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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10년차 교사 A씨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학생 지도를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학용품 등 물건으로 책상을 쉴새 없이 두드리는 학생에게 "집중력을 흐트릴 수 있으니 하지 말라"고 지도했지만 지시를 불이행하는 것은 물론 학용품을 A씨에게 던지며 폭행을 했다.A씨는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을 교육하고 전문 심리상담을 받도록 하면 좋겠지만 문제 학생의 학부모가 치료를 거부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리어 악성민원을 제기할까봐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최근 ADHD,품행장애 등으로 폭력성,충동 행동을 보이는 정서·행동 위기학생이 문제를 일으키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정서위기학생에게는 적절한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지만,위기학생이 상담과 치료,병원 연계 등 필요한 조치를 제때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교단의 지적이다.학교와 교육청이 '권고'가 아닌 치료를 강제할 수 있도록 개입 근거가 상세하게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서위기학생은 정서적·심리적 이유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거나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을 뜻한다.경기지역 한 교사는 "예전에는 반에서 한명 정도 이와 같은 아이들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2~3명으로 많아진 느낌"이라며 "틈만 나면 학교 밖으로 나가거나 교실 내에서 문제행동을 반복하는 아이들을 대응하느라 정작 수업에는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실제로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지난 21∼25일 2605명의 유·초·중·고·특수 교사를 대상으로 휴대전화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도 과정에서 학생에게 물리적 폭력을 당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22.9%가 '그렇다'고 답했다.이 단체가 지난해 발표한 '심리·정서·행동 위기학생에 대한 학교 현장 실태조사'에서도 전국의 유·초·중등·특수교육 교사 1992명 중 정서 위기 학생으로 인해 수업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방해를 받은 경험이 있는 교사는 93.5%(1841명)였다.

학교는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를 실시하고 정서행동특성 총점이 기준 점수 이상이면 '관심군'으로 보고 전문기관 의뢰 등의 2차 조치를 한다.문제는 이렇게 관심군으로 지정되고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에게도 학교가 '권고' 이상의 개입을 쉽게 할 수 없다는 점이다.보호자가 상담·치료를 거부하면 학교로선 더는 손쓰기 어렵다.

교육부의 '2025년도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및 관리매뉴얼'에도 전문기관의 의뢰와 학생에 대한 지속 관리 대상은 관심군(일반관리,우선관리) 학생으로 학부모 동의하에 전문기관에 의뢰한 학생이다.심층평가 및 관리 프로그램 지원 역시 검사 결과 기준 점수 이상인 학생 중 학부모가 동의한 학생에게 가능하다.

이에 따라 치료와 심리상담이 필요해보이는데도 학부모의 거부나 방치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적잖다.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관심군으로 분류된 21.2%(1만6288명)은 전문기관의 상담·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치료를 받지 않은 학생의 83.5%는 학생·학부모가 치료를 거부한 경우였다.

교육당국도 법 개정 등 대책을 마련 중이다.지난 3월에는 학생의 정서?행동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정서·행동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은 전문가 등의 의견을 바탕으로 상담·치료 등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토토 투자보호자가 학생에 대한 상담·치료 권고를 '정당한 사유 없이' 지속해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학생에게 상담 또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 시행을 앞두고 시행령 개정 작업 중"이라며 "현저하게 위기 학생이거나 긴급하게 지원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 최소한으로 전문가가 지원할 수 있게끔 하자는 취지로 전문가들과 교육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마련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교육계에선 더 강력한 제재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현재 개정된 법에는 치료 권고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교육감이나 학부모에 가해지는 별도 처벌 조항이 없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시행령에 관련 조항을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조 대변인은 "치료를 권고하는 교사들이 아동학대로 고소를 당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라도 아동학대처벌법과 교원지위법 등에 명확한 보호 조항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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