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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오늘부터‘무기한 휴진’
환자들 진료,입원 일정 미뤄져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외래 접수창구 앞은 대기자가 없음을 알리는 문구가 게시돼 있었다.휴진에 참여하지 않는 의사들에게 진료받으러 온 환자와 보호자 등 40여명이 또다른 접수창구 앞에서 기다리기는 했지만,평소와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인원이었다.암병원 내 갑상선센터와 혈액암센터 등 일부 진료과 앞은 진료 중인 의사도,기다리는 환자도 없어 텅 비어 있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산하 4개 병원이‘무기한 집단휴진’에 나선 17일,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을 찾은 일부 환자들은 외래 진료,사행성 도박 불법수술,입원이 중단되면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18일부터 대학병원의 약 40%가 휴진에 동참하고 집단휴진 장기화로 진료실을 떠나는 교수가 더 늘어나면 환자의 고통은 더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굳은 표정으로 짐을 싸던 김모(42)씨는 희귀난치성 질환인‘소뇌위축증’을 앓고 있는 남편과 함께 전날 부산에서 서울대병원까지 올라왔다.지난 4월 병을 진단받은 이후 2개월을 기다려 겨우 진료를 보긴 했지만,사행성 도박 불법입원까지 5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통보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김씨는 “신경과에 대기하는 환자가 많아서 기다려야 된다고 하는데,의사들은 휴진한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무기한 휴진의 여파로 대기 환자가 밀리면서 검사를 받기 위해 심지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환자도 있었다.어머니 진료를 위해 이 병원 내분비과를 찾은 임모(53)씨는 “예약이 일주일,한 달씩 자꾸 늦춰진다.이러다가 환자들이 죽으면 어쩌나”며 “대학병원에 가서 췌장 검사를 하라고 해서 여기로 왔는데,당장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날이 내년 4월이라고 한다”고 전했다.2년 넘게 순환기내과에서 외래 진료를 받고 있다는 김모(55)씨도 “3개월에 한 번씩 검진을 받아야 하는데,다음 검진이 12월 19일로 잡혔다”고 했다.
이날 서울대 암병원 진료는 평소보다 200~300건 정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박나래 공공운수노조 서울대병원분회 사무장은 “암병원 진료가 평소 1800명 수준인데 오늘은 200~300명 정도 줄었다”고 전했다.유방암 치료를 받고 있는 박모(51)씨는 “중증 환자로 등록이 돼 있으니 휴진은 저와 상관없는 일인 줄로만 알았다”며 “진료 일정이 이미 한번 변경됐고,이후 추가로 변동이 있을까 무섭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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