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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더 미래' 시리즈④]
제이슨 솅커와 토마스 프레이가 말하는 '일의 미래'
"직업의 종말은 없다…준비하는 자에게 기회 온다"
'좋은 직장','안정된 일자리'라는 말이 더는 통하지 않는 시대다.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일의 본질 자체를 바꾸고 있다.자동화와 인공지능은 단순 반복 노동을 넘어서 사무직,고객 응대,물류 관리,심지어 창의성이 요구되는 분야까지 진입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여겨졌던 일이 알고리즘에 의해 빠르게 대체되는 현실 속에서,미래학자들은 하나같이 "노동의 종말이 아닌 노동의 재편"을 이야기한다.
세계적인 금융 전문가이자 미래학자인 제이슨 솅커는 저서 '로봇 시대 일자리의 미래'(미디어숲)에서 "기술은 기존의 고용 구조를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고 진단한다.그는 자동화가 가져오는 가장 큰 충격은 중간 숙련 노동의 붕괴라고 지적한다.
과거에는 고등교육을 받은 화이트칼라 노동자가 자동화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졌지만 이제는 이들조차도 대체 가능한 목록에 올랐다.솅커는 이 과정을 단순한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라 고소득과 저소득 노동 간의 격차를 심화시키는 '기술 불평등'의 신호로 본다.
인간과 로봇이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기술을 설계하고 통제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다.이런 경고는 한국의 고용 현실에서도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플랫폼 기반의 유연 노동자,이른바 '긱 워커(gig worker)'의 비율은 전체 취업자의 6.4%로 집계됐다.2019년 3.1%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앱(App)을 통해 일감을 수주하고 단기 계약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이들을 보호할 법적·제도적 장치는 여전히 정규직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건강보험,고용보험,경력 관리 등 기존 사회보장 시스템은 이 새로운 노동 방식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미래학자인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장은 저서 '에피파니 Z'(구민사)와 '미래와의 대화'(북스토리)에서 "지금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의 60%는 장차 오늘날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그는 이 같은 변화가 단지 새로운 직업의 등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직업이라는 개념 자체가 해체되는 흐름이라고 진단한다.
프레이는 '미래와의 대화'(북스토리)에서도 유사한 주장을 이어간다.그는 앞으로의 노동은 단일 직무 중심의 '직업(job)'이 아니라,다양한 역할(role)과 협업을 유연하게 넘나드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그는 "하나의 고정된 직업을 가질 것인가,아니면 유동적인 정체성을 갖고 살아갈 것인가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제시하는 미래 직업군은 메타버스 기반의 원격 협업자,초개인화된 디지털 콘텐츠 제작자,인공지능 협업 매니저 등 현재의 분류 체계로는 설명되지 않는 영역에 속한다.이는 단순한 산업 변화가 아니라,일에 대한 인식과 삶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프레이는 또한 여러 강연과 칼럼을 통해 지속적으로 "기술 변화는 교육보다 빠르며,따라서 기술 중심의 미래를 따라잡기 위해선 교육과 학습 방식이 완전히 재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학교에서의 학습보다 직장·플랫폼·현장에서 이뤄지는 실전형 학습이 주류가 될 것이며,기업과 정부는 이를 위한 시스템 설계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다시 말해 기존의 '직업'이라는 개념이 해체되고 사람들은 한 가지 직업이 아닌 여러 개의 역할을 오가며 수입을 창출하는 형태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다.전통적 고용관계가 무너지는 것은 단순히 노동시장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방식 자체가 바뀌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솅커는 '업스킬링(upskilling)'과 '리스킬링(reskilling)'을 해법으로 제시한다.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기존 업무의 수준을 높이거나,새로운 기술로 직무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기술이 빠르게 바뀌는 만큼 사람도 더 빠르게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프레이 역시 미래의 교육은 더 이상 학교에서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온라인 기반의 맞춤형 학습,직장 중심의 실무교육,현장기반 프로젝트 중심 훈련이 주류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 둘의 공통된 메시지는 분명하다.더는 '학위'가 아니라 '적응력'이 미래의 경쟁력이라는 점이다.우리가 눈여겨볼 문제는 한국의 교육 구조가 여전히 이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24 미래 유망 직업 보고서'는 "국내 교육 시스템은 이론 중심,입시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실무형·창의형 인재 양성에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그 결과 많은 청년들이 전공과 무관한 분야에서 단기 일자리를 전전하거나 졸업 이후 수년간 비정규직에 머물며 노동시장 진입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레이는 교육을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미래 생존과 경쟁력을 좌우할 가장 중요한 '투자 수단'으로 본다.그는 여러 강연과 저서에서 "교육은 미래의 화폐(Education is the currency of the future)"라고 표현하며,변화의 속도가 빠른 사회일수록 배움의 민첩성이 곧 선택권이 되고 경제력이 된다고 강조한다.
특히 그는 향후 10만 개 이상의 새로운 '마이크로 사업(Micro Business)'이 등장할 것이라 전망하며 이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개인화된 학습 시스템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어떤 직업이 유망할까'를 묻는 것이 아니라,'일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정의하는 일이다.노동은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지만 그것을 준비하는 방식은 달라질 것이다.문제는 그것이 너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점이고,준비되지 않은 사회는 그 속도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전통적인 노동집약에서 자본·기술집약으로 빠르게 전환해온 대한민국의 산업 구조는,이제 차세대 경쟁력의 축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을 요구받고 있다.
솅커와 프레이는 공통적으로 강조한다.기술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며 대응의 핵심은 적응력과 재교육 인프라에 있다고.노동시장 재설계와 함께 교육도 학교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직장과 온라인,현장을 아우르는 평생학습 체계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한국은 정규직 중심의 고용안전망,입시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플랫폼 기반 노동자까지 포괄하는 제도적 기반과 실무 중심 역량 개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의 말처럼 직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고 있다면,둘이서 할만한 무료게임그 변화에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기회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같은 변화 앞에서도 누군가는 기회를 잡고 누군가는 뒤처진다.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일자리의 숫자가 아니라,일을 바라보는 기존의 관점을 새롭게 재정립하는 일이다.변화된 시대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가 경쟁력을 결정지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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