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음식이라도 차갑게 먹으면 혈당 오르는 속도가 감소한다.
혈당은 섭취한 음식이 위·소장에서 소화돼 당 성분으로 혈관이 흡수되면서 증가한다.차가운 형태로 섭취하면 위의 운동성이 떨어져,음식이 장으로 넘어가는 속도가 감소하면서 결론적으로 혈당도 천천히 오른다.또 음식 속 식이섬유나 지방이 차가운 상태에서는 구조가 더 단단해져 소화 속도를 늦추기도 한다.
중국 난징의대 내분비과 윤 후 교수팀이 당뇨병 환자와 비 당뇨병환자에게 무작위로 섭씨 50도의 뜨거운 포도당 용액과 8도의 차가운 포도당 용액을 제공한 후,혈당 증가 폭을 확인했다.그 결과,당뇨병이 있든 없든 차가운 포도당 용액을 마신 그룹에서 식후 혈당이 더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연구팀은 같은 대상에게 음식으로도 실험했는데,
이더 리움 3.045~55도의 뜨거운 음식보다 20~24도의 상온의 음식을 먹었을 때 하루 동안의 평균 혈당이 4~5% 더 낮았다.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음식 온도가 체내 포도당 흡수와 혈당을 조절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GLP-1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차가운 온도에서 탄수화물 구조가 바뀌기도 한다.0~4도의 냉장 온도에 탄수화물을 두면,체내로 흡수되지 않아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저항성 전분'으로 바뀐다.전분 결정구조가 무너져 소화 효소에 의해 잘 분해되지 않게 된다.체내로 흡수되지 않아 열량도 떨어진다.장에 남은 탄수화물은 장내 유익 세균에 의해 발효돼 식이섬유와 비슷한 역할을 하며 장을 건강하게 한다.장내 미생물 균형을 맞추는 단쇄지방산이 생성돼,인슐린 민감성이 올라가고 GLP-1 방출이 자극된다.실제 우리나라 여성을 대상으로 한 2020년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도 저항성 전분 식단이 50세 미만 여성의 암 발병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물론 저항성 전분도 과다하게 섭취하면 소화 불량,복부 팽만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다만,자당·과당·포도당 등이 함유된 음료를 차갑게 마실 땐 오히려 당 섭취가 늘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덜 달게 느껴 자연스럽게 더 많이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혀의 미각은 차가울수록 둔감해져,5도에선 30도에서보다 단맛이 자당은 62.9%,과당은 22.4%,포도당은 32.9% 감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