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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선업계 1위인 LS전선과 경쟁사인 대한전선 간의‘기술 탈취’공방이 가열되고 있다.LS전선은 동해 사업장을 설계한 A 건축사무소를 통해‘VCV 공법(Vertical Continuous Vulcanizer·수직연속 압출가교장치)’및 해저케이블 제조 설비 도면과 배치 등이 대한전선에 유출됐다고 보고 있다.대한전선은 “기술을 탈취하거나 활용한 바 없고 독점 기업(LS전선)의 과도한 견제”라고 반박했다.
16일 재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지난 11일 서울 양재동 대한전선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다.업계 2위인 대한전선이 LS전선의 기술을 부정하게 입수했다는 의혹(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알려졌다.
A사는 2008년부터 2023년까지 LS전선 해저케이블 공장 1~4동의 건축 설계를 전담했다.LS전선은 공사 당시 압출,mfk 카르비나연선 등 공정 설비 배치를 위해 각 설비의 크기,mfk 카르비나중량,특징 등을 명시한 도면을 A사에 제공했다.이후 A사는 대한전선의 충남 당진공장 건설에도 참여했다.
LS전선 측은 “대한전선이 A사에 먼저 연락해 수차례 설계를 요청했고 LS전선의 다른 협력사에도 같은 설비 제작 및 배열을 요구하기 위해 접촉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수십㎞,수천톤(t)에 달하는 케이블을 제조하고 운반하는 기술인 설비와 공장의 배치는 핵심 경쟁력”이라고 주장했다.
LS전선이 유출됐을 것으로 추정하는 기술은 해저케이블 공장 1~4동 등에 적용한 제조 설비 도면과 배열 등이다.LS전선은 지난해 약 2600억원을 투입해 동해사업장에 아파트 63층 높이(172m)의 해저케이블 생산설비 VCV 타워를 완공했다.이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케이블은 크게 신선(구리선을 가늘게 뽑는 작업)→연선(구리선을 꼬는 작업)→절연(동선에 절연체를 씌우는 작업)→시스(금속 외장 작업)→자켓팅(전체 외장 작업) 등 다섯 단계로 생산된다.
LS전선 동해사업장 1~4 공장은 각 공정이 최적화되도록 구성됐다.케이블은 무게가 수천t에 달하기 때문에 각 공장은 컨베이어 벨트와 비슷한 구조물로 연결돼 있다.
VCV 타워에서는 케이블을 절연체(폴리에틸렌·PE)로 감싸고 절연체의 내열성과 탄력성을 높이는 가교 작업이 이뤄진다.고층의 타워가 필요한 이유는 압출된 PE가 무르기 때문에 수평으로 작업할 경우 중력에 따라 아래로 처지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