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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시민단체 80여곳과 함께 사과문 발표
지방자치단체장이 자신의 임기가 아닌 수십 년 전 사건에 대해 사과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공동 사과문은 최근 온라인에서 20년 전 사건의 가해자들의 신상이 공개돼 사적 제재 논란이 일고,원당역 로또피해자의 인권이 또다시 위협받는 상황에서 밀양시는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안병구 시장은 사과문에서 지역사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어 피해자와 그 가족들,그리고 상처받은 모든 이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를 전하며,어른들의 잘못과 지역사회의 부족한 반성과 사과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
그는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올바르게 이끌어야 하는 어른들의 잘못도 크고,그동안 제대로 된 반성과 사과를 하지 못한 지역사회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밝혔다.
안 시장은 “향후 피해자의 인권이 존중받고 보호받으며 더 이상 고통받지 않기를 바란다”며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한 자발적 성금 모금과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안전하고 건강한 도시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각 기관과 단체,종교계도 이 사건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자발적인 지원 활동을 계획하고 있으며,원당역 로또지역 내 종교단체들은 피해자의 치유를 위한 합동 예불과 기도회를 준비 중이다.
유림단체들은 학생들에게 올바른 윤리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교육을 계획하고 있으며,밀양시 성폭력·가정폭력 통합상담소는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한 성금 모금을 진행해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피해자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안 시장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의 뜻을 전하며,지역사회의 반성을 통해 안전하고 건강한 도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서도 피해자의 조속한 일상 회복과 밀양시의 자정 노력에 관심을 가지고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한 유튜버가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커뮤니티 등에 공개하며 전 국민적 공분으로 이어졌다.가해자 중 일부는 이 일로 직장을 잃기도 했다.
반면 가해자로 지목돼 신상이 공개되는 등의 일부는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며 '허위 사실 작성자를 명예훼손으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집단 진정서를 제출했다.
앞선 24일 경남경찰청과 밀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A씨 등 9명은 앞선 23일 밀양경찰서를 찾아 이러한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사건과 관련이 없는데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자신들의 사진과 신상 공개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진정서를 접수한 경찰은 진정인 조사와 각종 커뮤니티 및 유튜브 게시글과 영상을 확인하는 등 입건 전 조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사건과 무관한 자신들 사진이 방송에 사용된다며 삭제 요청 민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방심위는 밀양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유튜버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에 대해 관계자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방심위 통신심의소위원회(통신소위)는 지난 20일 회의를 열고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과 유튜브 채널 등 관계자에게 의견 진술 기회를 준 뒤 제재 여부를 결정했다.
해당 유튜버 등은 밀양 사건의 가해자들의 얼굴사진을 시작으로 직업 등을 공개했고 이런 내용이 커뮤니티 등에 확산하면서 사적 제재 논란을 불렀기 때문이다.
밀양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한 인물은 자신의 신상을 공개한 유튜브 채널 및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초상권 침해 및 명예훼손 조항 위반으로 신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진정서를 낸 9명 외에도 온라인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광범위하게 확산하면서 이에 따른 고소·진정도 늘고 있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밀양 성폭행 사건과 관련한 고소·진정 건수는 110여건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가해자의 여자친구라는 내용으로 잘못 공개됐거나,유튜브 채널이 당사자 동의 없이 무단으로 개인 신상을 공개해 명예가 훼손됐다는 취지로 고소·진정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