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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 금지법 시행에도 신고 26건에 그쳐.노조 "법 개정해 피해자 보호 강화해야" 
"(복무기관에서) '행동을 O같이 해놓고,시끄리워 OO 입다물어 나한테 따지는 거야?어?'라는 식의 폭언을 들었습니다.당시 너무 무서웠고,머리가 하얘졌으며 가슴이 너무 괴로웠고 죽고 싶었습니다.지금도 녹취록을 들으니 너무 괴롭고 죽고 싶습니다."
- 부산의 한 특수학교에서 복무 중인 사회복무요원의 증언
4일,토토 처음사회복무요원 노동조합이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10년간 사회복무요원 13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반면,지난해부터 사회복무요원 대상 '복무기관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법 시행 후 11개월 동안 신고 접수된 괴롭힘은 26건에 그쳤다"고 했다.
사회복무요원이란 병역법에 따른 신체검사에서 1~3급 현역 판정이 아닌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청년들을 뜻한다.이들은 1년 9개월 동안 관공서,학교,요양원,아동복지시설 등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복무해야 한다.이는 국제법상 '강제노동'으로 잉여 징집병의 비군사분야 활용을 금지한 ILO 29호 협약(강제노동 금지)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2024년 5월 1일부터 시행된 '복무기관 내 괴롭힘 금지법'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를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현장실습생 괴롭힘 금지'를 담은 직업교육훈련촉진법 개정에 이은 3번째 괴롭힘 금지법으로 병역법을 개정해 사회복무요원이 괴롭힘을 당한 경우의 권리를 명시했다.그러나 사회복무요원 노조 측은 "괴롭힘을 신고해도 제대로 된 조사가 없었던 경우가 많았으며 복무기관의 은폐 시도가 상당했다"고 주장했다.
사회복무요원 노조 측은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실을 통해 병무청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며 "우리 노동조합에만 월 평균 5~6건의 괴롭힘 상담 문의가 들어오고 있음에도 법 시행 후 11개월 동안 신고 접수된 괴롭힘이 26건에 그친 건 지난해 12월 기준 복무 중인 사회복무요원 숫자가 4만5천 명임을 고려할 때 괴롭힘 신고가 1만 명 중 6명 꼴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고 접수된 26건은 어떻게 처리됐을까?노조 측은 "신고 접수된 26건 중 9건이 괴롭힘 인정됐고,이중 8건은 행위자 징계(해임,경고 등)로 이어졌다"면서 "인정된 9건 중 8건(88.9%)이 징계 사유가 됐고 해임된 사례까지 있는 것으로 보아 괴롭힘의 정도가 심각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괴롭힘 신고된 26건 중 20건의 경우 근무장소 변경이 이뤄졌다"고 했다.
이어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복무기관장은 기관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되면 근무장소 변경,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돼 있다"면서 "그러나 병역법은 이와 별도로 복무기관 재지정 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데,여기엔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경우'가 명시돼 있지 않다.이에 대해 병무청은 '괴롭힘에 따른 근무장소 변경에는 근무지 변경의 방법뿐만 아니라 복무기관 재지정도 포함된다'고 답변했지만 일반 사회복무요원 입장에선 이 같은 사실을 알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대해 노무법인 HRS의 이미소 노무사는 "현행 법률이 괴롭힘을 사회복무요원 복무기관 재지정 사유로 명시하지 않아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조치가 기관장 재량에 맡겨져 있다"며 "괴롭힘이 재지정 사유로 명시돼 있지 않음은 괴롭힘 신고를 위축하는 주요 원인으로 제보에 비해 신고 건수가 적은 실태와도 연결돼 있다.관련해서 병역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사회복무요원 노조 측 소송을 대리해 온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강은희 변호사는 "괴롭힘 행위는 발생과 동시에 피해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준다"며 "그러나 현행 병역법은 괴롭힘의 정의를 임의로 좁혀 지속적,반복적 행위만 괴롭힘으로 보고 있다.이는 피해자로 하여금 오랫동안 고통을 감내하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괴롭힘 금지규정 제정 취지에 반하며,괴롭힘 인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사회복무요원 노조 하은성 위원장(노무사)은 "국가에 의해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이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복무를 마칠 수 있도록,근본 대책 마련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며 "대통령 선거 기간 중 국방과 병역을 논의할 때 사회복무제도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관련기사] "사회복무요원들 '복무기관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1주년 됐지만." https://omn.kr/2d8x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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