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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6개월 아기‘솔이’회복 이야기

‘미라클보이 또리 이야기’의 주인공 윤솔군,환하게 웃고 있는 김의론,김석진군의 최근 모습(왼쪽 사진부터).안지은씨·김준환 목사·김성열 선교사 제공
‘미라클보이 또리 이야기’의 주인공 윤솔군,환하게 웃고 있는 김의론,게임중독김석진군의 최근 모습(왼쪽 사진부터).안지은씨·김준환 목사·김성열 선교사 제공
“지은아,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어.이제 하나님께 온전히 맡기자.”

교회 사모의 전화 한 통에 안지은(32)씨는 무너진 마음을 다시 일으켜 무릎 꿇었다.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아기에게 이유 없이 들이닥친 뇌출혈.유수의 대학병원 의료진 누구를 찾아가도 하나같이 “의학적으로는 방법이 없다”고만 했다.

‘아기를 살려달라’는 기도조차 감히 하지 못하던 안씨는 그저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의 고백만 남겼다.그렇게 기적이 시작됐다.1~2주도 못 버틸 거라던 아기가 생후 한 달을 넘기면서 안씨는 SNS에 아기의 일상을 기록했다.하루하루가 기적이라는 그의 기록엔 많은 이들의 응원이 차곡차곡 쌓였다.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서‘미라클보이 또리의 성장일기’계정을 운영하는 솔이 엄마가 바로 안씨다.

그는 최근 국민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솔이의 하루하루 상황과 기도 제목을 기록하며 많은 이들과 기적을 함께 기다렸다.그렇게 마음을 모은 수많은 응원과 기도 속에서 솔이는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솔이는 이제 생후 6개월을 넘어섰다.

생후 한 달 만에 맞은 임종면회

솔이는 2024년 10월 29일,결혼 3년 만에 안씨와 남편 윤석현(34)씨에게 찾아온 첫아기다.그러나 생후 27일에 갑작스러운 분수토와 경련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그리고‘비외상성 뇌내출혈,남아프리카 공화국 무료 온라인 베팅뇌실내출혈 4기,뇌경색’이라는 진단을 받았다.의료진은 “성인이었다면 구급차에 타기도 전에 사망했을 것”이라고 했다.

절망뿐이었다.자가 호흡도,신체 반응도,뇌파도 없던 솔이는 경기도 성남 분당서울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했다.법적으로 신생아에 대한 뇌사 판정은 없지만 사실상 뇌사 상태라는 게 의사들의 말이었다.

입원 초기 3일간 부모가 아이 곁에 머물렀던 시간이 사실상‘임종면회’였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그 상황에서 붙잡을 건 믿음밖에 없었다.안씨는 “인형처럼 고요히 누워 있는 솔이의 손과 발 위에 손을 얹고‘사랑한다‘하나님이 함께하신다’고 속삭였다”며 “그 순간 불안정했던 아이의 맥박이 안정되고 생명을 위협하던 지표들도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한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임종면회 마지막 날 안씨는 “하나님께서 솔이를 살려주신다면 이 기적을 세상에 알리자”고 남편과 약속했다.놀랍게도 입원 일주일째에 솔이의 콧방울이 미세하게 움직였다.눈동자와 입술,턱도 반응했다.“식물인간도 되기 어렵다”던 아이에게 생명이 움트기 시작한 것이다.

마침내 아이의 눈이 떠졌다.통증 반사와 동공 반사도 돌아왔다.솔이에게 내려졌던‘근이완성 전신마비’라는 판정도 뒤집혔다.4개월에 걸쳐 솔이의 팔다리의 움직임이 되살아났고 소변줄과 기계들도 하나둘 제거됐다.

안씨는 “단번의 회복이 아니라 날마다 일어나는 작은 기적의 연속이었다”며 “하나님께서 모든 과정을 함께하셨음을 부정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미라클보이’가 드러낸 매일의 기적

‘하나님이 솔이를 살리신 기적을 세상에 알리겠다’던 약속대로 안씨는 솔이 생후 1개월이 되던 날 인스타그램에‘미라클보이 또리’의 첫 소식을 올렸다‘제가 주님의 확성기가 될 테니 부디 우리 아이를 사용하시고 회복시켜달라’는 간절한 기도도 담았다.생각지 못한 일들이 일어났다.수많은 이들이 솔이를 위해 함께 기도하기 시작했다.믿음 없던 남편에게도 지인들이‘기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솔이 부모의 싸움은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두 사람이 지쳐 쓰러질 때면 누군가 대신 솔이를 위해 기도해줬다.

지난 2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백일을 맞은 솔이와 부모 안지은·윤석현씨가 환하게 웃으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아래 사진은 백일반지를 낀 솔이의 작은 손이 엄마 아빠 손 위에 포개진 모습.안
지난 2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백일을 맞은 솔이와 부모 안지은·윤석현씨가 환하게 웃으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아래 사진은 백일반지를 낀 솔이의 작은 손이 엄마 아빠 손 위에 포개진 모습.안씨 제공

‘미라클보이 또리의 성장일기’는 그렇게 시작됐다.솔이 백일잔치를 준비하며 쓴 육아일지는 자연스레 하나님의 기적을 전하는 약속의 실천 도구가 됐다.

안씨는 “쌓여가는 기록이 없었다면 감사도 기쁨도 잊었을 것”이라며 “어쩌면 그 기록은 우리가 솔이를 포기하지 않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특히 솔이의 MRI 사진과 함께 안씨가 깊은 좌절 속에서 하나님께 올린 기도문을 담은 인스타그램 릴스 영상은 168만회 이상 조회되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저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더 사랑해야지.솔이가 나에게 보여주는 그 모든 기적을 믿으며 오늘도 널 위해 기도한다.네가 살아갈 모든 날이 평안하기를.”

꼬박 반년을 살아낸 솔이의 회복 과정은 수많은 고비의 연속이었다.출혈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 케이스였던 탓에 MRI 검사를 다시 받았는데,이번엔 악성종양 가능성이 제기됐다.하지만 안씨는 “처음에도 살 수 없다고 했지만 하나님이 다시 일으키셨다”고 말했다.최근 솔이는 인공호흡기와 싸우며 작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씨는 매일을 기적으로 만들어 낸 아들 솔이를 통해 또 다른 믿음의 차원을 경험하고 있다.그는 “주님의 은혜가 아니었다면 평범한 오늘을 살 수 없었을 것”이라며 “기도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오늘도 주님 안에 거하고 있다”고 했다.

솔이 가족이 경험하는 기적은 사실 언제가 끝인지 모를 기다림을 동반한다.이를 견뎌내는 비결에 대해 안씨는‘오늘의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듯 솔이의 기적도 인내의 시간 속에서 피어났어요.앞날을 걱정하는 대신 오늘의 아름다움에 집중하면 그 안에 충분한 기쁨과 사랑이 있더라고요.제가 무너질 때마다 하나님은 함께 계셨듯 이 작은 아이 역시 하나님이 눈동자처럼 지켜주고 계심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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