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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구진 “제주 해녀 잠수능력은 유전자 변이 결과” 제주 해녀의 놀라운 잠수 능력 비결은 유전자 변이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제주해녀박물관/유네스코 
“열살 전에도 여름만 되믄 할머니,엄마,이모,바카라 게임 방법 슬롯보증고모,맘벳슬롯보증언니 따라 바당갔주게.애기물터에서 벗들이영 보말,소라 잡앙 구워먹고예.학교 다닐 땐 조퇴행 바당 강 엄마 도와줜마씨.시집왕 애기 다 키워 놓고 (어촌계) 가입행 물질헌지가 40년 됐수다.”
7일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바다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던 고송자 고내어촌계장은 한겨레와 한 전화 통화에서 “훈련이라 할 것도 없이 먹고살기 위해 자연스럽게 물질을 시작했다”고 말했다.넷플릭스 드라마‘폭싹 속았수다’에서 딸에게 물질하지 말고‘푸지게 살라’고 했던 애순 엄마 전광례처럼,고 계장도 자식만은 푸지게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평생 물질을 해왔다.
환갑이 넘은 고 계장은 지금도 하루 3~4시간씩 산소마스크 없이 차가운 바닷속에서 1분씩 숨을 참고 소라,문어,전복,성게를 딴다.평생 해온 일이지만 수면 위로 올라올 때마다 “아이고,살았구나 하는 마음에‘호이’하고 숨비 소리(바닷속에서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가 물 밖으로 나오면서 내뿜는 휘파람 소리)가 나온다”고 했다.드라마에서‘개점복’따느라 가장 늦게 물 밖으로 나오던 애순 엄마는 29살에 숨병(잠수병)으로 세상을 떠났지만,다행히 고 계장은 “귀는 잘 안 들려도 숨병은 없고 폐활량도 괜찮다”고 했다.
고 계장 같은 제주 해녀는 과학자들에게도 연구 대상이다.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록된 제주 해녀는 임신부든 80대 노인이든 호흡 장비 없이 차가운 바닷물에서 잠수할 수 있는 능력으로 주목받아왔다.지난 2일 국제학술지‘셀 리포츠’(Cell Reports)에 실린 국제연구진의 보고서에 따르면,그 비결은 유전자 변이에 있다.
연구진은 각각 30명씩 제주 해녀,해녀가 아닌 제주 여성,한반도 내륙 여성의 유전자 변이를 비교한 결과,제주 해녀에게만 나타나는 내한성 및 혈압 저하 관련 변이 2개를 확인했다.실험에 참가한 해녀들은 모두 고 계장처럼 최소한 3대째 해녀를 한 집안 출신이었다. 물질을 마치고 나오는 제주 해녀.제주도 제공 
연구진은 평균 나이 65살인 실험 참가자들이 차가운 물에 얼굴을 담그고 숨을 참는‘모의 잠수’실험을 하는 동안 심박수와 혈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했다.그 결과 모든 참가자의 심박수가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지만,해녀의 심박수는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잠수 중 심박수가 낮아지는 것은 에너지와 산소 소비량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유전체 분석 결과는 더 놀라웠다.해녀든 아니든 제주 여성의 유전체는 내륙 여성과 달랐다.제주 여성의 33%는 혈압 장애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유전자를 가졌지만,내륙 여성은 7%만 그런 유전자를 보유했다.추위를 견디는 성질인 내한성에서도 유전적 차이가 확인됐다.모든 제주 여성이 같은 조상 집단에서 유래했다는 걸 시사한다.연구를 이끈 멀리사 일라도 교수는 “제주 사람은 유전자로 보면 모두 해녀이며 단지 잠수 해녀와 비잠수 해녀로 나뉠 뿐”이라고 말했다.연구진은 제주인과 내륙인의 유전적 변이 궤적이 달라진 시기를 5000~7000년 전으로 추정했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다이애나 아길라르 고메스 박사후연구원(생물학)은 “이건 모든 사람이나 모든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마치 초능력을 가진 것과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