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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본캐와 부캐를 동시에 만나는 시간
건물주 이어 농장주 꿈꾸는 1세대 아이돌
중국 대륙 접수했던 '얼굴천재' 근황
그룹 NRG 멤버에서 커피 전문 기업
노유민코페 대표 된 노유민
"저는 유민이에요.그애를 처음 본건 여름이 끝날 무렵 늦은 오후였어요."
다소 오그라드는 민망한 가사를 클라이막스로 만든 원조 '얼굴 천재' 노유민이었다.중국 대륙을 사로 잡은 원조 K팝 1세대 아이돌 그룹 NRG 멤버였던 그는 최근 몇년 사이 '카페 사장님','커피 사업가'로 더 많이 불리고 있다.
직접 동대문 상인들에게 매일 수천잔의 커피 배달을 하며 카페를 운영하던 그는 "코로나19 직전에 커피 사업 쪽으로 더 키워보고 싶어 사업단지 쪽에 나온 매물을 인수했다"면서 건물주까지 된 사실을 전했다.본인의 건물에서 로스팅부터 커피 판매,스마트스토어 물품 관리까지 할 수 있게 된 것.노유민은 "운이 좋았다"며 "내 건물이 있던 덕분에 어려웠던 코로나19 시기도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유민이 운영하는 카페 노유민코페S는 인천 청라국제도시 인근에 있다.골목만 넘어가면 대단지 아파트촌이 즐비하지만,옆에는 상가를 찾아보기 힘든 공업단지였다.그럼에도 노유민의 건물까지 찾아와서 그의 커피맛을 보는 사람들이 이어졌다.손님이 오면 노유민은 능숙하게 기기를 작동시켰고,단숨에 깔끔하게 뒷정리까지 해냈다.로스팅부터 커피 추출까지 모두 노유민이 직접 했다.
"연예인의 삶이 불안정해 처음 창업을 고민할 땐 PC방을 하고 싶었다"는 노유민은 "아이들을 생각해 아내의 제안을 받아들여 카페를 하게 됐다"고 했다.PC방은 유흥가 주변에 차려야 하니,아이들이 다니기에 안전한 곳에 열 수 있는 카페를 택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후 "이젠 제가 더 커피에 빠졌다"면서 가게에만 11개의 추출기가 있다고 소개했다.자랑하고 싶은 '신상'으로 10개월 전에 구입한 770만원짜리 추출기를 꼽으며 "모든 차가 도로 위를 달리지만,경차와 스포츠카,토토 노 키 코드세단의 엔진,승차감이 각기 다르듯 기기들도 각각의 특징이 다르다"는 커피 '덕후'다운 설명을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노유민의 카페에는 로스팅 기기 등 장비만 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만 목동과 신월동,동대문까지 3개 지점을 운영했던 노유민은 "이곳은 원래 매장이 목적이 아니었다"며 "몇년간 고생하면서 아내도 '장사는 그만하고 싶다'고 했고,로스팅과 납품,스마트스토어를 하면서 물류 택배만 보낼 목적으로 이 건물을 매입하게 됐다"고 전했다.실제로 이곳에 오면서 노유민은 서울에서 운영 중이던 3개 가게 모두를 정리했다.
하지만 인근에서 식사 후 커피를 마시려는 사람들이 하나 둘 찾아오기 시작했고,"잠깐 앉았다 갈 의자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에 집에서 쓰지 않던 테이블과 의자를 갖다 놓았던 게 카페의 시작이었다.그럼에도 자연스럽게 쌓여있는 커피 관련 물건들과 로스팅 기기에서 나는 진한 커피향이 특색있다는 평이다.여기에 딸 노엘 양이 어린 시절 그린 그림이 곳곳에 전시돼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곳은 전혀 연고가 없는 곳이에요.이전엔 오목교역 인근에 지하 상가를 얻어 로스팅을 했는데,인근 아파트 주민들에게 민원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그래서 건물을 인수하겠다 마음먹은 후,편하게 (로스팅을) 하고 싶어서 산 밑,산업단지만 찾아봤죠.건물을 매입하면서 월세는 안내니까 삶이 더 윤택해진 거 같아요.(월세만큼) 덜 벌어도 되니까."
