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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간 코브라,탑텐 룰렛블랙맘바 등 맹독 주입
피에서 항체 추출… “다양한 독에 효과”
미국에서 코브라 등 맹독을 가진 독사에 일부러 물린 남성이 '만능 해독제' 개발에 투입됐다.
2일(현지 시각) 영국 BBC ·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만능 해독제는 전직 트럭 정비사인 팀 프리드(57)씨의 피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프리드씨는 과거 뱀을 다룰 때 스스로를 보호하고 싶어 했다.이에 코브라,블랙맘바,방울뱀,타이판,크레이트,타이거스네이크 등 치명적인 독을 가진 뱀에게 물려 면역력을 키우는 자체 실험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이집트 코브라 두마리에게 잇따라 물려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다.하지만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이런 실험을 계속했다.결국 그는 18년 간 독사에게 200번 넘게 물렸으며,전 대륙에서 모은 뱀독을 스스로에게 700회 이상 투여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40만 건 이상의 뱀 물림 사고가 발생한다.주로 아프리카,아시아,라틴 아메리카 등 지역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사지 절단,실명,개방성 궤양 등으로 이어지며 심한 경우 환자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사망자만 매년 14만명 가까이 발생한다.
뱀독은 수 세기에 걸쳐 뱀들이 진화한 끝에 지구상 가장 복잡한 독극물이 됐다.알려진 독사 종류만 650종에 달하며,같은 종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독의 종류가 달라 해독 치료가 매우 까다롭다.그래서 뱀에 물린 환자가 빠르게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하더라도 정확한 해독제를 투여하기 어려워 심각한 후유증이 남기도 한다.
그러던 중 생명공학 회사인 센티백스는 2017년 신문 기사를 통해 자신의 몸에 뱀독을 주입해 항체를 기르고 있다는 프리드 씨의 사연을 접했다.
센티백스 최고경영자인 제이콥 글랜빌 박사는 프리드 씨에게 연락을 취해 그의 혈액으로 여러 종류의 뱀독에 효과가 잇는 '광범위 중화항체'를 개발하기로 했다.
뱀의 독은 종마다 달라 해독제도 모두 달라져야 하지만,모든 뱀독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부분을 표적으로 삼는다면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는 해독제를 개발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글랜빌의 연구팀은 프리드 씨의 혈액에서 항체를 추출했고,동물 실험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독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쥐 실험에서 그의 혈액을 기반으로 만든 항독제 칵테일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가장 치명적인 뱀으로 분류한 코브라과의 엘라피드 19종 중 13종에 대한 완벽한 항독 효과를 보였다.나머지 6종에서도 부분적(20~40%)인 항독 효과가 있었다.
글랜빌 박사는 “전례 없는 효과”라며 “현재 해독제가 없는 엘라피드의 독에도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해독제가 상용화되려면 아직 더 많은 연구와 실험이 필요하지만,이 기술이 임상에 적용되면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연구팀은 모든 독에 작용하는 해독제 칵테일 또는,뱀독을 크게 두 가지(elapids,viperids)로 나눠 개발할 계획이다.
프리드 씨는 “이런(해독제 개발 지원 요청) 연락을 기다려왔던 것 같다”면서 “(연구를 통해) 인류에게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Cell)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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