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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의 밸류체크]

그리픽=김지영모듈러 건축 스타트업 엔알비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지난 1월 기업가치 1450억원으로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마무리한 만큼 공모가 산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알비는 지난달 29일 예비심사 결과 신규 상장 승인을 받았다.향후 증권신고서 제출과 수요 예측 등 상장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엔알비는 모듈러 건축 기업으로 2019년 강건우 대표와 포스코A&C 출신들이 창업했다.포스코A&C는 2003년 국내 최초로 이동형 스틸 모듈러 건물인 신기초등학교 부속동을 만든 국내 대표 모듈러 건축 기업이다.
지난해 주택사업 진출…빠른 성장·지속 흑자 '강점' 실적은 설립 초기부터 빠르게 늘고 있다.매출액은 외부감사 대상이 된 2021년 71억원에서 지난해 528억원으로 3년만에 743.66% 증가했다.수익성도 양호해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영업이익율은 2023년 최고 23.49%를 기록하기도 했다.최근에는 고층 모듈러 공공주택 사업에 적용할 라멘조 PC(Precast Concrete) 모듈러 공법에 대해 건축학회 인증을 받기도 했다.라멘조PC 공법은 모듈 간 접합부가 지진 등 외부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특히 철골이 아닌 시멘트를 이용해 화재에 강하고 방음 효과도 뛰어나는 점이 특징이다.

엔알비는 주로 학교 등 공공시설 모듈러 건축을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지난해 일반 주택 시장에도 진출했다.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국내 최고층 수준인 22층 규모 모듈러 공공주택 사업을 제안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LH는 해당 모듈러를 활용해 경기도 의왕시 초평동에 381세대의 통합공공임대 주택을 짓기로 하고 지난해 연말 착공에 들어갔다.준공은 2027년 7월 예정이며 지난달에는 엔알비 군산공장에서 견본주택 품평회도 진행했다.

엔알비는 이런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2022년 109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지난 1월 150억원 규모 프리IPO 투자유치도 마무리했다.프리IPO 투자유치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1450억원이다.앞서 받은 투자는 RCPS(상환전환우선주)를 통해 이뤄졌으며,오션 카지노 리조트지난 프리IPO는 CB(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진행했다.확보한 자금은 주택용 모듈러 개발 및 생산시설에 쓰이고 있다.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군산에 공장을 설립한 것도 수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다.업계에 따르면 전쟁 후 재건사업이 필요한 우크라이나나 일반 건축물 설립이 어려운 중동 지역,포커 게임 순위대규모 산불이 발생한 미국 등에서 모듈러 건축 수요가 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건축용 모듈러는 100% 자체 공장에서 제작하고 있으며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해외건설업과 다르게 국내에서 제작한 건축물 모듈러를 수출할 수 있어 '진정한 수출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엘알비가 제조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의왕초평 A-4BL 모듈러주택 견본주택 전경/사진제공=LH 공모가 산정,피어그룹 산정 '관건' 엔알비는 안정적인 실적과 모듈러 주택시장 진출로 외형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다만 상장 시 기업가치 산정은 국내에 유사기업이 적고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줄어 불확실성이 남은 상태다.

엔알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528억원을 기록해 전년(515억원)과 비교해 소폭 성장했으나,영업이익은 62억원을 기록해 전년(121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지난해 수익성이 악화한 이유는 모듈러 주택사업 준비에 따른 인건비 확대 등 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공모가 산정에 큰 영향을 주는 피어그룹(유사기업) 선정도 관심사다.국내에서 모듈러 건축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하면 에스와이와 범양플로이 등이 있다.이중 범양플로이 실질 자본금 미달로 인해 영업이 정지됐으며 모회사인 범양건영이 최근 감사의견을 거절당하며 위기를 맞았다.

현재 국내 상장사 중 엔알비와 사업적으로 가장 유사한 기업은 모듈러 주택 시공기업인 에스와이다.이 회사는 코스닥 상장사로 주력 제품은 모듈러 주택에 쓰이는 패널 등 건축자재다.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5610억원으로 영업이익 219억원을 기록했다.영업이익률은 3.9%로 현재 시가총액은 1800억원 수준이다.

에스와이는 엔알비와 비교해 수익성은 낮지만 지난해 기준 매출이 10배 이상 많다.순자산도 1958억원으로 엔알비(397억원)와 비교해 5배 수준이다.단순 비교 시 엔알비가 에스와이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에스와이의 경우 패널이 주력 제품이라 사업에 차이가 있다고 본다"며 "현재 피어그룹 선정은 국내에서 찾기 어려워 해외 기업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빠른 성장 속 재무구조 개선 숙제…경쟁 심화 우려도 엔알비는 지속해서 흑자를 기록 중이지만 대규모 초기 투자로 재무 개선이 필요한 상태다.2023년에는 부채가 총자산을 넘어선 자본잠식 상태였으며 지난해에는 RCPS 전환 등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돼 총자산 1357억원,부채 960억원을 기록했다.특히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빚(단기차입금+유동성 장기차입금)은 429억원으로 지난해말 보유현금 33억원 대비 13배 수준이다.

차입금의 경우 은행 대출이기 때문에 만기를 연장하면 유동성 위기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다만 대규모 부채는 수익성에도 영향을 준다.지난해에만 이자비용으로 47억원을 지출했다.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유동성에 발목 잡히지 않으려면 상장을 통한 대규모 자금조달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듈러 건축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도 있다.최근 정부와 국회는 상대적으로 환경친화적인 모듈러 주택의 건폐율과 용적률을 기존 공법의 일반 주택보다 15% 이상 상향해주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모듈러 주택에 대한 정책 수혜가 예상되면서 건설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현재 대기업 계열사 중 모듈러 사업을 하는 곳은 포스코그룹의 포스코A&C,GS건설의 GPC와 자이가이스트 등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차입금의 경우 보증 또는 담보가 있고 연장이 가능한 상품"이라며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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