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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5월 20일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에어포스원이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에 착륙하는 모습./뉴스1
미국 트럼프 정부가 카타르 왕실로부터‘하늘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보잉 747-8 항공기를 선물로 받아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하기로 했다.

11일 미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는 카타르 왕실의 기부금으로 고급 보잉 747-8 비행기를 대통령 전용기인‘에어포스원’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이어 여러 관계자를 인용해 “이는 미국 정부가 받은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 선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오는 13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 등을 순방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카타르의 항공기 기증 발표는 수일 내 이뤄질 예정이다.이 비행기는 트럼프 대통령 퇴임 후에는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에 기증될 예정이다.NYT는 “이는 대통령 임기가 끝난 뒤에도 트럼프가 사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보잉 747-8 항공기 한 대의 가격은 약 4억 달러(약 5598억원)이다.트럼프 대통령의 현재 개인 전용기인‘트럼프 포스원’은 보잉 757 기종으로 1990년대 초 비행을 시작했다.트럼프 대통령은 2011년 중고로 해당 비행기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 팜비치 국제공항에 착륙한 에어포스원에서 내리는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현재 미국의 대통령 전용기는 30년 이상 운용된 보잉 747 기종으로 정비가 자주 필요한 상황이다.이러한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 집권했을 때 보잉과 두 대의 747-8 기종을 대통령 전용기로 납품받기로 계약했으나,두 대 모두 2027년,2028년으로 인도가 연기됐다.게다가 이보다 인도 일자가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어,트럼프 대통령이 임기가 끝날 때까지 새 전용기를 아예 이용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정부가 카타르 왕실로부터 항공기를 선물받기로 한 데 대해 야당인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이들은 대통령의 공적 업무와 중동에서의 사적 사업 이익이 충돌하는 점,항공기의 비싼 가격,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후 이 비행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가정 등을 예로 들며 윤리적 문제를 제기했다.

애덤 시프 상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분명한 외국수익금지조항 위반”이라며 “노골적인 부패”라고 했다.소비자 권익 단체 퍼블릭 시티즌의 공동 대표인 로버트 와이즈먼도 “사기극으로 점철된 대통령 임기에서조차 이번 조치는 충격적”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하의 외교 정책이 매물로 나온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부가 40년 된 에어포스원을 대체할 747 항공기를 일시적으로 매우 공개적이고 투명한 거래로 무상으로 선물받고 있다는 사실이 비뚤어진 민주당을 괴롭혀 비행기 비용을 최고 달러로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세계적인 패배자”라고 맞받았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외국으로부터의 선물은 항상 관련 법을 완전히 준수하는 가운데 수용된다.트럼프 대통령 행정부는 완전한 투명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카타르 측은 “아직 논의 중인 제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카타르 정부 대변인인 알리 알안사리는 “현재 카타르 국방부와 미국 국방부 간에 에어포스원으로 사용하기 위한 항공기 이전 가능성을 검토 중이지만,해당 사안은 여전히 ​​각 법무부에서 검토 중이며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카타르 측이 당초 보잉 747-8 항공기를 트럼프 도서관에 기증하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에 사용하는 방안을 거론했으나 관련 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전했다.NYT는 “정부가 기증으로 인해 제기된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하는 본보기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사례”라며 “레이건 전 대통령은 퇴임 때 당시 퇴역한 대통령 전용기를 레이건 도서관에 기증했다.그는 이후 이를 사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으며,에어포스 원은 도서관에 전시돼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