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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기획]이재명‘결국 국민이 합니다’2주 연속 베스트셀러 1·2위
지지율과 비례하는 출판 흐름 “일방적 찬양 대신 진짜 비평 필요” 2025년 4월23일 오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 이재명 제21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관련 서적들이 놓여 있다.김명진 기자
89.77%.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이재명 전 대표가 확정되면서 얻은 경선 최종 득표율이다.한 보수 일간지는‘87체제 이후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라고 썼다.8파전에서 4파전,다시 2파전으로 좁혀진 또 다른 거대 정당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은 후보가 많아 후끈할 거란 예상과 달리,r게임원후보가 많아 존재감도 나뉜 듯했다.방송에서 역량보다 과다한 마이크를 부여받아온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도 6·3 조기 대선 국면에선 힘이 달려 보이고,진보 진영 후보 이름은 여론조사에서 보이지조차 않는다.
이재명 에세이 2주째 판매 순항
대선 후보들의 이러한 지지율 지형도는 서점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2025년 4월28일 오전,
토토 가이드서울 광화문 교보문고‘베스트셀러’코너에는 오마이북이 펴낸 이재명 후보의 책‘결국 국민이 합니다’가 2위 자리에 있었다.전주에는 베스트셀러 1위였다.2024년 12월3일 계엄부터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2025년 4월4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까지 숨 가빴던 시간 동안의 막전막후,비화 등을 이재명 후보 1인칭 시점으로 쓴 책이다.4월15일 출간 이후 현재까지 11쇄를 찍었다.1쇄만 1만 부를 찍었는데 책이 모자라서 계속 찍고 있단다.출판 불황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이다‘베스트셀러’코너에 정치인 책은‘결국 국민이 합니다’가 유일했다.
한 평 남짓한 크기지만‘뜨겁고 예민하다’는 서점 한편의 정치 코너에서도‘이재명 우위’가 보였다.이재명 후보 관련 책만 12권이 놓여 있었다‘결국 국민이 합니다’외에도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출간된 자서전‘그 꿈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심리학자 김태형이 이재명의 말하기를 분석한‘이재명의 스피치,출판인 이채윤이 이재명의 책장을 정리한‘이재명의 서재,베스트셀러 만화작가 박시백이 쓰고 그린 만화‘이재명의 길’을 비롯해 김민석 민주당 의원,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 등 이재명의 정치적 동지들이 쓴‘이재명에 관하여’와‘이재명,흔들리지 않는 원칙’까지 구색도 다양하다.
국민의힘 후보들의 출간 목록은 다소 초라하다.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최종 2인에 오른 김문수 후보의 경우 자서전‘난세의 영웅 김문수’와 방송작가 출신 저자 노하린이 쓴 김문수 일대기‘나의 사랑 대한민국’두 권의 책이 독자이자 유권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또 다른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최종 2인인 한동훈 전 대표는 2025년 2월 일찌감치 자신의 선택을 계엄의 밤부터 당대표에서 사퇴하기까지 시간순으로‘해설’한 책‘국민이 먼저입니다’가 출간 당시 실시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지만,지금은 시일이 흘러 화제성이 미미해진 상태다.한동훈의 책 바로 옆에는 한때 그가 모시던‘절친 상사’에서‘멀어진 상사’가 되었다가 급기야‘내란범’으로 전락해버린 전 대통령의 책‘윤석열의 선택’(임헌조 지음)이 놓여 있어 역설적으로 눈길을 끌었다.3월16일 사전 예약을 시작하자마자 예스24와 알라딘에서 사회과학 분야 베스트셀러가 된 오세훈 서울시장의 책‘다시 성장이다’(김영사 펴냄)는 오 시장이 돌연 대선 출마를 포기하면서 판매의 향방을 잃고 매대 한쪽에 숨죽인 듯 진열돼 있었다.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나‘사회대전환 연대회의’경선을 거쳐 진보정당과 시민사회계가 함께 선출한 권영국 정의당 대표 관련 책은 보이지 않았다.
