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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에서 반려로,반려 다음 우리는 함께 사는 존재를 무어라 부르게 될까요.우리는 모두‘임시적’존재입니다.나 아닌 존재를,존재가 존재를 보듬는 순간들을 모았습니다.전북 김제시 유기동물 보호소에 강아지 한 마리가 들어왔다.한 살도 못 채운 듯 앳되었다.얼굴은 까맣고 몸은 하얗고 등은 까만 바둑이였다.메마른 몸은 상처투성이였다.어디서 왔는지,어떻게 버려졌는지 아무도 몰랐다.상처를 보고 짐작할 뿐이었다.옆구리와 다리가 심하게 쓸린 듯했다.털이 다시는 안 날 것처럼 깊은 타박상이었다.보호소 직원은 이를 보고 짐작했다.“줄에 묶여 아스팔트 이런 데에 세게 쓸렸나 봐.” 동물 학대로 추정되었다.이 어린 강아지가 작은 몸으로 그걸 다 견뎌내었다.
째깍째깍,열흘이 강아지에게 주어졌다.이 열흘은 한 달의 3분의 1 같은 정도의 정량화된 시간이 아니었다.강아지에게는 마지막으로 숨을 쉴 기회였다.이 시간을 다 쓰면‘안락사’될 것이기 때문이었다.살아서 나가려면 그 전에 누군가에게 입양돼야 했다.
하늘의 별 따기였다.대개 그렇듯,작고 귀엽고 아프지 않은 순서대로 눈에 띌 것이므로.그래야 그나마라도 선택받을 것이므로.버려진 존재들은 열흘을 다 쓴 뒤 주사기로 죽음을 맞았고,그 자리는 비워질 틈도 없이 새로이 버려진 존재가 채웠다.
애달픈 시간이 뚝뚝 떨어져갈 때 강아지 사진을 본 이가 있었다.장신재씨였다.그가 생각했다‘상처투성이 강아지를 데려갈 사람은 없을 거야.아마 입양되기 어렵겠지’다만 거기서 이어지는 생각은,세상의 기준과는 아주 달랐다‘그러니까 더 맘이 쓰여.내가 데려가야겠다’강아지를 줄에 묶어 아스팔트에 질질 끄는 자가 있었고,입양되기 가장 힘들 것 같은 강아지가 열흘 넘게 살았으면 싶어서 집에 데려오려는 이가 또 있었다‘이토록 폭력적이고 아름다운 세상에는(한강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