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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드릴로 나트륨 배터리를 뚫는 영상/사진=CATL 유튜브 캡처중국 최대 배터리업체 CATL의 테크 데이 행사 이후 일어난 일들을 보면서 이제는 코스피 증시에서 배터리 관련주에 투자해도 중국 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CATL은 지난달 21일 테크 데이에서 3가지 신제품을 발표했다.바로 △2세대 나트륨이온 배터리 낙스트라(Naxtra) △5분 충전에 520㎞를 주행하는 2세대 '션싱' 배터리 △듀얼코어 아키텍처다.

지난 3월 BYD가 내놓은 "5분 주행에 '470㎞' 주행" 배터리 충전 기술을 불과 한 달여 만에 넘어선 것도 놀라웠지만,중국 현지에서는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더 큰 주목을 받았다.

CATL의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맞먹는 1㎏당 175와트시(Wh)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했으며 주행가능거리는 약 500㎞,충전가능 횟수는 1만회 이상이다.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장점은 가격으로 염화나트륨(NaCL)에서 염소만 제거하면 나트륨을 얻을 수 있으며 화재 위험도 낮다.

이날 CATL은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자체 방화벽으로 안전성을 극도로 높였다고 말하면서,드릴로 뚫고 전기톱으로 잘라도 불이 붙지 않는 실험 영상을 공개했다.

CATL은 다음 달부터 중장비 시동용 24볼트(V)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생산하고 12월부터 전기차용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CATL 테크 데이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주목받으며 관련 소재를 개발 중인 상장사가 급등하기 시작했다.국내 배터리 3사도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지만,에너지 밀도 등 문제로 본격적인 개발 시점은 2030년 전후로 잡고 있는데,중국발 뉴스에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CATL이 글로벌 배터리 기술을 선도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테크 데이에서 연설 중인 쩡위친 CATL 회장/사진=CATL 홈페이지 명실상부한 글로벌 1위로 부상한 CATL

올해 1~2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그래픽=이지혜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이 점유율 38.2%로 1위를 차지했다.2위도 중국 BYD(16.9%)가 가져갔다.

CATL·BYD 양사의 점유율 합계만 55.1%에 달한 반면,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합계 점유율은 17.7%에 그쳤다.2021년만 해도 30.2%에 달했던 국내 배터리 3사 점유율이 나날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상위 10개 업체 중 한국 배터리 3사와 일본 파나소닉을 뺀 6개 업체가 중국 기업이다.BYD는 작년 427만대의 전기차를 팔아치우며 점유율을 높였는데,이런 추세대로라면 국내 배터리 3사 점유율 합계가 BYD에게도 따라 잡힐 판국이다.

CATL과 한국 배터리 3사(작년)의 매출·영업이익 추이/그래픽=김지영이번에는 1위 업체 CATL 실적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자.작년 CATL의 매출은 상장 이후 처음 감소하며 3620억위안(약 71조3140억원)을 기록했다.국내 배터리 3사 매출은 LG에너지솔루션(25조6196억원),삼성SDI(16조5922억원),SK온(6조2666억원)으로 3사를 모두 더해도 48조4784억원으로 CATL의 70%에 못 미칠 정도로 매출 격차가 확대됐다.

영업이익 차이는 더 크다.지난해 CATL의 영업이익은 640억위안(약 12조6080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반면 국내 배터리 3사는 LG에너지솔루션(5754억원),삼성SDI(3633억원),카지노 솔루션 제작SK온(영업손실 1조1270억원)으로 급감하거나 손실폭이 커졌다.

영업이익을 보면 중국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확장을 지속한 CATL과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배터리 3사의 수익성 격차가 확대된 사실을 알 수 있다.

CATL R&D 투자가 국내 배터리 3사 합계를 초과

CATL과 한국 배터리 3사의 R&D 투자/그래픽=윤선정연구개발 차이도 확대됐다.CATL은 작년 매출 감소에도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렸다.CATL의 R&D 투자는 2022년 우리 돈으로 3조원대를 돌파한 이후 작년 3조6660억원을 R&D에 투자하는 등 3년 연속 3조원대를 유지했다.

반면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이 R&D에 1조882억원,삼성SDI가 1조2976억원,사이트게임SK온이 2770억원을 투자했지만,CATL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특히 지난 3년간 CATL이 R&D 투자에 쏟아 부은 금액은 10조3375억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 배터리 3사가 R&D에 투자한 7조3244억원보다 40% 많다.

CATL이 작년 전기차 판매량 1286만대로 세계 전기차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한 중국 내수 시장에 힘입어 R&D 투자를 지속한 건데,대규모 R&D를 가능케 한 원인이 하나 더 있다.바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다.

2023년 중국 정부는 CATL에 보조금 57억2500억만위안(약 1조1300억원)을 직접 지원했으며 작년에도 1~3분기에만 50억6900만위안(약 1조원)을 지원하는 등 보조금도 R&D 확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중국 내수 시장에다 정부 보조금까지 더해지니 국내 배터리 3사가 CATL의 R&D를 따라갈 수가 없는 것이다.

올해 1분기에도 CATL과 국내 배터리 3사의 실적은 격차가 확대됐다.CATL은 매출로는 작년 동기 대비 6.3% 늘어난 847억위안(약 16조7000억원),영업이익은 30% 증가한 173억위안(약 3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반면 국내 배터리 3사는 LG에너지솔루션만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2% 늘어난 6조2650억원,일급천재 마작카페영업이익은 138.2% 증가한 3747억원을 기록했으며 삼성SDI와 SK온은 1분기 영업손실을 면치 못했다.

다시 테크 데이로 돌아가보자.CATL이 올해 12월 나트륨이온 배터리 양산을 선언한 반면,국내 배터리 업체는 2030년 전후부터 양산할 계획이라 이러다가는 CATL의 뒤꽁무니만 쫓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중국 CATL이 배터리 기술 개발에서 치고 나가면서 이제 국내 증시에 상장된 배터리 관련주에 투자해도 CATL 동향을 파악해야 하는 현실이다.CATL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중국처럼 우리도 정부 보조금 지원을 고려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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