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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레오 14세는 첫 강복 메시지에서 평화를 빌었다.레오 14세는 선출 직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로 나와 이탈리아어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이라고 말했다.첫 미국 출신 교황이지만 이날 강복은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로 진행됐고 라틴어로 마무리됐다.영어는 쓰지 않았다.

그는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를 앞두고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와의 인터뷰에서 "조부모님은 모두 이민자였고,나는 가톨릭 가풍이 짙은 가정에서 자랐다"며 "부모님 모두 교구 일에 많이 관여하셨다"고 소개했다.가족 배경 덕에 영어·스페인어·이탈리아어·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27세 때 이탈리아 로마로 유학을 떠난 그는 교황청립 안젤리쿰대에서 교회법 박사 학위를 받았다.성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인 그는 82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성아우구스티노 수도회에서 교황을 배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2015∼2023년 치클라요 교구장을 지냈다.그는 첫 강복 메시지를 통해 스페인어로 "허락하신다면,사랑하는 치클라요 교구에 특별히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2020년부터는 페루 카야오 지역도 같이 맡았는데,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치클라요에서 약 700㎞ 떨어진 이곳을 직접 운전해 오가며 수시로 신자들을 살폈다고 치클라요 교구는 전했다.식량과 모포 등을 실은 흰색 픽업트럭을 몰고 안데스산맥 오지의 마을들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AFP통신은 "온화한 말투의 미국인이 페루에서 수십년간 빈민들을 돌봤다"고 했다.
페루 출신의 아우구스티노회 소속 수사 알렉산더 램은 레오 14세가 가난한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사회정의 구현과 환경 보호에 앞장서 현지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전했다.램 수사는 "페루의 (다른) 주교들조차 그를 성인이라고,북쪽의 성인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페루에서 그와 10년간 룸메이트로 지낸 존 레이던 신부는 CBS뉴스에 "그는 훌륭한 요리사였고,특히 피자를 아주 잘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인이면서도 페루 빈민가 등 변방에서 사목한 그의 발자취가 교황 선출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실제 초강대국인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세속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서,가톨릭 전반엔 미국인 출신 교황을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영국 텔레그래프도 바티칸 소식통을 인용해 "레오 14세는 가장 미국적이지 않은 미국인"이라고 짚었다.
가난한 이들과 이민자들을 포용하는 모습이 선대 프란치스코 교황과 닮았다는 평가도 나온다.레오 14세는 지난해 10월 바티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교는 자신만의 왕국에 머무는 작은 왕자여선 안 된다"며 "사람들에게 다가가 함께 걷고,고난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로이터통신은 "레오 14세는 발언이 온화한 인물이며 성직자로 일하던 기간 스포트라이트를 피해 왔다"고 전했다.ABC방송은 "매우 현실적이고,친절하지만 내성적인 사람"이란 주위 평가를 전했다.
과거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테니스 치기를 즐기며 페루에 있는 동안 현지 축구팀을 응원하기도 했다.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오랜 팬이다.

그는 특히 주교 후보자 명단을 결정하는 투표단에 여성 3명을 처음 포함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조치를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이와 관련,레오 14세는 과거 인터뷰에서 "다양한 상황에서 그분들(여성)의 시각이 우리를 풍성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과거 인터뷰에선 젊은 시절 인간적인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그는 "아버지에게 '이런 (성직자의) 삶에서 벗어나 결혼하고,백준 블랙잭 파이썬아이를 갖고,보통의 삶을 사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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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반이민 정책에 반대 소신도
이 기사를 공유하기 전까지 레오 14세는 약 2년간 X에서 활동을 하지 않았다.2017년엔 당시 대권에 도전하던 트럼프에 대해 한 추기경이 기고한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공유했는데,구글 카지노이 역시 트럼프의 반 이민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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