쇠퇴 등 위기감 표출
향후 남은 원전 수주전에서 영향력 행사 위한 압박
향후 소송 대비 외교력·협상력 갖춰야
체코 신규 원전 사업 계약을 하루 앞두고 프랑스 전력공사(EDF)의 돌발 소송으로 최종 서명이 연기되면서 또다시 인고의 시간이 시작됐다.
프랑스 EDF의 이같은 끈질긴 법적 대응의 배경에는 프랑스 원전업계의 위기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유럽 영토 내 원전 주도권을 한국에 뺏겼다는 상처와 원전 강국으로서의 자존심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프랑스가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부 능선 넘었다고 생각했는데…하루 전날 최종 서명 연기 날벼락지난해 7월 체코 정부는 26조원 규모의 원전 2기 건설에 한국 정부의 한국수력원자력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한수원의 최대 강점은 '온 타임 온 버짓(on time,오즈벳 토토on budget)'으로 '비용은 적게 들지만 공사 지연이 없다'는 점이 꼽혔다.
기쁨의 순간도 잠시 곧이어 미국 원자력 기업 웨스팅하우스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의 한국형 원전이 자사 원천 기술을 침해했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발목이 잡혔다.
정부와 한수원은 지난 1월 미국 정부와 원전 수출협정을 맺고,웨스팅하우스와 비공개 조건을 담은 지재권 분쟁 협약을 맺으며 일단락됐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와의 원전 분쟁이 해결되자 이번에는 프랑스 EDF가 한수원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체코 반독점사무소(UOHS)에 이의를 제기했고 UOHS가 이를 기각했다.
하지만 EDF는 지난 2일 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체코 법원이 EDF가 제기한 가처분 성격의 소송을 인용하면서 한수원과 우리 정부는 체코 법원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
지겹도록 이어지는 소송전…배경은 위기감의 발로?한수원이 체코 원전 수주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후에도 경쟁 업체들의 소송제기가 계속 이어지는 배경으로는 프랑스나 미국 등 과거 원전 강국들의 기술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점이 꼽힌다.
미국의 원전 설계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1980년대 중반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지금까지 신규 원전을 건설하지 않아 건설능력은 크게 위축됐다.
프랑스는 핀란드 원전 올킬루오토 3호기(OL3) 건설에 참여했지만 13년이란 시간이 지연됐고, 자국 내에 건설한 북부 플라망빌 원전의 경우도 12년이나 지연되는 등 공기 지연이 계속 문제로 지적됐다.최근 프랑스 회계감사원은 EDF를 향해 "진행 중인 국내외 프로젝트들이 지연되지 않게 단속하라"는 권고하기도 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EDF의 원전 건설 기술에 대해 프랑스 내에서도 굉장히 부정적인 지적이 잇따르면서 EDF가 궁지에 몰려 있는 듯하다"면서 "이번 소송으로 인해서 EDF가 제출한 서류와 한수원이 제출한 서류가 공개되면 오히려 우리나라 원전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한국형 원전의 건설 단가는 ㎾당 3571달러로 미국(5833달러)과 프랑스(7931달러)에 비해 저렴하다
특히 이번 체코 원전 수주가 더욱 격화한 데에는 유럽 내에서 체코 외에도 폴란드,네덜란드,영국,스웨덴 등 원전 확대 기조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도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유럽 원전 시장에서의 주도권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탈원전 기조를 내세웠던 유럽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가 흔들린 경험과 더불어 탄소중립을 맞추기 위해 다시 원전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에 유럽이 대규모 원전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나 프랑스가 같은 유럽권에서 한국에 밀렸다는 점은 더욱 큰 타격을 줬다.프랑스 언론인 샬랑지도 EDF의 이의제기는 원전 시장의 강자인 프랑스의 국제적 위상과도 연결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프랑스 입장에서는 자기네 안방에서 밀려났다는 점에 대한 상처가 클 것이다.유럽의 원전은 '프랑스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뼈아픈 결과를 얻게 되자 더욱 강하게 반발하는 것"이라고 봤다.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황주호 한수원 사장 역시 "유럽 (원전) 기득권 세력들은 원자력 산업을 자기 시장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쟁력,효율성 등을 다 따져 한국을 선택했는데,법적으로 지연시키는 등 여러 전략을 쓰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프랑스 EDF의 몽니는 후속 원전 건설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 원전 외에도 테멜린 단지에 2기 원전 추가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유 교수는 "후속 원전만큼은 프랑스가 확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몽니에도…전문가들 "최종 수주 이뤄질 것"전문가들은 비록 프랑스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에도 최종 수주는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체코가 이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가지고 노력한 시간이 8년에 이르고 입찰 평가를 위해서도 엄청난 돈을 썼기때문에 체코 정부 입장에서는 이 계약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향후에도 국제적 원전 수주전에서 경쟁업체간 소송이 빈번하게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외교력을 향상시키는 등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는 "경쟁국가에 비해 외교력이나 국력을 충분히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생긴 문제로 기술력에 비견하는 외교력이느 협상력,카지노 2 다시 보기법적인 능력을 갖춰 나가는 것이 과제가 됐다" 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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