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함량이 높은 고립된 호수에서 생명이 기원했을 것이라 추측하는 주장에 힘을 싣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초기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인이 안정적으로 존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인(P)은 생명에 필수적인 원소 중 하나지만 자연에선 매우 희귀하다.2020년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은 초기 지구의 인이 풍부한 고립된 호수에서 생명이 탄생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최초로 제시했다.
2월 19일 크레이그 윌튼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교수가 이끈 국제 공동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인이 풍부한 호수가 실제로 초기 지구에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doi: 10.1126/sciadv.adq0027)
앞서 과학자들은 생명이 탄생하기 위한 생체 분자 합성에 약 100mM(밀리몰) 농도의 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밝혔다.하지만 일반적인 자연환경에서 이렇게 높은 농도의 인이 존재하는 것은 매우 드물다.그래서 앞서 워싱턴대 연구팀은 고립 유역 호수(Closed-basin lake)를 생명 탄생의 기원으로 지목했다.
고립 유역 호수는 흘러 들어가는 물만 있고 빠져나가는 물이 없는 호수를 일컫는다.이런 호수에서는 물이 밖으로 흐르지 않고 증발하면서 인이 호수에 축적된다.또한 호수 속 생물이 죽은 뒤 물속에서 분해되며 호수 생태계 안에서 인이 계속 재사용된다.
공동연구팀은 전 세계 5개의 고립 유역 호수에서 채취한 퇴적물과 물 샘플을 분석했다.그리고 이 중 180km² 면적의 미국 캘리포니아 모노 호수에 주목했다.모노 호수는 다양한 유기체가 번성하고 있음에도 1년 내내 1mM 수준의 인 농도를 유지했다.
연구팀은 이것이 인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환경과 큰 규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작은 호수에서는 인이 쌓이는 속도보다 생물체가 인을 쓰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연구팀은 "생명 현상은 다윈이 말한 작은 연못이 아닌 큰 호수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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