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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부담에 직원 해고·유동성 위기
캐나다 접경지역과 항만지역도 불황
트럼프 "지원 없다,바퀴벌레 포커 규칙국내서 생산해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시작한 관세 전쟁의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저렴하던 수입품 가격이 크게 뛰면서 미국 내 중소기업들이 생존을 위협받고,접경지역에서는 지역 경제가 통째로 불황 위기에 빠졌다.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정책을 그대로 강행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이들의 피해를 '더 큰 부를 위한 작은 희생'이라고 보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시행 한 달이 지나면서 중소기업 위기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경영자들은 본인 자산을 현금화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버티거나,직원을 대거 해고하고 사업 규모를 줄이고 있다.관세 부담이 과도해졌기 때문이다.
일례로 중국에서 시계와 시곗줄 등을 수입해 팔고 있는 한 중소기업의 경우 내야 하는 관세가 기존 5,649 달러에서 1만4,401 달러로 늘었고,이 여파로 4 달러에 팔던 물건을 7.92 달러에 팔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중국에서 수입한 원단으로 텐트를 만드는 한 기업의 경우 직원을 해고하고 생산량을 계획의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WSJ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의 경우 소수 공급업체와 거래하기 때문에 생산 시설을 다른 나라로 전환하는 것이 어렵다"며 "마진이 적고 현금 보유액이 적으며 직원 수가 적기 때문에 새로운 관세 체계를 견뎌낼 수 있는 수단이 적다"고 지적했다.이어 "중소기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타결할 때까지 버텨낼 자원도 없다"며 "미국 내에서 제품 생산이 가능한 업체를 찾기도 힘들고,가격을 맞추기는 더욱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역 전쟁의 여파는 지역 경제도 가라앉히고 있다.캐나다에서 미국에 대한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캐나다 접경지역 도시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주 포인트로버츠의 경우 육로로는 캐나다를 거쳐야지만 다른 지역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지역 경제를 전적으로 캐나다에 의존하고 있다.그러나 올해 들어 캐나다와 미국 간 교류가 크게 줄었고,이 지역에서 문을 닫는 가게가 속출하고 있다.블룸버그는 "코로나19 때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마치 광산이 문을 닫은 폐광 마을 같다"고 묘사했다.실제로 4월 둘째 주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교통량은 전년 대비 52% 줄었다.
아예 하나의 산업 생태계 전체가 위험해진 곳도 있다.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구는 중국에서 출발한 컨테이너가 가장 먼저 도착하는 곳인데,지난주 물동량은 전년 대비 3분의 2 수준이었다.워싱턴포스트(WP)는 "대공항 때보다 더 큰 폭의 감소"라고 지적했다.이달 기항 예정이었던 대형 선박의 5분의 1 이상은 운항을 취소했고,이달 LA 컨테이너 수입은 25%나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화물 운송업자부터 부두 근로자까지 관련 산업 노동자들도 이미 여파를 겪고 있다.WP는 "현재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황금기'로 전환하는 데 드는 비용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피해를 입는 산업과 지역에서는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트럼프 행정부는 아직까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양새다.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항만 산업 침체에 대해 "나쁜 게 아니라 좋은 일"이라며 "우리가 돈을 덜 잃는다는 뜻"이라고 언급했다.중소기업 상황에 대해서는 "그들에겐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고 답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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