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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민중·민족문학 작가…향년 70

작가 김영현(1955~2025).연합뉴스
작가 김영현(1955~2025).연합뉴스
한때 진보문학의 산실로서의 실천문학사를 이끌었던 김영현 작가가 9일 별세했다.향년 70.

김 작가는 1955년 경상남도 창녕에서‘시골 한의사’부친의 10남매 자녀 중 아홉번째로 태어났다.서울대 철학과 재학 중 학생 운동으로 옥고를 치렀다.1978년 긴급조치 9호 위반을 이유로 갇힌 18개월이 단편‘벌레’의 배경이 됐다.군 복무 시절 5·18 광주항쟁이 터지자,보안대에 끌려가 또 고문당했다.고인의 말대로 “사회정의를 실천하려 감옥에 가고 고문도 당하면서 공동체적 삶이 나의 전부였을 때”였다.철학자 윤구병(82)의 주선으로 출판사가 첫 직장이 됐고,퇴근 뒤 회사에서 쓴 소설이 문단에 김영현을 각인시킨 1984년 데뷔작‘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이다.앞서 대학 3년 때 처음 쓴 소설로 학보사 주최 대학문학상을 받은 바 있다.

작가가 된 사회운동가는 장르와 사유의 경계를 넘나들길 주저하지 않는다.90년대 문학의 정체성 논쟁을 촉발한 소설집‘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외‘해남 가는 길‘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라일락 향기,장편소설‘풋사랑‘폭설,추리소설 기법의‘낯선 사람들,시소설‘짜라투스트라의 사랑,시집‘겨울바다‘남해엽서,산문집‘나쓰메 소세키를 읽는 밤,기행문‘서역의 달은 서쪽으로 흘러간다,철학 산문집‘죽음에 관한 유쾌한 명상‘그래,달팽이 레이싱 토토흘러가는 시간을 어쩌자고’등을 남겼다.

1980년 군부독재 치하에서 이문구,고은,박태순,송기원,인터넷경매이시영 등이 주도해 창립한 실천문학사의 대표이사로 1997년 취임했다.10여년 재임 동안 작가 박완서의‘아주 오래된 농담,현기영의‘지상에 오래된 숟가락 하나,도박 연봉장 코르미에의‘체 게바라 평전’등을 출간했다.80년대 군부의 탄압과 90년대 문학의 위기를 견디며 일군 실천문학 제2의 전성기였다.하지만 탄압이,위기가 더 길다‘긴급조치 9호 위반’혐의에 대한 무죄 판결(재심)을 35년 만인 2013년 받은 고인은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을 맡던 2014년 박근혜 정부의‘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고인은 “문학은 자기 당대의 삶을 기록해 내는 것”이라며 “문학이 다양해지고 풍부해지는 건 좋다고 본다.작가가 자기 색깔대로 노래하는 것도 좋다.그러나 중심은 지켜야 한다.리얼리즘이 있고서 다양성을 지켜야 한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강조한 바 있다.

유가족으로 김명혜·김충연·김주연·김수진씨 등이 있다.빈소는 서울아산병원장례식장 33호,발인은 11일 5시40분,해외 도박사이트장지는 양평 별그리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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