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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사업전환 비결’분석해보니
아이폰 카메라 공급에 실적·주가 좌지우지
2022년 LG전자 공장 인수로‘大변신’박차
구미에 로봇·AI 집약된 최첨단 생산시설 구축
FC-BGA로 2030년 조 단위 매출 달성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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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회사 어때?>
세상에는 기업이 참 많습니다.다들 무얼 하는 회사일까요.쪼개지고 합쳐지고 간판을 새로 다는 회사도 계속 생겨납니다.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도,수년을 하던 사업을 접기도 합니다.다이내믹한 기업의 산업 이야기를 현장 취재,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쉽게 전달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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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구미)=김현일 기자] LG이노텍은 지난 2022년 6월 2800억원을 투자해 경북 구미에 위치한 LG전자 A3공장 인수를 결정했다.
A3공장은 원래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액정표시장치(LC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을 생산하며 LG전자 TV 사업의 역사를 함께 한 상징적인 곳이었다.
이후 태양광 패널 생산시설로 전환했으나 LG전자가 중국 저가공세 탓에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LG이노텍이 매수에 나섰다.
LG이노텍의 품에 안긴 A3공장은 1년 여 만에 인공지능(AI) 기술과 로봇 솔루션이 총 집약된 최신식 생산시설로 변신했다.
LG이노텍은 이곳에‘드림팩토리’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이고 지난해 2월 고성능 반도체 기판‘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양산의 닻을 올렸다.
애플의 카메라 모듈 공급자로만 시장에 각인된 LG이노텍이 고민 끝에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것이 바로 FC-BGA다.FC-BGA를 양산하는 구미 드림팩토리는 LG이노텍의 수익 다변화와 미래 성장을 이끌 생산거점이다.
앞서 LG이노텍은 2022년 2월 4130억원의 FC-BGA 시설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강민석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장(부사장)은 “경쟁사들과 비교해 저희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우리만의‘무기’가 필요했다.그것이 바로 드림팩토리”라고 강조했다.
2022년 FC-BGA 사업 진출…AI 열풍 타고 특수
LG이노텍은 후발주자이지만 1995년부터 30년간 반도체 기판 사업을 통해 쌓은 기술력과 경험을 발판으로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22년 2월 사업 진출 선언 뒤 4개월 만에 네트워크 및 모뎀용 FC-BGA와 디지털 TV용 FC-BGA 양산에 성공한 것도 통신용 반도체 기판 사업에서 축적한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칩을‘두뇌’에 비유한다면 반도체 기판은 뇌에서 전달하는 정보를 각 기관에 연결해 전달하는‘신경’과‘혈관’이라고 할 수 있다.반도체 칩과 메인보드 사이에서 전기 신호가 원활히 오갈 수 있도록 중간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그 중 FC-BGA는 이름부터 복잡한데 뜯어보면‘볼 그리드 어레이(BGA)’는 칩 표면에 공(볼) 모양의 금속 돌기를 격자무늬(그리드)로 배열(어레이)하는 방식을 뜻한다‘뒤집다’라는 뜻을 가진 플립(flip)에서 알 수 있듯 플립칩(FC)은 말 그대로 칩을 뒤집었다는 의미다.
종합하면 FC-BGA는 공 모양의 금속 돌기를 배열한 칩을 거꾸로 뒤집어 아래에 있는 기판과 맞닿게 하는 방식이다.이때 금속 돌기가 둘 사이에서 신호를 연결하는 범프 역할을 한다.
칩을 뒤집어서 기판과 직접 밀착시켰기 때문에 칩과 기판 간의 거리가 줄어 그만큼 신호 전송속도가 빠르고 신호손실은 적은 것이 특징이다.동시에 제품 자체의 두께를 줄일 수 있는 이점도 있어 다른 반도체 패키지 기판보다 층을 높게 쌓을 수 있다.
AI 시대가 열리면서 고성능 반도체 칩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FC-BGA의 존재감도 급부상했다.PC를 비롯해 서버,네트워크,원주쌀 토토미자동차,휴머노이드 로봇 등 고성능 반도체가 들어가는 곳마다 FC-BGA를 필요로 한다.
