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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어진동 기획재정부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2차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에,윈 내기 프로모션내년 예산은 어떻게 처리하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9일 기획재정부 한 인사는 오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 이후 새로운 집권 세력이 나라살림을 어떻게 꾸릴 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이번 대선이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대선인데다 선거 일정과 예산 일정이 따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인 대선의 경우 인수위를 거쳐 새 정부가 출범한다.예산 일정 역시 인수위 과정에서 정부와 새 집권세력이 손을 맞춰 조율한다.윤석열 정부가 취임 3일 만에 추경 예산안을 발표할 수 있던 것도 인수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그러나 이번 대선은 지난 2017년과 마찬가지로‘보궐선거’인 탓에 6월 3일 대선 이튿날인 4일 즉시 출범해야 한다.
정책은 법률과 예산이라는 양 날개로 난다.예산이 없는 법률은 무용하다.
이 때문에 다음 정권을 준비하는 이들이 정권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려면,선거운동과 무관하게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전에 공약 관련 예산안을 준비해 4일 신속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당장 2025년 예산을 수정하고,2차 추경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선 기재부로부터 중기사업계획서와 2025년 예산안 편성지침 세부지침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약 여느 대선과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출범하는 정부라고 한다면,인수위 과정에서 기재부와의 협업을 통해 손발을 맞춰 올해 예산안 수정을 진행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각 부처가 기재부에 제출한 중기사업계획서는 예산 편성의 시작점이다.대선 이후 예산의 방향을 정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그러나 기재부는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3월 제출된‘2025년 예산안 편성지침’세부 지침도 확보해야 한다.기재부는 매년 3월말까지 각 부처에 예산 편성지침을 통보하고 부처들은 이에 따라 예산 요구서를 작성하지만,이 역시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올해 예산안 수정 뿐 아니라 2026년 예산 편성 역시 지금부터 부지런히 준비하지 않는다면,새 정부 뜻대로 예산을 편성하기 어렵다.
통상 기재부는 5월 31일까지 각 부처에 1차 예산 요구서를 제출토록 요구한다.6월 4일 정부 출범 전 이미 예산안 초안이 작성되는 셈이다.예산안 초안은 각 부처와 기재부와의 협의 ·조정을 거쳐 9월 2일 국회에 제출된다.이대로라면 다음 정권을 준비하는 이들은 각 부처의 예산 요구서와 설명서,통계목 등 관련 자료를 차분하게 살펴볼 여유가 없다.아직 선거 운동이 진행되는 중이지만,중복 사업이나 축소할 사업을 사전에 분석·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재부가 통 큰 결단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급변해야 하는 시기에 변화 없는 재정 운영은 이후 독”이라며 “누가 다음 정권을 운영하든,보궐 정권은 예상치 못한 일에 더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기재부도 통 큰 결단을 내려 정보를 공개하고,정치 세력과 전문가들이 다음 정부를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재부 내부는 여전히 뒤숭숭한 분위기다‘설’로만 돌던 기재부 분리 가능성이 가시권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실제 대통령 후보 중 지지율 1위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달 27일 “기재부가 정부 부처의 왕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게다가 민주당은 이미 기재부의 가장 큰 무기인 예산편성권을 떼놓자는 법안을 두 건이나 발의한 상태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일정만 보면 예산권이 막강하다고 지적해왔던 현재 기재부 시스템으로도 새 정부의 예산 반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예산권 없이 다른 부처를 지휘하라면 그쪽에서는 말을 듣겠냐”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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