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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뱅킹은 1조1000억 역대 최대
직장인 구모(37)씨는 친구 아기의 돌 선물을 알아보다 부담이 들었다.금값이 너무 올라 돌반지 한 돈(3.75g)이 70만원에 육박했기 때문이다.구씨는 결국 납작하게 편‘0.5g 금수저’를 액자에 넣어 선물하기로 했다.구씨는 “현금을 주자니 정 없어 보이고 돌반지 중량을 줄이기엔 민망해서 그나마 잘 살라는 의미를 담은 금수저 액자를 10만원대에 샀다”고 말했다.

그래픽=백형선
금값이 고공 행진을 하면서 한때‘1g 돌반지’가 유행하기도 했으나 최근엔 이도 아닌 0.1~0.3g짜리 저중량 골드바나 금수저가 돌 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또 금 투자 열기에 은행권 골드뱅킹 잔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5일 국제 금값이 온스당 3322.3달러에 장을 마치는 등 지난달 11일 사상 처음 3200달러를 넘긴 이후 금값 고공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매인 룰렛트럼프 관세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며 금에 대한 매수세가 몰려 이날 아시아 등에서 장중 금값이 3360달러대로 2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온라인 금융 거래 서비스 플랫폼 IG마켓의 예프 준 롱 전략가는 로이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관세 문제를 거론하며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인 금으로 돌아와 이번 주 초 금값이 강하게 오르고 있다”며 “미 연방준비제도가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 신호를 보낸다면 금 상승 추세가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금은 저금리 환경에서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


6일 오후 서울 종로3가 귀금속 상가에서는 세공비에 따라 한 돈 돌반지가 57만~68만원,반 돈은 29만~37만원에 팔리고 있었다.한 상인은 “요즘 친조카 정도는 돼야 반 돈을 하고,할머니·할아버지들만 한 돈짜리를 찾는다”고 했다.

과거 2023년 3월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하며 돌반지 한 돈에 40만원이었을 때‘1g 돌반지’가 등장했는데,금값이 더 오른 최근에는 돌 선물로 이보다 무게를 더 줄인 저중량 금을 찾는 추세다‘금수저 물고 잘살라’는 뜻의 금수저가 대표적이다.처음 금수저가 돌 선물로 등장했을 때는 한 돈짜리 아이디어 상품으로 나왔고 모양도 입체적이었다.하지만 중량이 1g,0.5g 등으로 낮아지면서 최근엔 금수저도 납작해졌다.

0.1~0.3g짜리 골드바도 인기다.말이 골드바이지 카드에 가까울 정도로 얇지만 여기에‘첫돌‘백일’같은 문구를 새겨 선물하기도 한다.0.1g짜리가 3만원대이다.

높은 금값에 오히려 금을 선물하고자 하는 수요는 높은데 가격이 비싸니 중량은 줄이되 재미를 담은 상품이 뜨는 것이다.성모(32)씨는 어린이날을 맞아 초등학생 조카에게 0.5g짜리 콩알금 한 알과 유리병을 선물했다.그는 “돼지 저금통에 동전 모으듯 유리병에 금을 모아 부자 되라는 의미”라고 했다.어버이날을 앞두고 500원짜리 모양에 카네이션을 새긴 0.1g 순금 코인도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외 불확실성 속에 안전 자산으로 꼽히면서 금값이 뛰자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은행 계좌를 통해 0.01g 단위로 금을 사고팔 수 있는 은행권 골드뱅킹은 지난달 말 기준 1조1025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골드뱅킹을 취급하는 KB국민·신한·우리은행 잔액을 합산한 수치다.

이 은행들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3월 말 1조265억원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는데,한 달 새 760억원이 증가했다.작년 4월 말(6101억원)과 비교하면 1년 사이 두 배 가까이로 규모가 늘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팔고 있는 골드바는 품귀 현상이 벌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지난해 한 달에 100억~200억원대였던 은행권 골드바 판매액은 지난 2월 약 883억원으로 뛰기도 했다.당시 한국조폐공사와 한국금거래소 등에서 판매를 일시 중단하며 한때 골드바를 사기 어려울 정도였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골드바도 중량이 적은 상품이 인기다.은행들은 10g·100g 골드바는 예약 판매로 전환하는 등 제한을 뒀다.지난달 은행권의 골드바 판매액은 349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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