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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통신사선 재현… 부산~오사카 연결

쓰시마·후쿠야마 등 거쳐 입항
현지인들 사케·김치 들고 환영
플래카드 펼치고 손 흔들기도

오사카엑스포‘한국의날’행사
대취타·부채춤 등 전통공연도

기항지인 후쿠야마시 도모노우라에 도착한 조선통신사선.부산예술단이 지역관계자와 주민들 앞에서 선상 공연을 펼치고 있다.국립해양유산연구소 제공

오사카(일본)=장상민 기자

6∼8㎧로 불어오는 남동풍,1∼1.5m의 잔잔한 파고.수많은 연구 끝에 2015년부터 4년에 걸쳐 조선통신사선을 복원해낸 후 지난 2023년부터 조선통신사 사행(使行·사신 행차) 재현에 나선 홍순재 국립해양유산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오사카로 들어가기에 최고의 날씨”라며 “그동안 수많은 분들이 보내주신 응원에 하늘이 감격한 듯하다”며 감탄의 탄성을 내질렀다.

이틀 전까지 비바람이 몰아치고 전날만 해도 세찬 바람에 항해를 망설이게 했던 조선통신사선의 뱃길,홍 연구사의 말대로 세토 내해는 잔잔한 조류로 조선통신사선을 오사카까지 이끌었다.부산에서 출발한 조선통신사선이 쓰시마(對馬·대마도)와 이키,아이노시마,시모노세키,구레,후쿠야마 등의 기항지를 차례로 거쳐 오사카에 닿는 것은 1763∼1764년에 이뤄진 제11차 사행 이후 약 261년 만이다.

과거 조선통신사선이 기항지마다 지역 번주(藩主)들의 환대를 받았던 것처럼 일본 지역 주민들은 수백 년 만에 다시 찾아온 조선통신사선을 뜨겁게 환영했다.너무 기쁜 나머지 예정에도 없이 시장이 특산품과 사케를 한가득 안은 채 조선통신사선을 찾아오는가 하면 직접 담근 김치를 나누기 위해 찾아온 주민들도 있었다고 선원들은 전했다.오사카 입항 전 마지막 기착지인 다쓰노시 무로쓰항을 떠나던 11일도 아침 일찍 모여든 주민들은 수평선 너머로 배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아쉬움에 손을 흔들었다.6시간의 항해 후 오사카에 닿았을 때는 기항지마다 육로로 따라오던 시민들이 먼저 나와 한글로 직접 “어서오세요 오사카”라고 쓴 플래카드를 펼치기도 했다.가히 임진왜란 이후 조선과 일본을 다시 이었던‘평화 외교의 상징’과 같은 모습이었다.

실제로 조선통신사선의 여정은 수교 60주년을 맞은 한국과 일본은 물론 호남과 영남,정부와 민간을 모두 연결했다.전남 목포시에 위치한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의 고선박 복원사업의 성과물인 조선통신사선이 민간 비영리법인인 부산문화재단과 만나 일본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이다.2002년부터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현해 온 부산문화재단은 오랫동안 축적된 일본 지역과의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항해를 도왔다.조선통신사선의 복원 소식을 들은 하라 고지 세토 내해 전통항해협회 회장과 50년 경력의 항해사 가타가와 기요노부는 한국의 울돌목처럼 예상할 수 없는 조류로 가득한 세토 내해를 조선통신사선보다 500m 먼저 앞서가며 뱃길을 밝혔다.마치 조선 시대에 일본 배들이 먼저 나와 조선통신사선을 맞았던 것처럼 말이다.

‘2025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 기간 중 13일은‘한국의 날’이다.이날에는 조선통신사선의 입항을 기념하는 대규모 행사와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오전 9시 30분에는 오사카 남항에서 입항 환영식이 열린다.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유산청,오사카시 항만국,m.2 슬롯 부족국립해양유산연구소,부산문화재단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환영식이 끝난 뒤에는 조선통신사의 의복과 의례를 고증한 행렬과 함께 부산예술단이 중심이 돼 대취타,부채춤,판굿 등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공연을 선보인다.

■ 용어설명

◇조선통신사= 임진왜란 이후 일본을 통치한 에도(江戶·현재의 도쿄) 막부 당시 조선 조정이 일본에 파견한 외교 사절단.1607년(선조 40년)부터 1811년(순조 11년)까지 12차례 진행됐다.사절단은 정사와 부사,종사관을 비롯해 의원,역관,약사 등 450∼500명으로 구성됐다.총 6척의 배가 움직이는 대규모 행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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