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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차관 "비혼출산 제도 만들겠다"…OECD 비혼 출산 평균 41% vs 한국 4.7%

발언하는 이기일 1차관
(서울=연합뉴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3월 7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비혼 동거·출산에 대한 정책 현황 점검 및 개선방향 모색을 위해 열린 전문가 및 정책수요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2025.3.7 [보건복지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대한민국의 저출생 문제는 국가 소멸까지 거론될 만큼 심각하다.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정부는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비혼 출산'이란 카드를 또다시 내밀었다.

'결혼하지 않고도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비혼 출산 언급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하지만 초고령사회 진입과 맞물린 저출생을 해결할,하나의 방책으로써의 비혼 출산이 얼어붙은 출산율에 온기를 불어넣고 우리 사회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지,이를 위해 정부가 어떠한 정책적 뒷받침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보건복지부 이기일 제1차관은 8일 "결혼하지 않고도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결혼은 출산의 필수 조건'처럼 여겨졌던 우리 사회의 오랜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발언이다.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상황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2022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 비혼 출산율은 41.0%에 달한다.

프랑스(65.2%),스웨덴(57.8%) 등 유럽 주요 국가는 절반을 훌쩍 넘고,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미국조차 39.8%다.

반면 같은 해 우리나라의 비혼 출산율은 고작 3.9%였으며,2023년에 4.7%로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 차관의 발언이 다소 직접적이긴 했지만,룰렛 온라인 무료 시청정부의 비혼 출산에 대한 정책 기조가 크게 변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이 차관의 발언을 두고 복지부 관계자는 "비혼인 경우도 출산·육아 정책에서 차별받지 않게 하겠다는 뜻"이라며 "현재 비혼 출산을 늘릴 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이미 정부는 2018년 내놓은 저출산 대책에 비혼 출산·양육 지원책을 처음으로 담으며 비혼 출생 등 모든 출생이 존중받는 여건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그 일환으로 정부는 올해부터 미혼 남녀에게도 가임력 검사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시행 중이며,20만 명 가까이 신청할 정도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지원 횟수를 기존 1회에서 총 3회로 늘리는 등 점진적으로 관련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그래픽] OECD 주요국 비혼출산율 현황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비혼출산율은 41.0%다.같은 해 우리나라의 비혼출산율은 3.9%였다.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정부가 '비혼 출산'을 또다시 언급한 배경에는 더는 전통적인 방식만으로는 인구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이 차관은 "저출산 문제는 특정 부처를 넘어 국가 전체의 현안"이라며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아이를 낳고 키우려는 의지가 있다면 적극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출산율 자체를 높이는 것을 넘어,변화하는 사회상을 반영하고 다양한 가족 형태를 포용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출산과 양육의 기회를 결혼 여부로 제한하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비혼 출산 지원 정책이 확대될 경우 우리 삶에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가장 큰 긍정적 효과는 출산을 원하는 개인에게 '결혼'이라는 문턱을 낮춰준다는 점이다.

결혼은 원치 않지만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은 이에게 새로운 문이 열리는 것이다.비혼모·비혼부 가정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줄이고 이들을 제도적으로 지원함으로써 다양한 가족 형태가 존중받는 포용적인 사회로 나아가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결혼을 통한 출생아 수 증가와 더불어 비혼 출산까지 더해져 출산율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넘어야 할 산도 많다.법과 제도가 마련되더라도 오랜 기간 뿌리내린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와 비혼 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지속적인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사회 전체의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다.

단순히 '낳을 수 있게 한다'는 선언을 넘어,비혼 출산 가정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차별받지 않고 아이를 안정적으로 양육할 수 있도록 양육비,주거 지원,법적 지위 보장 등 촘촘한 지원 시스템이 설계돼야 한다.

무엇보다 정책 중심엔 '아이의 행복'이 최우선 고려돼야 하며,비혼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가 사회적 낙인이나 차별 없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환경 조성이 필수다.

정부의 '비혼 출산 제도화' 언급은 심각한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한 의미 있는 발걸음이자,우리 사회가 가족의 의미를 확장하고 개인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이 정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구체적인 지원책 마련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러나 전통적인 해법만으론 인구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아이가 환영받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정부의 인식이 새로운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도록 사회 전체의 지혜와 노력을 모으고 지속적인 관심과 건설적인 논의를 이어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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