"정확한 매출은 공개하기 힘들다"고 했지만,카페 매출과 원두와 커피,텀블러,머그컵 등을 판매하는 스마트스토어 매출의 비중은 "반반 정도"라고 했다.'카페 사장'이 아닌 '커피 사업가'인 셈이다.
처음 카페를 운영하면서 기대했던 여유대신 설거지를 많이 해 주부습진에 걸리고,"카페에서 음식 냄새가 나면 안되니 창고에 몰래 숨어 밥을 먹었다"던 노유민이었다.여기에 2014년 5월 '노유민코페'라는 상호로 카페 영업을 시작한 이후 상표권 브로커로부터 피소 당하기도 했다.상표권브로커들은 사업하고 있는 상표에 대한 상표권을 먼저 등록한 후 합의로 돈을 요구하는데,노유민은 이에 응하지 않고 수사를 통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10년 넘게 카페를 운영하며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노유민이 커피를 포기하지 않은 건 "그만큼 재밌어서"라고 했다.바리스타 자격증을 공부하고,라떼 아트를 연습하고,각종 기기들을 사용하며 탐구하고 맛을 비교해보는 모든 과정들이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커피를 좋아하니까 관련 단어나 정보들이 머리 속에 그냥 들어오더라고요.외국에서는 커피에서도 매운 맛이 난다고 해요.그래서 '스파이시'라고 표현하는데,우리나라는 '맵다'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칼칼하다'거나 다양한 표현이 있잖아요.그리고 매운 맛도 청양고추를 생으로 한 건지,유전자 룰렛 온라인 무료 시청말렸는지,고추장의 매운 맛인지 다 다르고요.이런 디테일들을 비교하는 것도 재밌어요."
이제 각종 바리스타대회 심사위원으로 초빙될 만큼 커피 업계에서도 인정받는 위치에 올랐다.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유튜브 채널 '안스타'에서 1년 넘게 고정으로 출연하며 리뷰 콘텐츠를 선보였는데,꼼꼼하고 박학다식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최근에는 "창업과 커피 관련 강연도 많이 다닌다"면서 "'쟤가 해봤자 얼마나 하겠어' 했던 이 업계 오래계셨던 분들에게 이제는 조금씩 인정 받는거 같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무대에 섰고,수많은 무대에 올랐지만,슈퍼벳 카지노강연자로 사람들 앞에 설 땐 많이 다르더라고요.무대를 마치고 내려오면 '해냈다'라는 느낌도 있지만,'끝났다'라는 허탈감도 있어요.아이돌들이 우울증이 많이 오는 이유가 그런 감정 때문인 거 같아요.그런데 강연이나 세미나를 가면 환호성은 아니지만,'배우고 싶다' 이런 초롱초롱한 눈빛들이 느껴져요.성취감도 다르고,뿌듯함도 있고요."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모습이지만,"프렌차이즈 사업은 관심이 없냐"는 질문에는 단칼에 "없다"고 하는 노유민이었다.자신의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브랜드인데,프렌차이즈로 운영하다보면 점주들과 이견이 생긴다는 것.
"예전에 많진 않지만,가맹점 사업을 몇개 했는데,잘해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실망도 많이 했어요.위생 관리도 그렇고,문제가 생길 수 있어 금지했던 메뉴를 저 몰래 자체적으로 팔고 있고요.그 매장에서 실망한 사람들은 저에게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고,직원들도 저에게 연락을 해요.그래서 가맹점 사업은 아예 하지 않기로 했어요."
'커피 사업가' 노유민의 최종 목표는 "커피 농장 인수"라고 했다."가까이에 있는 건 베트남,먹튀플러스인도네시아 쪽인데 아내는 파나마가 좋다고 하더라"며 웃는 노유민이었다.그러면서 "제대로 하려면 (커피 농장) 투어도 다니고,어느 정도 제가 하고 있는 것들도 줄여야 한다"면서도 자신의 농장에서 생두를 재배해 로스팅해 판매하고 싶다는 꿈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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