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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대비 28%까지 떨어졌던 상권,회복세로
외국인 관광객‘다크 투어리즘’견인 효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4일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인용으로 파면되고 정국이 대선 국면으로 전환되면서,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던 헌재 인근도 전년 대비 매출액이 최대 18% 늘어났다.탄핵 선고 후 헌재 인근에서 열렸던 탄핵 찬반 집회 장소가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옮겨진 데다,도로 통행을 막던 경찰 대형 버스 20여 대도 2~3대만 남고 철거돼 유동 인구 유입이 늘어난 결과다.일각에선 “지난 탄핵 국면 동안 뉴스의 중심에 서 있던 헌재를 보고 싶어 하는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국 소상공인 신용카드 데이터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집계한‘헌법재판소 주변 외식업 사업장 주간 평균 매출 데이터(종로구 재동·인사동·경운동·운니동·소격동·가회동 대상)’에 따르면,탄핵 선고 심판 한 달 후인 지난 4월 3주차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4월 4주차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맞은편 보행로에서 경찰의 경비 속에 통행하고 있다./뉴시스 
12·3 비상계엄 직후 전년 대비 헌재 인근 평균 매출은 12월 1주차 1%,2주차 8%로 떨어졌다가,헌재 앞에서 탄핵 찬반 대규모 집회가 본격 시작된 1월 5주차 28%까지 떨어졌다.경찰이 헌재 앞 통제를 시작한 3월 2주차는 4%,3주차 11%,4주차 24%로 점점 하락세를 보이다가 선고일(4일)이 있던 4월 1주차에는 30%까지 떨어졌다.
경찰은 앞서 지난 3월 14일부터 탄핵 선고일까지 경찰 45인승 대형 버스로 헌재 앞 200m 구역을 완전 봉쇄하고,온라인 카지노는 카드를 지불합니다헌재 관계자 외 통행을 제한했다.탄핵 선고 직전에는 헌재 인근 200m를‘진공(眞空)’상태화했다.
그러나 선고 이후 매출액은 4월 2주차 6% 하락 이후 3주차에 접어들며 18%,4주차는 10% 상승했다.
본지 취재팀이 4일 찾은 헌재 인근은 5월 황금연휴를 맞아 나들이를 온 형형색색 한복 차림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들로 북적였다.대형 캐리어를 끌고 가며 휴대폰으로 인근 유명 카페와 맛집을 찾는 관광객도 있었다.헌재 정문에서 160m 떨어진 카페‘스탠다드브레드’직원 임모(25)씨는 “선고 후 집회 참석자와 경찰이 사라진 자리를 관광객이 채우고 있다”며 “가게 야외 테라스석까지 관광객으로 가득 찼다”고 했다.인근 주민 남미숙(68)씨는 “경찰차벽이 철거된 후 한복 입은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오가며 상권이 활기를 되찾았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가 지난 10일 오후 헌법재판소 앞의 도로를 차단하고 있던 경찰버스 일부가 철수하면서 차량 통행이 가능해졌다고 11일 밝혔다.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처럼 헌재 앞 상권 매출 회복세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견인하고 있다.탄핵 선고를 앞두고 미국,러시아,중국 등 주요국 대사관들은 자국민에게 “집회가 평화적 목적이라도 언제든 극단적으로 바뀔 수 있다”며 헌재 앞을 가지 못하게끔 권고했으나,탄핵 선고가 난 뒤 외국인들이 자유롭게 이곳을 드나들며 매출이 자연스레 회복했다는 분석이다.
헌재 앞 햄버거 가게 직원 진명재(32)씨는 “탄핵 선고 전후로는 관광객이 줄어 영업 매출이 30% 이상 감소했다”며 “현재는 손님 10명 중 7명 이상이 외국인 관광객으로 선고 전 수준으로까지 돌아왔다”고 했다.
헌재 인근이‘다크 투어리즘(역사적 비극이나 재난 현장을 찾아가는 관광)’명소로 부상한 것도 매출액 상승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있다.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뉴스의 중심에 서 있던 헌재를 구경하고 싶다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취지다.부산 동래구에 사는 서유림(28)씨는 “북촌 관광을 온 김에 역사적 현장을 두 눈으로 보고 싶어 헌재 앞을 방문했다”며 “매년 서울 여행을 오지만 헌재 앞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우크라이나인 베로니카(17)양은 “시위대가 사라진 헌재 앞은 안전하고 평화롭다”며 “내 나라(우크라이나)도 전쟁 중이라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더 관심이 간다”고 했다. 헌법재판소 전경 /전기병 기자 
관할 구청인 종로구도 이에 발맞춰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다.종로구는 지난 3월부터 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업체당 1억원 이내 금액을 대출금리 2%로 지원해 주는‘소상공인 안심 금리 이자 지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지난달 8일 집회로 인한 피해를 겪은 상인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에게 대출 이자를 지원하고 국세·지방세 등 세금을 유예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상권은 자유로운 통행이 정상 유지될 때 회복되는데,헌재 앞 통행이 자유로워지니 유동 인구가 늘어나 매출액 회복세를 기록한 것”이라면서 “지자체는 손실액 보전을 위한 구제책을 내놓고,롤링 없는 토토상인회는 유동 인구를 확보하기 위한 지역 행사를 기획하는‘쌍끌이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