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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모르는 사이에 거액 현금 전달하는 방식,토토 단속기간매우 이례적"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2025.2.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2025.2.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미성년자일 때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 일을 하다 재판에 넘겨진 여성이 범죄 수익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강민호)는 최근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를 받는 A 씨(19·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7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고객들에게 돈을 받은 뒤 지시에 따라 그 돈을 다른 사람에게 인계하는 일을 하면 1일당 15만 원을 지급하겠다.식비와 교통비는 별도로 지급한다'는 제안을 받고 현금 수거책 역할을 하기로 했다.

이 조직원은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하며 저금리에 대출을 해주겠다고 피해자들에게 제안하는 등 보이스피싱 범행을 저지르는 사람이었다.

A 씨는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신원을 모르는 조직원으로부터 현금 수거를 지시받았다.그는 현금을 받으러 갈 장소뿐만 아니라 타고 갈 택시 차량번호와 승하차 장소까지 지정받아 그대로 이행했다.

그는 같은 달 31일 오후 3시 38분쯤 경기 오산에서 다른 조직원으로부터 건네받은 피해금 1만 1560달러를 전달받고,1시간가량 뒤인 4시 53분쯤 같은 위치에서 2만 1498달러를 받아 서울 중구로 이동한 뒤 또 다른 조직원에게 돈을 전달했다.

이런 방식으로 A 씨는 총 10명 피해자,슬롯 온라인 이탈리아 무료피해금 총 2억 2440만 원에 이르는 보이스피싱 범행에 현금 전달책으로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 씨의 나이는 18세였다.

이후 수사당국에 덜미를 잡힌 A 씨는 현금을 수거,전달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투자금을 대리 수령하는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생각했을 뿐 보이스피싱 피해금인 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조직원들과 공모한 사실도 없고 고의성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A 씨가 적어도 '미필적 고의'를 가지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판단하는 게 옳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미필적 고의는 자신의 어떤 행위로 인해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 행위를 하는 것을 일컫는다.

재판부는 "설사 피고인(A 씨)이 범행 전반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나 방법을 모두 알지 못했다 하더라도 성명 불상자의 지시에 따라 현금 수거책 내지 전달책 역할을 수행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피고인이 적어도 미필적 고의를 가지고 조직원과 공모해 범행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만난 적도 없는 이들의 지시에 따라 매번 다른 장소에서 모르는 사람과 현금을 주고받는 일을 하면서도,자신의 업무를 지시하는 사람의 신원이나 소속 업체가 실재하는지 등에 관해 확인하려고 시도한 사실이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거액의 현금을 주고받는 과정이 매우 이례적인데도 보이스피싱 범죄인지 알아채지 못했다는 A 씨의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온라인 거래가 일상화된 현실에서 서로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거액의 현금을 전달하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이례적"이라며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행으로 취득한 범죄수익금 이외 다른 가능성을 쉽게 상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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