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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가 만든 '이미지 인기'…기업가에겐 독으로
침묵하던 여론의 역풍…따끔한 경고음으로 수용해야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덴마크 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단편 '벌거숭이 임금님'은 호화로운 삶에 취한 임금님의 어리석음과 그를 향한 '대중의 침묵'을 짚고 있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옷'이라는 재봉사의 말과는 달리,네르시온 블랙잭실제로는 '아무것도 없는 옷'을 입고 거리에 나선 임금님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대중 속 무시를 경계해 함구한다.그러나 "임금님이 벌거벗었다"는 한 아이의 외침으로 진실은 수면 위로 오른다.
'벌거숭이 임금님'은 독일 사회과학자 엘리자베스 노엘레-노이만의 '침묵의 나선 이론'(Spiral of Silence Theory)과 맞물린다.자신의 의견이 구성원들 사이에서 고립되거나 무시당할 것이라는 공포,즉 반대 의견이 다수일 것이란 공포로 침묵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백종원 대표와 더본코리아 사태가 심상치 않다.더본을 둘러싼 파열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지난해 연돈볼카츠 가맹점주 갈등을 시작으로 올해만 해도 원산지 표기부터 품질 문제,농지법 위반 의혹,유튜브 폭로전 등이 연이어 제기됐다.더본 산하 브랜드 가맹점주들은 본사 리스크에 대해 집단 소송 움직임도 보인다.
더본 사태는 미디어를 통해 과대 포장된 '오너리스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스타성이라는 미명 아래 미디어의 '백종원 찬양'이 이어졌고,전국 지자체들도 그 효과를 누리기 위해 앞다퉈 '백종원 축제'에 줄을 댔다.
백 대표가 막강한 영향력으로 25개 이상의 브랜드를 거느린 '요식업계 왕'으로 등극하면서 대중은 더욱 침묵했다.그러다 보니 여론에 반하는 목소리를 내긴 쉽지 않았다.일종의 고립 공포다.
하지만 미디어가 만든 '백종원'은 '기업인 백종원'의 실상과 거리가 멀었다.소상공인 상생 이미지로 몸집 불리기에 성공했을지 몰라도 정작 브랜드별 폐업률은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기업공개(IPO) 후 인수합병(M&A) 등 투자 약속은 뒤로하고 반토막 난 주가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의 몫이다.이 와중에 백 대표는 지난해 배당금으로 20억 원이나 받았다.대중의 침묵이 깨진 이유다.
여론의 역풍에 직면한 백 대표는 '50억 원 상생안'을 내놓은 지 4일 만에 '초심의 기업인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세 건의 형사 입건과 세 번의 사과문,'백종원 리스크'는 현재진행형이다.
미디어 속 '상생 이미지'가 아닌 '진짜 상생'이 이뤄질 때 대중은 다시 침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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