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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서 불티 막기위해 물인 줄 알고 뿌려
법원,파워볼 세금 없는 주50대에게 금고 8개월·집행유예 2년

[부산=뉴시스] 부산 영도구의 한 조선소에서 수리 중이던 원양어선 A호(423t)의 갑판상부 2층 내부에서 불이 났다.(사진=뉴시스 DB).*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선박에서 용접작업을 하다가 실수로 물병에 든 시너를 뿌려 불을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가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7단독 목명균 판사는 업무상실화 혐의로 기소된 A(50대)씨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3년 4월4일 오전 원양어선 B(423t)호에서 휴게실 벽면 철판을 잘라내고 새로운 철판을 붙이는 용접 작업을 하고 있었다.

A씨는 식당 탁자 위에 있던 인화성 물질인 '시너'가 담긴 페트병을 생수로 오해해 작업 장소로 가져왔다.이후 A씨는 불티를 방지하기 위해 석면포에 물을 뿌린다고 생각했지만 시너였고 결국 용접 작업을 하다가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이 화재로 선박 휴게실과 식당,닌텐도 마작패선실 등이 불에 탔고 선박 수리 작업자와 선원 등 32명이 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A씨 측은 법정에서 "이 사건 당시 생수통에 시너가 담겨있었다는 사실을 예견할 수 없었다"며 "A씨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목 판사는 "A씨는 용접 작업을 시작하기 이전 마스크를 내려 물에 담긴 액체가 시너인지 물인지 확인해 시너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목 판사는 양형에 대해선 "피해자는 상당한 규모의 손해를 입게 됐다"며 "다만 페트병에 시너를 담아두고도 시너가 담겨있다고 표시하지 않은 제3자의 과실 역시 화재 발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 A씨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A씨의 과실로 인해 발생한 피해액이 6억원을 웃돈다며 기소했다.

이에 대해 목 판사는 "보험회사가 제기한 구상금 청구사건에서 제출한 중간검정보고서에 기재된 견적가액은 4억원 정도로 공소사실의 수리비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그와 같은 수리비가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그렇다면 공소사실 중 수리 액수 부분은 '액수를 알 수 없는 금액'으로 축소해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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