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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실직자,부산서 과자 등 수십 차례 훔치다 검거
소액절도 최근 급증…부산 5년 만에 '2배 이상' 증가
경제지표 '빨간불'일 때,카지노 로얄 오메가소액절도 사건 덩달아 폭증
전문가 "범죄 재발 예방 위해 복지서비스 연결 필요" 
경기 침체와 고물가 등으로 서민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는 가운데,'생계형 범죄'인 소액 절도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범죄 예방을 위해서라도 사회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대 남성 A씨는 지난달 18일 상습적으로 물건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부터 4달 동안 부산 동래구 일대 무인점포 5곳을 돌며 31차례에 걸쳐 50만원 상당의 물건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그가 훔친 물건은 대부분 과자 등 식품이었다.
A씨의 범행 이유는 '생계 곤란'이었다.다니던 직장이 문을 닫아 갑작스레 실직한 그는 생계가 막막해지자 물건을 훔쳤다고 경찰에 진술했다.부산 동래경찰서 관계자는 "실직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일자리도 구하지 못하자 배가 고플 때마다 무인점포에서 어느 정도 배를 채울 수 있는 과자 등을 훔쳐 먹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씨 사례와 같은 소액 절도 범죄는 최근 급증하고 있다.부산경찰청 집계 결과,부산지역에서 발생한 피해액 10만원 이하 소액 절도 범죄는 2018년을 기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2018년 3189건이던 소액 절도는 2021년 4584건으로 소폭 늘었다가,2022년 6900건으로 폭증했다.2023년은 7145건으로 더 늘어 5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단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다.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전국 10만원 이하 절도 범죄는 2018년 4만 583건에서 지난해 10만 7138건으로 폭증했다.전 세계를 휩쓴 금융위기 사태 직후인 2009년 최고치를 기록한 뒤 줄어드는 추세였으나,2018년을 기점으로 서서히 증가해 2022년부터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대형마트 모습.황진환 기자 
소액 절도 범죄 증가는 경기 악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소액 절도 증가세의 기점이 된 2018년은 주요 경제 지표들에 적신호가 켜진 때다.당시 통계청은 취업자 수와 수출액 등 10대 경제 지표 가운데 9개 분야를 '둔화' 또는 '하강'으로 진단했다.그해 8월 실업자 수는 113만명에 달했고,청년실업률은 10%까지 치솟아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액 절도가 대폭 급증한 2022년은 고물가가 서민층을 위협했다.연간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도보다 5.1% 증가했는데,이는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 기록한 7.5% 다음으로 큰 증가율이었다.올해도 경제성장률이 역대 4번째로 낮은 0.7%대로 전망되는 등 불경기가 이어지는 실정인 탓에 소액 절도 등 생계형 범죄도 덩달아 증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액 절도는 주로 편의점이나 동네 마트,무인점포 등에서 발생해 피해자 역시 영세 소상공인일 확률이 높다.전문가들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층이 절도 범죄 피해로 이중고를 겪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복지 서비스를 더 정교하게 제공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동의대 경찰행정학부 최종술 교수는 "기본적으로 아무리 소액이라도 절도는 엄연히 사회에 피해를 주는 범죄라는 인식은 공유돼야 한다.다만 경제적 어려움이 범죄로 이어진다면 예방 차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소액 절도 피의자를 엄정히 수사하는 것에 더해 범죄 재발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지자체나 관련 기관을 통해 복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 주거나,경제적으로 자립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