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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휴전 먼저" 고수했지만
트럼프 만남압박에 입장 선회
"15일 튀르키예서 기다릴것"
푸틴이 대화 나설지는 미지수
회담 불발땐 상황악화 가능성 
우크라이나 전쟁이 오는 15일 중대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 속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제3지대인 튀르키예에서 양국 간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합의하면서 실제 협상 테이블에 두 정상이 직접 나설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그 자리에서는 구체적인 휴전 조건을 둘러싼 치열한 수싸움도 전개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 저녁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나는 목요일(15일) 튀르키예에서 푸틴을 기다리겠다.직접"이라고 밝혔다.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열린 새벽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당국에 오는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협상을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단기간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언하고도 공습을 이어나가던 푸틴 대통령이 돌연 협상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그런데 푸틴 대통령의 깜짝 제안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협상의 급을 '정상'으로 높여 다시 기습 제안한 것이다.
전날 유럽 4개국(영국·프랑스·독일·폴란드) 정상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러시아에 12일부터 30일간 육해공에서 전면 휴전하라고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주고받기 식으로 협상을 제안하는 과정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도 있었다.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젤렌스키를 향해 당장 푸틴과 회담하라고 촉구하는 메시지를 소셜미디어에 올린 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바뀐 입장문이 나왔다.3자 간 긴박한 수싸움 속에 15일 협상 여건이 조성되면서 성공적인 개최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회담 자리를 제공하게 된 튀르키예도 적극 협조할 것임을 밝혔다.하지만 실제 회담 성사 여부와 협상장에 누가 들어설지를 두고 추측만 있을 뿐이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진부터 고위급에 이르기까지 세부 논의를 거치는 일반적인 외교 관행에 비춰봤을 때 적국 정상이 15일 당일 한 테이블에 앉는 것은 시간상 무리라는 평가도 있다.특히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 임기가 끝나 정통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번 회담 성사 전망을 어둡게 한다.푸틴 대통령이 회담에 직접 등장하지 않으면 이를 이유로 우크라이나 측이 회담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도 커진다.
알자지라는 "푸틴 대통령이 협상장에 나오지 않으면 러시아가 전쟁을 멈추려는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치적 체스게임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BBC는 "양측 모두 원칙적으로는 협상 재개에 동의했으나 협상과 실제 합의는 전혀 별개"라면서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그 간극은 여전히 크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스탄불에서 대면하면 2019년 12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쟁을 중재하기 위해 독일·프랑스 정상과 함께 4자가 파리에서 '노르망디 형식'으로 회담한 이후 두 사람이 5년5개월 만에 만나는 것이다.
[김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