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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독불침(萬毒不侵)'은 무협 창작물에서 나오는 개념으로 어떤 독에도 해를 입지 않는 몸을 뜻한다.과학자들이 스스로 독사에게 물리기를 반복해 뱀독에 강력한 면역을 가진 '초면역자'의 항체를 활용해 역대 가장 범용성이 좋은 해독제(antivenom)를 개발했다.치명적인 독사 19종의 독에 보호 효과를 보였다.

피터 퀑 미국 컬럼비아대 의대 생화학 및 분자생물물리학과 교수팀이 미국 백신 개발 회사인 센티백스와 함께 뱀독에 뛰어난 면역 능력이 있는 인간 기증자로부터 얻은 항체를 활용해 역대 가장 광범위한 뱀독 해독제를 개발하고 연구결과를 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셀'에 공개했다.

독사의 독은 신경계와 세포에 작용해 마비,호흡장애,출혈장애 등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영구적인 신체 손상을 유발한다.2023년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해마다 180~270만명의 사람들이 600종 이상의 독사에 물려 약 10만명이 사망하고 30만명 이상이 영구적인 장애를 겪는다.

뱀독을 억제하는 해독제인 항독혈청은 일반적으로 특정 뱀의 독으로 말이나 양 등의 몸속에서 독을 중화시키는 항체를 만들어 모으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인간 몸에서 생성된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투여 시 쇼크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독사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뱀의 신경독에 초면역 반응을 보이는 팀 프리데(Tim Friede)라는 사람을 발견하고 항체를 기증받는 데 성공했다.연구팀은 "기증자는 약 18년 동안 16종의 독사에 수백번 물리기를 반복하며 독의 용량을 점점 증가시켜 자기면역화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기증자는 말처럼 큰 동물을 죽일 정도의 뱀독에도 면역을 보였다.

연구팀은 기증자가 오랜 기간 다양한 뱀독에 노출되면서 여러 종류의 뱀 신경독에 동시에 효과적인 항체를 생성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이후 WHO가 지정한 코브라과(학명 Elapidae) 독사 19종의 뱀독과 기증자의 혈액을 반응시키며 해독제로 적절한 항체를 선별했다.코브라과는 전체 독사의 약 절반을 차지하며 킹코브라,산호뱀,블랙맘바 등이 포함된다.

연구팀은 기증자의 혈액에서 분리한 항체 2종과 뱀 독소 억제제로 알려진 바레스플라디브(varespladib)라는 화합물 등 3가지 물질을 조합한 '칵테일 해독제'를 만들었다.

쥐 실험을 통해 테스트한 결과 개발된 해독제는 코브라과 독사 19종 중 13종에 대해 100% 보호 효과를 보였다.나머지 6종에 대해서는 부분적인 해독 효과를 보였다.연구팀은 해독제가 "다른 코브라과 독사에도 보편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호주에서 독사에 물린 개들에게 해독제를 테스트할 계획이다.또 다른 주요 독사 분류인 살무사과(학명 Viperidae)에 효과를 보이는 해독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보편적인 뱀독 해독제는 특히 농촌 같은 독사 물림 사고 취약지역에서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퀑 교수는 "최종 목표는 하나의 범용 칵테일 해독제를 개발하는 것이지만 일부 지역은 코브라과나 살무사과 중 하나만 살기 때문에 2가지 종류로 개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 doi.org/10.1016/j.cell.2025.0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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