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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원자재 국산화에 박차"…경제 자립 가속
"미국 등 서방 제품 없이도 생존 가능 판단"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의 중국 헤페이 공장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여파로 중국 기업들의 공급망 자립화 전략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제조업 부흥을 위해 시작한 관세전쟁이 역설적으로 중국 제조업 자립화에 큰 동력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FT는 미·중 관세 전쟁이 본격화한 이후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20여개 기업의 재무 서류를 검토한 결과 기업들이 외국산 부품을 대체하기 위해 중국산 제품이나 원자재를 더 많이 사용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기업들은 또 동종 업계의 부품 국산화 움직임이 자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들은 반도체,화학,의료기기 분야 기업들이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이 중국 기업들의 공급망 재조정을 초래할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은 지난 2015년 첨단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중국제조 2025'(메이드 인 차이나 2025)를 발표하면서 산업 자급자족을 추진해왔다.

이는 중국의 '제조업 강국' 중장기 계획의 1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선별적인 글로벌 관계를 유지하면서 경제적 자립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전략은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 대해 부과한 고율 관세로 인해 더 탄력을 받게 됐다고 FT는 분석했다.

로디움 그룹 애널리스트로 최근 '중국제조 2025' 관련 보고서를 쓴 카밀 불레노아는 관세가 중국 기업 자급자족에 대한 열망을 더욱 높일 뿐이라면서 "그들(중국)은 분명히 시급함을 느끼고 있다.관세 전쟁은 가능한 한 속도를 내라는 신호로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4월 23일 중국 상하이 모터쇼 로봇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 정부도 최근의 미·중 무역 갈등을 자립 정책을 검증할 기회로 보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 인사들은 중국이 이제 미국이나 서방의 제품 없이도 생존할 수 있으며,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관련 요구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주요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에스툰 오토메이션은 지난달 연례 보고서에서 "외국업체와 거래하던 주요 고객을 빠르게 확보했으며,패리매치 보너스자체 공급망을 최적화해 원자재를 국내산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지화를 강화하면 비용이 절감된다"면서 "지금은 무역 전쟁만 벌어진 게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체가 불안정한 상황이다.우리는 공급업체를 바꿀 준비가 돼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국영 응급장비 업체 하존(China Harzone Industry)은 지난달 투자자들에게 "이미 수년간 부품 국산화를 적극 추진해왔으며,최근의 관세전쟁에 대응해 아직 일부 북미에서 조달하는 소수 부품도 국내산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제조 2025' 계획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중국 기업이 주요 전략 부문을 장악하겠다는 명시적인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무역 전쟁을 촉발했다고 평가했다.

주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제조 2025'가 전기 자동차나 조선,철도 장비 등의 분야에서는 성공을 거두었지만 일부 부문에서 비효율적 투자와 과잉 생산을 조장하고 무역 상대국과 긴장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중국 저장성의 한 시장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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