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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35명 추기경 모여 비밀투표.역대 최대 규모 
제267대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들의 비밀회의 '콘클라베'가 7일(현지시각) 막을 올렸다.
교황의 직위를 뜻하는 '사도좌'(sede)가 공석이 되기 전날 기준으로 만 80세 미만인 133명의 추기경들은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새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투표에 참여한다.
선거인단은 135명이었으나 케냐의 존 은주에 추기경과 스페인의 안토니오 카니자레스 로베라 추기경이 건강상 이유로 불참했다.
이날 첫 투표에서는 새 교황이 선출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바티칸 측에 따르면 4만5천 명이 넘는 군중이 성 베드로 광장에 모여 첫 연기를 지켜봤다.
역대 '최다 국가' 추기경단.새 교황 누구 뽑을까
라틴어로 '열쇠로 잠긴 방'이라는 의미처럼 콘클라베는 철저한 비밀주의다.추기경들은 비밀유지 서약을 했으며 투표가 끝날 때까지 바티칸 밖으로 나갈 수 없다.또 전화와 인터넷 사용,토토 롤링이란신문 열람도 금지된다.
이번 선거에 참여하는 추기경단은 역대 최대 규모이며 남수단,아이티,미얀마,통가 등 역대 가장 다양한 국가 출신이 모였다.
이 가운데 약 80%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임명한 추기경들이다.이 때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의 개혁 노선을 이어갈 후계 구도를 확실히 다져놨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AP통신은 "뚜렷한 선두 주자는 보이지 않는다"라며 "추기경단의 국가와 문화가 더 다양해졌기 때문에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라고 전했다.
추기경들이 투표에 앞서 자신의 비전을 설명하는 '3분 발언'을 한다.프란치스코 교황도 2013년 콘클라베에서 가톨릭과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과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단 단장은 이날 오전 미사 강론에서 "우리는 어렵고 복잡한 역사적 전환점에 교회와 인류가 필요로 하는 분이 교황으로 선출되도록 성령의 도움을 얻기 위해 모였다"라며 "개인적인 고려를 제쳐두고 투표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새 교황 선출되면 굴뚝에 '흰 연기'
투표는 선거인단의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계속된다.첫날에는 한 번만 투표하고,이튿날부터는 오전과 오후에 두 번씩 하루 최대 네 번 투표가 이뤄진다.
투표 결과는 시스티나 성당 지붕에 설치된 굴뚝의 연기 색깔로 알린다.검은 연기가 나오면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없고,흰 연기가 올라오면 새 교황이 선출됐다는 의미다.
만약 넷째 날까지 새 교황이 나오지 않으면 다섯째 날에는 투표를 중단하고 기도와 묵상,비공식 토론을 진행한다.그리고 여섯째 날부터 투표를 재개한다.
그러나 최근 열 차례 콘클라베에서 교황 선출에 걸린 기간은 평균 사흘 정도였다.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과 2005년 베네딕토 16세 교황도 모두 투표 이틀째 만에 선출된 바 있다.
역대 최장 콘클라베는 추기경들이 극심한 정치적 내분을 겪던 1268년 11월부터 1271년 9월까지 거의 3년간 이어졌다.
새 교황이 선출되면 추기경단 단장이 당선자에게 수락 여부를 묻고,선거인단 수석 추기경이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 나가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을 외친다.
곧이어 새 교황이 대중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첫 사도적 축복인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전 세계에)를 내린다.
프란치스코 교황 '개혁 노선' 이어갈까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뒤 12년 만에 열리는 이번 콘클라베는 전쟁과 기후 변화,다양성 등 세계적 이슈에서 가톨릭이 어떤 방향성으로 나아갈지를 결정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영국 공영 BBC방송은 "교황은 영적 지도자이자 정치가,글로벌 인플루언서"라며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다"라고 평가했다.
교황청 주재 영국 대사 크리스 트롯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소셜미디어 팔로워는 5천만 명이 넘는다"라며 "바티칸은 아주 작은 나라이지만,세계적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라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위 기간 사제들의 동성 결혼 축복을 허용하고,이민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반면에 가톨릭 내 강경 보수주의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의 오랜 가르침과 전통에서 벗어났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이번 선거 결과는 추기경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방성과 포용성을 따르는 교황을 원하는지,이웃집 토토로 다시보기 영화조아아니면 새로운 교황을 원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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