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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지난 5월14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앞두고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지난 5월14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앞두고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오너가 내부 경영권 분쟁을 겪던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송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자인 고 임성기 선대 회장의 부인이다.

송 회장은 8일 한미약품그룹을 통해 최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의 지분 매수 및 의결권 공동 약정 계약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앞서 송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부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주주 신 회장에게 일부 지분을 양도하는 주식 매매계약과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의결권 공동행사약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송 회장의 지분은 11.93%에서 6.16%로,삼성 대 두산임 부회장의 지분은 10.43%에서 9.7%로 줄었고,삼성 대 두산신 회장의 지분은 12.43%에서 18.93%로 늘어났다.이들 세 사람은 각자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에 더해 직계가족 및 우호 지분을 합쳐 한미사이언스 의결권의 과반에 가까운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송 회장은 “한미 지분을 해외 펀드에 매각해 한미 정체성을 잃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게 저의 확고한 신념이자 선대 회장님의 뜻을 지키는 길이었고 이를 위해 저와 신 회장님이 찾은 최선의 방안이 이번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한미의 다음 세대 경영은 전문 경영인이 맡고 대주주들은 이사회를 통해 이를 지원하는 선진화된 지배구조로 가야 한다고 선대 회장님이 누누이 말씀하셨다”며 “신 회장님도 최근 이 방향이 맞다는 판단을 내리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신 회장님의 대승적 결단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저는 이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생각이며 한미는 신 회장님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새로운 한미그룹으로 재탄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미약품그룹은 그간 송 회장 모녀와 장남·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 편으로 나뉘어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모녀 측은 올해 초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하다 형제 측 반대로 좌절됐다.이후 송 회장과 차남 임종훈 대표가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에 올랐지만,삼성 대 두산지난 5월 송 회장이 해임되고 임종훈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이번 지분 거래와 송 회장의 퇴진 선언에 따라 한미약품그룹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의 주도권은 신 회장이 잡게 됐다.신 회장은 고 임성기 회장의 동향·고교 후배로 30여년 전부터 그룹 지분을 보유하는 등 인연을 맺어왔다.올해 초 송 회장 모녀가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할 때에는 이에 반대하며 임종윤·종훈 형제 측을 지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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