오픈런·인증샷·소장 문화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025년 4월1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자신의 저서에 사인하고 있다.연합뉴스‘유튜브’가 대세인 시대에 정치인들은 왜 책을 낼까.김민하 정치평론가는 “지금 시대에,특히 선거 국면에서 정치인들의 책은 지식 전달 매개체라기보다는 일종의‘굿즈’로 작용하는 면이 크다”고 말했다.정치 팬덤화 경향이 심해지면서 정치인의 팬층이‘굿즈’처럼 책을 사고 책을 매개로 한 북토크,독서모임 등을 통해 지지자 간,지지자와 정치인 간 모임을 갖기도 한다는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후보는 2025년 2월‘조기 대선’불이 지펴지기 전에 일찌감치 책을 냈다.이 때문에 지금까지 열기가 이어지진 있지만,당시에는 당대표를 사퇴하고 잊혀가던 한 후보의 존재감을 한 번에 높이는 전략으로 평가받았다.인터넷서점 예스24에서 예약판매를 할 때부터 종합 2위를 차지했고,예약판매 직후 1만 부가 팔렸다.책이 실제 서점에 깔리기 시작한 2월26일에는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앞에 한동훈 후보의 책을 사려고 길게 늘어선‘오픈런’줄이 여러 매체에 보도되며 화제를 모았다.한 후보의 지지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위드후니'에는 구매 인증 릴레이가 이어졌다‘국민이 먼저입니다’를 펴낸 메디치미디어에 따르면 한 후보의 책은 현재까지 10쇄를 찍었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에는‘굿즈용’처럼 보이는 책도 출간됐다.2022년 대선 패배 뒤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이 모인 팬카페‘재명이네 마을’에서 이재명 후보를 안경 쓴 친칠라‘잼칠라’로 표현하고,일어난 에피소드를 따뜻하게 해석해서 일러스트로 그려온 작가 맘껏은 이번에 이재명 후보와 박찬대 원내대표를 캐릭터화한 그림과 사진을 모아‘이재명과 365일’을 펴냈다.둘의 우정이 주요 콘셉트다.2023년 2월 펴낸‘나의 소중한 밍밍 잼칠라 이장님’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밍밍’은 이재명이‘밍밍’이라는 요리 블로거의‘초코시폰 레시피’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것을 보고 지지자들이 이재명의 닉네임이‘밍밍’이라고 오해한 데서 비롯된 이재명 후보의 또 다른 애칭이다.이재명 지지자 김혜연(50·가명)씨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여러 가지 편견이나 오해가 있는데,
세부 카지노 슬롯맘껏님의 일러스트는 그런 편견들을 자연스럽게 녹여주고 정치사에 묻혀 빛나지 않거나 그냥 지나가는 후보의 모멘트들을 다시 보게 만들어준다”며‘이재명과 365일’을 사서 소장하는 이유를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터뷰나 방송으로 정치인의 생각과 비전을 빠짐없이 전달하기에는 시간적 제약이 있기 때문에 책을 이용한다고 말한다.배소라 메디치미디어 편집본부장은 “인터뷰나 기사를 통해서도 자신의 정책이나 정치철학을 밝힐 수 있지만 깊이 있게 기술하는 것은 지면·시간 제약이 있다보니 충분히 쓸 수 있는 책을 통해 가급적 상세하게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철학을 들려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정치인들이 책을 쓴다고 본다”고 말했다.
객관적 평가보다 일방적‘찬양’
그러나 한국의 정치인 책은 대부분‘일방적’이다.김민석 민주당 의원이 쓴‘이재명에 관하여’에서는 당내 여러 이견에도 불구하고‘금융투자세를 폐지한 것’과 관련하여 “당내의 치열한 토론을 권장”하고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민주적 토론의 결과에 승복하는 인사를 중용한다”는‘이재명의 인사론’으로 결론을 내린다.당 안팎에서는 물론이고 정책적으로도 금융투자세 폐지와 관련해 이견이 많았지만‘이재명의 결정이 옳았다’는 식의 주장만 있다‘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기획하고‘이재명 곁에서 함께해온 사람들’이 지었다는‘이재명의 준비’는 주로 경기도지사로서의 추진력과 실용성을 주제로 이재명의‘장점’만을 부각하는 홍보지에 가깝다.이재명의 추진력은 다른 말로는‘일방성’으로 읽히기도 했고,도지사의 직무 범위를 넘어선‘포퓰리즘’혹은‘제왕적 리더십’으로 평가받기도 한다는 점에서,공과를 객관적으로 기술한 책이었다면 폭넓은 독자가 책을 통해 이재명 후보에 대한 판단 근거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노하린이 쓴 김문수 일대기‘나의 사랑 대한민국’은 2024년 12월11일 국회 긴급대정부질문에서 국회의원들이 국무위원들의 사과를 요구하는데도‘사과하지 않은 이유’를 김문수의 입장에서 기술한다.“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을 내란이라고 단정 지을 만한 근거도 없었다.아직 재판 결과도 나오기 전이었다.그런데 왜 야당 의원들의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에 따라야 하는가 말이다.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원칙과 상식에 맞게 행동했을 뿐이다.”‘긴급대정부질문’이 있기까지의 제반 상황에 대한 객관적 기술은 없고,다른 국무위원들이 사과할 때 함께 일어나지 않아 비판받았던 김문수에 대한‘변론’만 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력 사건 이후,안 전 지사를 보좌하며 정치에 입문해 10년간 정치계에 몸담았던 문상철 당시 보좌관은 안희정을 보좌하면서 일어났던 모든 일을 복기하는 책‘몰락의 시간’을 썼다.이 책은 한 정치인이 어떤 꿈을 품었고 어떻게 변질되고 어떻게 몰락했는지를 쓴 드문 종류의‘정치인 보고서’다.문상철 작가는 이 책을 쓴 이유에 대해 “정치권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10여 년간 경험한 일들이 혼자서 간직할 사유재가 아니라 공공의 영역에서 경험한 일로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재료로 쓰여야 할 사회의 공공재라고 생각해서 책을 썼다”고 말했다.문상철 작가는 “한국 정치계는 아직 진실을 이야기하고 기록하는 문화가 없고,
블랙잭 차민수자신들이 알리고 싶은 이야기만 포장해서 알리려다보니 정치인들이 더욱 영웅화되고 신격화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좋은 책이 새로운 정치 문화 만들 것”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한국의 정치인 평전은 대부분 특정 정치인을 치하하는 데 거의 할애가 되고,인물의 약점이나 잘못한 점까지 객관적으로 드러냄으로써 독자에게 하나의 자료나 지침이 될 수 있는 형태의 자료는 없다시피 한 게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백 대표는 “언론인 출신 미국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의 작품처럼 한국에서도 정치인이 행한 여러 활동을‘업적’위주로 정리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정리하고 비평하는 정치인 평전이 출판된다면,누군가를 추종하고 혐오하는 양극단화된 형태의 정치 문화 대신 독자/유권자가 보다 합리적으로 정치인을 평가하는 정치 문화가 만들어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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