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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위원 “남의 결점 빗대 공격하는 게 풍자” 풍자 정의 공방
MBC 제작진 “‘가상으로 꾸며본’제목 달아,베짱이엔터테인먼트패러디 정의 부합”
류희림 “발언 취지와 다르게 조작,베짱이엔터테인먼트정상적 표현의 자유라 볼 수 없다”

▲ 윤석열 대통령 추천 이정옥 방심위원.ⓒ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 추천 이정옥 방심위원.ⓒ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풍자영상을 다룬 방송 심의에서 풍자의 정의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여권 추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이 없는 사실을 지어내면 풍자가 아니고 얼굴 까만 흑인을 까맣다고 사실을 말하는 게 풍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자 MBC 제작진은 사실이 아닌 것도 풍자의 일환인 패러디 정의에 부합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방심위는 18일 방송심의소위원회(방송소위)를 열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2024년 4월9일)에 행정지도 '의견제시'를 의결했다.적용조항은 방송심의 규정 14조 객관성 등이다.

해당 방송에서 김종배 진행자는 '가상으로 꾸며본 윤 대통령 양심 고백 연설' 영상 제작자 입건 소식을 전하며 "이게 과연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가상으로 꾸며 본'이라고 하는 제목까지 달아 일종의 풍자라는 해석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민원인은 "유포된 영상 22개 중 단 1개만 '가상' 제목(처음 제작 영상)이 달렸음에도 진행자가 일절 언급이 없고 마치 해당 영상 전체에 '가상'이라는 제목이 달린 것처럼 시청자를 오인케 했다"며 "허위조작영상을 풍자로 단정해 명예훼손죄 적용이 부당하다는 일방의 주장만 방송해 형평성·균형성·공정성을 유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의견진술자로 나온 박정욱 MBC 시사콘텐츠제작파트장은 "진행자(김종배)는 영상 제작자와 유통하는 사람을 분명하게 구분해 말하고 있다.전체적인 발언의 요지를 봐달라"며 "(방송이)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내용이다.이 발언을 갖고 제재를 한다거나 문제를 삼는 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틱톡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풍자 콘텐츠.
▲틱톡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풍자 콘텐츠.
이후 현장에선 풍자의 정의에 대한 위원과 MBC 간 공방이 벌어졌다.이정옥 위원(윤석열 대통령 추천)은 "풍자는 남의 결점을 빗대어 비웃으며 폭로하고 공격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얼굴이 까마면 까만 것을 일부러 노출시켜서 얘는 연탄처럼 까맣다든가 키 작은 사람은 루저라든가 사투리를 쓰면 또 사투리에 대한 것 이런 거다"라고 말했다.

이정옥 위원은 이어 "예를 들면 사투리를 하나도 쓰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너는 왜 이렇게 사투리 쓰냐 그러면서 사투리 쓴다는 식으로 말하면 그건 풍자는 아니다"라며 "얼굴 까만 흑인에 너무 까맣다 하는 건 풍자일 수 있겠으나 얼굴이 완전 하얀 사람보고 연탄 같다,베짱이엔터테인먼트그러면 풍자가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욱 파트장은 "패러디는 사실과 비슷하지만 사실이 아닌 걸 말한다.패러디도 풍자의 일종"이라며 "'가상으로 꾸며본'이라는 제목을 달았기 때문에 제작자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고 이게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거다.기본적인 패러디 정의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희림 위원장(윤석열 대통령 추천)은 "일반적으로 풍자나 패러디같은 경우 공인에 대해 비슷한 배우가 나와 했던 발언을 가지고 하는 게 풍자인데 실제 (대통령이) 한 발언을 주와 술을 바꿔서 조작한 그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나"라며 "실제 영상을 본인의 발언 취지와 전혀 다르게 조작한 내용 자체는 정상적인 표현의 자유라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정욱 파트장은 "영상을 조작해서 소위 '딥페이크'를 만드는 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패러디는 다양한 방식을 지닐 수 있다.꼭 알려진 배우나 이런 사람이 나와야 한다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위원들의 강경한 발언이 나왔지만 위원 전원이 행정지도 의견을 내면서 법정제재는 피했다.류희림 위원장은 "풍자라 주장하긴 무리해 보이지만 '법정제재'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문재완 위원(윤석열 대통령 추천)도 "전반적으로 전체적인 방송 내용이 객관적으로 틀린 바는 없다"고 말했다.

윤성옥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은 "이게 왜 신속심의 안건으로 올라왔는지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며 "정치적 표현물의 경우 표현의 자유가 더 두텁고 폭넓게 적용되는 걸로 알고 있다.더군다나 지금 적용조항이 객관성인데 명백한 허위가 있지 않는 한 이 조항을 적용하기 어렵다.'문제없음' 의견"이라고 말했지만 위원 간 합의를 위해 '의견제시'로 입장을 바꿨다.

방심위 의결 수위는 낮은 단계부터 행정지도 '의견제시','권고',법정제재 '주의',베짱이엔터테인먼트'경고','관계자 징계' 또는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베짱이엔터테인먼트'과징금' 등의 단계로 구분된다.법정제재부터는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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