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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 주도의 11번가 매각,프리미어리그 최소 실점수개월째 답보…의지 부족한 대주주
투자 유치한 임원들은 회사 떠나고 11번가 매각은 그룹 뒷전
국민연금은 '대주주도 포기한 기업'이란 인식이 퍼질까 우려

이 기사는 06월 17일 15:3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초 재무적투자자(FI) 주도로 추진된 11번가 매각이 본격적인 절차 개시를 앞두고 수개월째 답보 상태다.매각 구조를 위한 협의가 미뤄지고 있는데,프리미어리그 최소 실점대주주인 SK스퀘어의 소극적인 협조 의지가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FI와 기관투자가들은 '대주주도 포기한 기업'이란 인식이 매각에 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다.양측 간 갈등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면서 최근 FI와 협상으로 갈등을 봉합한 신세계 SSG닷컴 사례가 비교 거론되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의 11번가 매각 작업은 지난 2월 티저레터 발송 단계에서 멈췄다.당초 지난달 투자설명서(IM) 배포가 예정돼 있었지만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주요 인수후보들을 상대로 수요조사는 마쳤지만 대주주인 SK스퀘어와 매각 구조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매각은 최대주주(지분율 80.26%)인 SK스퀘어가 아닌 18.18%를 보유한 FI들이 주도한다.PEF 운용사인 H&Q코리아와 이니어스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이다.SK스퀘어가 작년 11월 FI 지분을 사갈 수 있는 권리(콜옵션) 행사를 최종 포기하면서 FI 주도로 재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11번가 매각은 대주주가 아닌 소수주주인 FI가 주도하는 매각이라 SK그룹 내에서도 주요 우선순위가 아니고 임원들이 그룹과 협의없이 자체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기도 힘든 분위기"라며 "상대적으로 SK 측의 매각 협조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FI와 기관투자가(LP)들 사이엔 적극적으로 매각에 협조하지 않는 SK의 태도에 볼멘소리가 나온다.자칫 원매자들에게 '대주주도 버린 기업'이란 인상을 줄 수 있어 매각전 흥행에 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다.

앵커 LP인 국민연금은 SK에 대한 배신감이 특히 큰 분위기다.국민연금은 H&Q 블라인드 펀드뿐 아니라 H&Q-이니어스 프로젝트 펀드에도 3500억원을 더 태웠다.11번가를 포함해 SK에 대한 익스포저가 한도에 차있을 정도로 많은 투자를 진행해온 만큼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깊어졌다.

SK가 작년 말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때부터 SK에 대한 국민연금의 신의는 이미 깨진 상태였다.풋옵션 조항이 걸리면 투자자들의 투자금이 회계상 자본이 아닌 부채로 계상된다는 점에서 당시 SK의 편의를 돕고자 풋옵션을 넣지 않고 드래앤콜을 최종 투자 조건으로 결정했다.일종의 선의 표시였지만 SK가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면서 양측 간 갈등도 시작됐다.

FI와의 갈등을 조기에 봉합시킨 신세계 SSG닷컴 사태가 비교 사례로 거론된다.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BRV캐피탈은 지난달부터 풋옵션 행사를 두고 신세계그룹과 대립해왔다.법적 분쟁까지 발발할 위기였으나 신세계가 연내까지 새 FI를 찾지 못하면 이들 지분을 되사주기로 약속하면서 협상이 극적 타결됐다.한 관계자는 "SSG닷컴 갈등을 적극적으로 봉합한 신세계그룹과 대조적으로 SK는 11번가 사태 갈등을 해결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SK스퀘어 측은 이에 대해 "올 한 해 11번가 수익성 개선에 최선을 다하고 여러 이해관계자에게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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