LG이노텍은 FC-BGA 시장 규모가 올해 11조3000억원에서 2030년 20조4000억원으로,연평균 10.3%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日 선도 기업 추격…5년 내 조 단위 매출 목표
현재 FC-BGA 시장은 대만 유니마이크론과 일본 이비덴 등이 선도하고 있다.국내에서는 LG이노텍에 앞서 삼성전기가 뛰어들어 역량을 키우고 있다.
이제 막 첫 발을 뗀 LG이노텍의 FC-BGA 매출 규모는 아직 수백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올해가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기점으로 꼽힌다.
LG이노텍은 단기간에 성장 속도를 올려 2030년 조 단위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수익은 내후년부터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민석 부사장은 “2~3년 내 일본 선도업체의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이노텍은 현재 글로벌 빅테크 기업 두 곳으로부터 PC용 FC-BGA 수주를 받아 양산 중이다.
강 부사장은 “올해 PC용 FC-BGA 사업에서 글로벌 톱 5에 들어가는 고객사를 추가했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고객사와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엔 PC용보다 고난도 제품인 서버용 FC-BGA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서버용 FC-BGA는 PC용보다 기판 면적이 4배 이상 크고,층수도 20층 이상으로 2배 이상 높다.기술 난도가 높지만 그만큼 수익성도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강 부사장은 “내부적으로는 이미 20층 이상의 라지 사이즈 FC-BGA에 대해 검증을 마쳤다.실질적으로 기술은 확보가 돼 있다”며 “이제 양산 관점에서 어느 정도의 수율로 의미 있게 구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이폰 카메라 공급 경쟁 심화…신사업 수익 창출 절실
LG이노텍은 작년 한 해 카메라 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에서 전체 매출의 84%에 해당하는 17조8000억원을 거뒀다.광학솔루션사업부의 영업이익은 5966억원으로,역시 전체의 84.5% 수준이다.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 의존도는 2022년 81.5%에서 2023년 83.9%,2024년 84%로 매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애플 아이폰에 공급하는 카메라 모듈 사업 성적이 그 해 LG이노텍 전체 실적을 좌우할 만큼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아이폰의 판매 실적에 따라 LG이노텍의 주가도 매번 크게 출렁이고 있다.최근에도 미국의 관세 부과로 아이폰 판매 가격이 300만원까지 급등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LG이노텍의 주가가 장중 크게 하락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 업체들의 애플 공급망 진입도 LG이노텍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애플 공급망에서 LG이노텍이 차지했던 점유율이 줄고,카메라 모듈 판매 가격까지 떨어지면 이는 고스란히 실적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올 1분기의 경우 역대 최대 매출에도 불구하고시 카메라 모듈 사업의 경쟁 심화 등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9% 감소한 1251억원에 그쳤다.
이처럼‘아이폰 뉴스’에 따라 출렁이는 LG이노텍의 실적·주가 변동성을 잡기 위해 FC-BGA 같은 신사업의 빠른 성장은 여느 때보다 중요하게 평가된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은 4월 CEO(최고경영자) 메시지를 통해 “기판소재사업은 신규 사업의 경우 수율 확보와 품질 안정화에 집중하고 기존 사업은 고객 물량 확보를 통한 성과 극대화에 집중하자”고 주문했다.
LG이노텍은 FC-BGA와 함께 유리기판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강 부사장은 “업계에서 제대로 유리기판을 양산하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저희도 당연히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고,디아블로2 도박전략 고객과 함께 발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얇고 매끄러운 표면을 구현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플라스틱 기판은 표면이 고르지 못해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메모리 등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기판 위에 얹어 패키징할 때 중간에 실리콘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단점을 상쇄하고 있다.이로 인해 전체 패키징이 두꺼워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반면,유리기판을 사용하면 더 많은 칩을 얹으면서도 패키징 두께는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차세대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
문혁수 대표는 올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유리기판 생산 장비가 올 10월 반입될 예정으로 연말부터 자체 유리기판 개발을 본격화 할 것”이라며 “빅테크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2027~2028년을 상용화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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