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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이익 맞먹는 완구 인증비 … 中 직구 제품은 무풍지대
전파·무선 검사 등 인증규제 '눈덩이' … 벼랑끝 K완구
대전 인근에서 어린이 완구를 생산하던 G사는 지난해 하반기 폐업했다.저출생과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고전하던 터에 5000만원 넘는 안전 관련 인증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이 회사 대표는 “번 돈이 인증비로 다 들어가니 더 이상 공장을 돌릴 수 없었다”며 “20년 넘게 해온 사업을 접고 1주일 내내 울었다”고 전했다.
완구업계가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다.완구 종류에 따라 2년,5년 단위로 갱신해야 하는 KC 인증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서다.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안전인증,마이다스 슬롯안전확인신고 등 KC 인증 건수는 2019년 4만8000건에서 2023년 10만1000건으로 증가했다.박찬규 한국완구공업협동조합 전무는 “KC 인증 비용으로 업체마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이 들어간다”며 “완구업계는 5인 미만 영세 업체가 상당수여서 인증을 갱신할 엄두를 내지 못해 공장을 닫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을 통해 판매되는 중국산 완구는 KC 인증 대상에서 제외돼 국내산 완구가 역차별받는다는 지적이 나온다.완구업계는 인증 비용이 제품가의 최소 10~15%인 것으로 보고 있다.
“컬러 찰흙의 제품당 원가가 7000원 정도인데 안전 인증 비용이 6000원 더 붙더군요.결국 납품 단가를 맞추지 못해 포기했죠.”
완구 제조·수입 업체 D사 대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안전 인증의 실태를 전하며 혀를 찼다.D사가 대형 할인점에서 색깔 찰흙 1000개를 주문받은 건 올해 초다.안전 관련 인증을 받기 위해 검사기관에 문의하니 찰흙에 색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600만원이 더 들어갈 판이었다.제품 단가가 예상보다 오르자 할인점은 결국 주문을 취소했다.중국 완구의 저가 공습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완구업계가 과도한 인증 부담까지 떠안으며 골병을 앓고 있다.특히 안전 관련 인증이 제품 출시 때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안전 인증비
국내 완구 제조·수입 업체는 2014년 6월 도입된‘어린이 제품 안전 특별법’에 따라 제품과 생산설비의 안정성을 입증하는 KC 인증을 받고 있다.KC 인증은 유효기간이 있어 제품 출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갱신해야 한다.
주요 KC 인증은 두 가지다.물놀이 기구,카시트,비비탄총 등에 적용되는‘안전 인증’과 일반 어린이 완구용인‘안전 확인’이다.인증기관은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등 8곳에 이른다.
안전 인증은 2년마다,
사설 토토 먹튀 디시안전 확인은 5년 단위로 인증받아야 한다.동일한 제품이어도 무조건 재인증 대상이다.인증 비용은 적게는 200만원,
친구랑 하기좋은 무료게임많게는 600만~700만원이 들어간다.해마다 검사 항목이 늘어 비용도 올라간다.
경기 광주의 B 완구업체는 지난 1년간 5년 단위 안전 확인 검사비로만 1억3000만원을 냈다.C사 대표는 “완구업계는 다품종 소량 생산 구조여서 다양한 품목을 보유한 만큼 거의 매년 인증을 받아야 해 인증비 부담이 너무 크다”며 “동일한 재질의 제품을 왜 계속해서 인증받으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물놀이용품에 2년마다 적용되는 안전 인증은 제품 검사비뿐 아니라 공장심사 비용이 추가된다.완구업체 상당수가 중국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해 검사기관의 중국행 비행기표와 숙박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중국 직구는 인증‘사각지대’
배터리가 들어가는 국내 완구는‘전파검사’를,드론 등은‘무선검사’를 받아야 한다.비용은 모두 제품당 수백만원이다.
안전 인증을 둘러싼 역차별 문제도 심해지고 있다.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을 통해 들어오는 중국산 완구는 아무런 인증을 적용받지 않는다.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개별적으로 구입하는 중국산 제품까지 규제하는 건 소비자 권리 침해 우려가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2020~2023년 어린이 제품 해외 직구액은 연평균 897억원으로 이전 대비 43% 늘었다.박찬규 한국완구공업협동조합 전무는 “C커머스의 저가 공세가 심각한 가운데 국내 완구업계만 안전 인증을 받도록 한 건 우리만 손발을 묶고 싸우라는 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완구업체들은 저출생으로 수요가 매년 10%씩 줄어드는 상황에서 고환율로 원재료 구입비 부담도 늘고 있다.정부도 뒤늦게 관련 규제 개선에 나섰지만 시행 시기는 불확실하다.국가기술표준원이 지난 1월‘제4차 어린이제품 안전관리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5년 단위 안전 확인 인증의 유효기간을 폐지하는 방안을 내놓고 한 달 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이 개정안을 냈지만 시행 시기는 오리무중이다.2년 단위 안전 인증은 아예 개정안에 포함되지도 않았다.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늦어도 2027년에 개정 법이 발효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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